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기자 24시

고 유수남 십팔기도 총재 동상 제막식
작성일
2022.09.06

고 유수남 십팔기도 총재 동상 제막식


동상


흔히 아르헨티나 한류가 2000년도 후반 K-pop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훨씬 이전인 60년 대부터 아르헨티나 전역에 퍼진 한국 고유의 것이 있습니다. 바로 이 나라에서 Arte marcial로 불리우는 태권도와 십팔기도 (十八技道)입니다. 1962년 김한창, 최남성 사범의 입국으로 전파되기 시작한 태권도는 현재 아르헨티나 남부 Patagonia의 한 마을에서 북부 Misiones 주, 서부 Mendoza에서 동부 corrientes까지 뻗치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태권도장에서 흰 도복을 입은 아이들이 ‘차렷’, ‘열중 쉬어’, ‘경례’, ‘사범님’, ‘대련’ 이라는 말을 한국어로 하고 한국식 예절을 익히는 등 민간외교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지대한 역할을 하였습니다. 현지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태권도, 십팔기도를 배우면서 무술도 익힐 뿐 아니라 예절교육에도 좋다고 생각해 많이 보내고 있으며 매년 태권도를 비롯 십팔기도 대회가 열립니다. 현재 아르헨티나에서 태권도를 비롯 십팔기로를 배우는 수련생들의 수는 수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배경 속에서 지난 8월 27일 아르헨티나 북부 미시오네스 주 아르스또불로 델 바셰 시에서 아르헨티나 전국 십팔기도 수련생들에게 뜻 깊은 행사가 있었습니다. 바로 십팔기도 연비류 (燕秘流) 창시자이자 아르헨티나 후진양성에 힘써 왔던 고 유수남 총재의 동상 제막식이 그것입니다. 이 행사에는 십팔기도의 유대원 현 총재를 비롯, 미시오네스 주 정부, 시 정부, 경찰서, 지역 성당 사제들 포함 십팔기도 수련생, 그 가족, 관객들이 대거 몰려 성황을 이루었습니다. 이 행사를 주최한 십팔기도 아르헨티나 북부지역 협회는 고인이 된 유 총재의 가르침과 인생궤적을 기리기 위해 세계 최초로 고인의 동상을 제작, 제막식의 증인이 된 것을 자랑스러워 하였습니다. 아르헨티나 십팔기도 연맹은 이번 제막식은 일생을 십팔기도에 헌신하여 후학을 양성한 유수남 총재와 그 일가의 노력에 대한 감사와 예우를 표하기 위함이라고 말했습니다.


유수남 (십팔기도 10단) 총재는 일제 식민지 치하였던 1940년 10월 8일 몽고에서 출생해 세살 때 부모와 함께 한국으로 귀국하였고 의사였던 아버지 유선, 삼촌 유제학으로부터 십팔기도를 익혔습니다. 1958년 18세에 유수남은 경찰, 공군, 해군을 비롯 다양한 학교에서 십팔기도를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26세 되던 해 부친의 타계 후 십팔기도 ‘연비류’(제비의 비밀 학파라는 뜻)를 창시해 대사범으로 불렸습니다. 1970년 5월 9일 아르헨티나로 이주, 자신의 비기를 세계에 알리는 첫걸음이 시작됐는데 입국과 더불어 아르헨티나 헌병대, 공군, 연방경찰, 해안경비대, 국립대학을 비롯 여러 스포츠 클럽 및 체육관에서 경찰, 군인들에게 십팔기도를 전수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르헨티나 국내 여러 지방을 여행하며 십팔기도 수업을 시행해 지방의 수련생들에게도 기회를 갖도록 했습니다. 유 사범의 이 같은 노력은 큰 결실을 거두어 현재 아르헨티나 십팔기도에 전념하는 수련생은 약 5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침술에도 능해서 ‘고려 수지침’ 강의도 병행했습니다. 2015년 아르헨티나 상원에서는 유 사범의 노고에 감사장을 수여했고 2018년 2월 8일 타계했는데 아르헨티나 언론에서는 그의 죽음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조의를 표했습니다.




김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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