한인회 운영사례

2021 한인회장대회 운영사례 – 2) 미얀마한인회
작성일
2021.12.22

[2021 한인회장대회 운영사례 - 미얀마한인회]


회장 이병수


[코로나19 신속 대응 T/F팀 운영]



1. 한인회 개요
1986년에 시작되어 35년이 된 미얀마한인회는 2021년 현재, 이병수 회장이 이끄는 제17대 한인회가 선출되어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와 쿠데타로 인해 회원 수가 1천 5백 명 정도로 많지는 않지만 특유의 끈끈함으로 강한 친화력과 직관적인 행동력, 솔선수범의 봉사 정신이 주요 장점이다.


2. 주요 모범사례
-코로나19 신속 대응 T/F팀 운영–
현재 미얀마에는 6월 말부터 코로나19 감염증 3차 대유행이 휩쓸고 있다.
이전 1, 2차 유행과 다른 점은 아웅 산 수 찌 여사와 NLD가 이끌던 문민정부와 달리 지난 2월에 쿠데타를 일으켜 국정을 장악한 군정은 코로나19 대유행에 속수무책이라는 점이다.

의사, 간호사 등 의료 인력이 가장 먼저 쿠데타와 군사독재에 반대하며 시민불복종운동(CDM)을 시작해서 현재까지 정상적인 근무를 하지 않고 있기에 감염병 유행에 대처할 브레인과 현장 의료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여기에 급속한 확산세의 영향으로 병상 부족, 격리시설 포화, 의료기관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위, 중증환자 치료에 필수적인 산소통이나 산소발생기 및 약품도 부족한 상황에 매점매석의 영향까지 겹쳐 미얀마 자체가 의료 사각지대가 되어 코로나19 감염이 되더라도 집에서 속절없이 기다리다 죽음을 맞는 가정이 속출하는 상태가 되었다.

속수무책인 상황 하에 7월 10일, 12일에 건강하던 한인 두 분이 코로나19 감염병으로 허망하게 사망하면서 미얀마 한인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 불안감을 넘어 공포감에 빠진 동포들을 위해 미얀마한인회는 동포들과 함께 자구책을 찾지 않고는 도저히 코로나19로 인한 비극을 막을 수 없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고 한인회 단체장 및 유관 단체와 연일 대책 회의를 실시하여 투트랙 방침을 정하게 되었다.

첫째는 당장 긴급을 요하는 환자들을 도울 수 있는 “코로나19 신속대응 T/F팀”을 구성해서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동포 환자를 돕자는 것이었고, 둘째는 “코로나19 신속대응 T/F팀” 운영은 근본적인 생존 방안이 아니므로 백신접종을 강력하게 추진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신속 대응 T/F팀”은 30여 명의 미얀마 한인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되었다.
한국에 있는 8명의 전문의로 구성된 의료 봉사팀을 외부 자문팀으로 정하고, 환자로부터 전화를 받거나 온라인으로 문진표를 받는 5개 팀의 콜센터, 콜센터에서 전달한 문진표에 의해 전문의로부터 자문을 구하는 상담팀, 의료자문에 의해 약을 조제하는 조제팀 등 12명, 조제약과 산소발생기를 전달하고, 회수해서 소독하는 9명의 지원팀으로 구성했다.
의약품은 의료 봉사팀과 한국의 교회, 성당, 선교팀, 한인회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전량 한국에서 긴급 공수해서 조제하도록 했다. 한국으로부터 산소발생기 4대가 7월 15일, 26대가 21일 도착하면서 “코로나19 신속대응 T/F팀”의 본격 활동이 시작되었는데, 초기에는 발생 환자는 많은데 서로 익숙하지 못한 자발적인 의료관련 봉사 간에 원활하지 못한 점도 있었다.
초기에는 환자가 비교적 많이 발생했다. 환자의 입장에서는 급한 마음에 약이나 산소발생기를 기다리는 게 일각이 여삼추여서 새벽이고 늦은 밤이고 상관없이 야간 대응팀에 전화해서 호소하기 일쑤였다. 현재 미얀마는 밤 10시부터 다음날 4시까지 통행금지인데 그 시간이 문제였다. 그러나 환자지원팀은 가족과 같은 마음으로 통금시간에도 산소발생기를 들고 뛰었다. 어떤 때는 총을 들고 통금을 단속하는 군인에게 초코파이를 선물하고, 어떤 때는 돈을 쥐어주면서까지 기어코 전달하고, 어느 날은 그 집에서 환자를 지켜보며 밤을 지새우는 날도 있었다. 지원팀은 독거노인, 취약계층 환자 가정에 약품과 산소발생기 외에도 한인 식당에서 기부받은 죽과 같은 음식과 방역물품도 함께 제공하였다. 이런 지원팀의 정성에 감동해서 치료 중에도 큰 돈을 기부하는 환자도 있었고, 완쾌하고 기부를 하는 사람도 있었으며 SNS에 보은의 감사 글을 올리는 환자들도 많았다. 지원팀뿐만이 아니라 콜센터와 의료상담, 조제팀도 모두가 생업을 하면서 봉사하는 처지였지만 시간과 정성을 들여 급한 마음에 흥분하기 쉬운 환자의 입장을 고려해서 최선을 다해 시도때도 없이 전화 상담하고 조제하고 하면서 완쾌를 빌었다. 이렇게 서로 차츰 익숙해지고 치료환자가 늘어나면서 격려해주고, 그 격려에 봉사자들이 더욱 힘을 내는 순 순환구조가 형성되어 갔다.

현재까지 코로나19 감염증으로 인해 돌아가신 미얀마 한인은 총 8명이지만, “코로나19 신속대응 T/F팀”의 돌봄지원을 받다가 돌아가신 분은 1명에 불과하니 아주 성공적인 운영이었던 셈이다. 7명은 T/F팀 결성 전, 도움의 손길을 전하기 어려운 지방 거주 동포, 안타깝게 대응팀에 지원 요청한 당일 사망한 사례였다.

드디어 8월 15일을 기점으로 새로 상담을 신청하는 환자가 없거나 1명만 있는 날이  계속되고 있다. 30대에 달하지만 부족할까봐 전전긍긍했던 산소발생기는 7월 말부터 추가 30여 대가 입수되어 지방과 주요 단체별로 배포되었다.

8월 26일까지 38일간의 활동 내역을 보면, 총 등록 환자는 145명에 달하고, 총 상담 건수 955건, 총 투약 건수 226건, 위, 중증환자 20여 명 포함 회복 및 상담 종료 133명, 현재 경과를 관찰하며 상담을 요하는 환자 12명이다. 하루 투약 건수도 안정적으로 5건 이하로 줄었다. (미얀마한인회가 중심이 되어 한국의 전문의들과 연계한 “코로나19 신속대응 T/F팀”의 자발적이고 독자적인 운영은 전세계 한인회의 모범적인 사례로 널리 알리고 싶어서 응모를 합니다.)


3. 향후 계획
현재 미얀마를 강타한 코로나19의 3차 대유행은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이 아니라는 한국 의료진의 판단이다. 그간 누적된 피로도 해소와 생업 복귀, 가족 돌봄을 위해 자원봉사자의 활동을 8월 말부로 축소하되 상담, 투약, 산소발생기 지원업무는 지속하며 4차 대유행에 대비하고 있다.

4. 기타(맺음말)
한 달이 조금 넘게 “코로나19 신속 대응 T/F팀”의 일원이 되어 직접 뛰면서 느낀 점은 미얀마가 의료 사각지대가 되어, 아파도 갈 수 있는 병원도 없고, 필요한 약품을 구할 수도 없는, 너무 막막한 상황이 닥쳤는데 “코로나19 신속 대응 T/F팀” 마저 없었다면 미얀마 한인사회는 큰 비극을 맞았을 것이다. 8월 26일 미얀마 한인들은 시노팜, 중국 백신을 1차 접종하였다. 한인회가 마련한 투트랙을 목표로 한인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하여 더욱더 노력할 것을 다짐하며 조속한 코로나 사태 극복을 통해 소중한 일상으로의 복귀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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