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기자 24시

한국-이스라엘 수교 60주년, 양국 경제 협력과 문화 교류
작성일
2022.05.27

한국-이스라엘 수교 60주년, 양국 경제 협력과 문화 교류


올해 한국과 외교 관계를 맺은 지 60주년을 맞이하는 국가는 55개국이나 된다. 그중 하나가 바로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과 한국은 1948년에 각각 독립을 선포했다. 이스라엘은 각지에 흩어져 있던 민족이 모여 2천 년 만에 나라가 태어남으로 형성되었다. 대한민국은 식민지 상황에서 벗어나 민주 국가로서 새롭게 태어났다. 양국은 적대적 주변 환경 속에서 역경을 이겨내고 경제적 번영을 누리며 자유민주주의를 유지하고 있다.

최초로 양국 관계가 시작된 것은 1950년 한국 전쟁 발발을 통해서 였다. 이스라엘이 1949년 독립 전쟁을 끝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1950년에 한국 전쟁이 발발했다. 당시 이스라엘 수상이었던 다비드 벤구리온은 대한민국을 돕는 유엔군에 이스라엘군을 참전시키는 것 대신 대한민국 정부에 10만 달러 규모의 의료, 식량 물자를 지원했다. 비슷한 점이 많은 두 나라는 1962년 4월 10일 공식적으로 외교 관계를 수립했다.


한이 수교 60주년 축하 리셉션에서 서동구 대사가 연설하고 있다

한이 수교 60주년 축하 리셉션에서 서동구 대사가 연설하고 있다


지난 23일, 주이스라엘 대한민국 대사관은 한-이 수교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헐쯜리아에 위치한 대사관 관저에서 축하 리셉션을 열었다. 서동구 대사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아미 오르카비 주한 명예 영사, 한-이스라엘 국회친선협회 대표이자 이스라엘 의원 보아즈 토포롭스키의 축하 메시지가 이어졌다. 토포롭스키 의원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양국은 안보적인 위협 속에서 경제적 성장을 이뤄온 비슷한 나라라며, 새로 취임한 윤석열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한국 최초의 대통령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특별히 축하 메시지를 전한 세 사람 모두 지난해 한국과 이스라엘이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서동구 대사는 “지난 60년간 한국과 이스라엘은 외교, 문화, 경제 분야에서 훌륭한 관계를 맺어 왔으며, 올해 FTA가 발효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은 이스라엘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아시아 최초의 국가다. 작년 양국은 FTA에 정식 서명을 했고 양국 입법부의 비준을 등을 거쳐 FTA가 발효되면 우리나라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와 부품 등을 무관세로 이스라엘에 수출할 수 있게 된다. 이외에 양국은 공동연구 및 기술이전, 연구 인력 교류, 법·제도·지재권 정보 교류 등을 통해 항공, 보건·의약, 빅데이터, 재생에너지, 농식품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협력 증진을 도모하기로 했다. 지난 4월에는 한국과 이스라엘이 기술 연구개발 협력을 위한 신규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와 이스라엘 혁신청은 로봇 분야 기술 개발 협력에 530만 달러를 공동 투자하기로 했다.

경제 분야 협력 뿐만 아니라 문화 교류 또한 이스라엘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미 K-pop 열풍이 불기 시작한지 오래돼 매니아층이 꽤 존재하고, 매년 이스라엘에서 K-pop 경연대회가 열릴 정도로 인기가 좋다.


대사관에 한지 조형 작가 양미영 씨의 한지 인형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대사관에 한지 조형 작가 양미영 씨의 한지 인형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텔아비브 예술 박물관에서 한국 전통음악단 불세출과 이스라엘 전통악기 밴드 마후르가 콜라보 연주를 선보였다.

텔아비브 예술 박물관에서 한국 전통음악단 불세출과 이스라엘 전통악기 밴드 마후르가 콜라보 연주를 선보였다.


주이스라엘 대한민국 대사관은 수교 60주년을 맞아 특별히 문화교류의 장을 만들었다. 24일부터 27일까지 한국 문화축제 (Korea Cultural Festival)를 주최한 것이다. 이번 문화 축제의 테마는 ‘멋', ‘맛', ‘소리'로 닥종이 인형 전시회 및 한식 시연, 한국 전통 음악 공연단 초청 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했다.

대사관 본관에는 한지 조형 작가 양미영 씨의 한지 인형 작품들을 전시해 놓았다. 전시 주제는 “천 년을 가는 한지  이야기, 역사, 공예와 만나다"로 왕과 왕비, 말 등 한지 인형들이 전시되어 있다. 또한 한지를 만드는 과정, 한지의 역사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


이스라엘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 한국의 전통 음식 비빔밥 시현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스라엘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 한국의 전통 음식 비빔밥 시현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완성된 비빔밥 모습

완성된 비빔밥 모습


나흘 동안의 가장 인기있는 이벤트는 한식 시연이다. 야외 잔디밭에서는 비빔밥, 김밥, 잡채, 불고기를 만드는 방법을 직접 보고 맛볼 수 있도록 해 놓았다. 특별히 코셔(유대교의 율법에 따른 식자재와 조리 방식을 고수한 식품)를 지키는 일부 유대인들도 이스라엘 식자재로 만들 수 있도록 소개했다. 이스라엘에서도 이미 한류 열풍으로 한국 음식이 인기를 끌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

또한 대사관은 한국 전통음악단 ‘불세출'을 초청해 텔아비브와 예루살렘에서 공연을 진행했다. 불세출은 가야금, 거문고, 대금, 해금, 피리, 아쟁, 장구와 어쿠스틱 기타를 연주하는 팀이다.

텔아비브 공연은 24일 저녁 텔아비브 예술박물관 아시아홀에서 열렸다. 특별히 한국-이스라엘 수교 60주년이라는 행사 주최 목적에 걸맞게 이스라엘 전통악기 밴드 ‘마후르'와 1부 2부로 나눠 각각 연주 후, 마지막에는 콜라보 연주를 선보였다. 두 팀은 한국의 대표 민요인 아리랑과, 이스라엘의 유명 노래 ‘Erev Shel Shoshanim(에레브 쉘 쇼샤님, Night of the Rose)을 함께 연주했다. 아리랑은 중동 현악기인 카만체로 시작되었고, 한국의 전통 악기와 중동과 이스라엘의 악기가 아름답게 어우러진 연주를 들려주었다. 이스라엘 노래 ‘에레브 쉘 쇼샤님'은 1977년 대학가요제에서 이명우 씨가 부른 곡 ‘가시리'의 원곡이기도 하다. 이후 드라마 OST에도 사용돼 한국에서도 익숙한 멜로디이다. 그동안 이스라엘에서 K-POP 행사들이 종종 있긴 했지만 이렇게 한국 전통 음악과 이스라엘 전통 음악이 양국의 악기로 함께 연주된 것은 처음이다.

양국은 사람들 간의 문화 교류가 깊은 관계를 오래 지속할 수 있는 핵심적인 역할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서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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