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기자 24시

2023년 계묘년, 멀리 바라보고 뛰는 재중한글학교협의회 정기연수와 김미희 협의회장 인터뷰
작성일
2023.01.26

2023년 계묘년, 멀리 바라보고 뛰는 

재중한글학교협의회 정기연수와 김미희 협의회장 인터뷰


코로나 3년, 지난 2022년 12월 드디어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위드 코로나로 갑작스럽게 전환되면서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당연히 학기 마무리를 준비하던 중국 내 한글학교 역시 그 영향을 만만치 않게 받았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재중한글학교협의회는 2023년 1월 4일부터 5일까지 이틀간 비대면 정기연수를 개최하였고, 한글학교 선생님들에게 단비와 같은 주제로 구성되어 이튿날 이른 아침부터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선생님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다


사진1) 재중한글학교협의회 정기연수 포스터

사진1) 재중한글학교협의회 정기연수 포스터


첫날은 학교운영사례발표로, 광저우 한글학교 다문화반의 구체적인 한글 학습 과정을 들여다보며 그 안에서의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2) 이종혁 선생님의 과목별 수업놀이 적용하는 방법 강의

사진2) 이종혁 선생님의 과목별 수업놀이 적용하는 방법 강의


또한 저녁에는 수업놀이 연구회 <집현전> 대표이자 유튜브 채널 ‘이종대왕’을 운영하는 이종혁 선생님을 초청하여 과목별 수업 놀이를 적용하는 방법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사진3) 최나야 교수님의 문해력과 다중언어 부분 강의

사진3) 최나야 교수님의 문해력과 다중언어 부분 강의


이튿날 오전에는 최근 화두가 된 문해력 분야에서 최고전문가라 할 수 있는 서울대학교 최나야 교수님을 초청하여 ‘문해력 / 다중언어 발달 / 한글 독서지도’를 테마로 한 프로그램도 진행하였는데, 특히 다중언어 발달 관련하여서는 한글학교 선생님들의 질문이 쏟아지기도 하였다.


사진4) 정기연수에 참여 중인 선생님들

사진4) 정기연수에 참여 중인 선생님들


이 밖에도 한글학교 운영에 대한 소모임 토론이나 대표자 회의 등 프로그램은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다. 이렇게 촘촘하게 준비된 정기연수의 뒤에는 이를 도맡아 준비한 재중한글학교협의회 김미희 회장이 있다. 오랜시간 회장직을 맡았던 김한권 회장이 물러나면서 성도한글학교 김미희 교장이 2022년 1월 신임 회장이 되었다. 회장직을 맡은지 1년, 28개 한글학교가 회원으로 있는 재중한글학교협의회 회장직을 맡으면서 들었던 중국 내 한글학교가 공통으로 가지는 문제의식은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의 포부를 묻기 위해 서면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사진5) 재중한글학교협의회 김미희 회장

사진5) 재중한글학교협의회 김미희 회장


사진6) 성도 한글학교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김미희 회장

사진6) 성도 한글학교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김미희 회장


1. 먼저 회장님 소개를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저는 국어교육 석사과정을 마치고 초등~고등학생들에게 독서와 논술, 국어를 20년간 가르쳤습니다. 한국에서는 교습소를 운영하며 자체 교재개발을 하고, 체험학습 프로그램도 운영하였습니다. 남편의 직장 이직으로 중국 베이징에서 4년 반을 거주하면서는 소규모 그룹 과외를 하다 사천성 성도로 이사를 오게 되면서 한글학교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봉사를 시작한지 1년 반 동안 같이 봉사하시던 많은 선생님이 중국을 떠나셔야 하는 상황이 생겼고 비교적 비자의 안전성이 있다는 이유로 교장직을 맡게 되었습니다. 교장직을 맡은 지 6개월 만에 코로나 팬더믹이 발생했고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제 인생의 어느 때보다 드라마틱한 5년을 한글학교와 함께했네요.

사진7) 성도 한글학교 행사모습

사진7) 성도 한글학교 행사모습


사진8) 성도 한글학교 도서관

사진8) 성도 한글학교 도서관


2. 현재 재직하고 계신 성도 한글학교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성도한글학교는 올해 개교 21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유치 7세~중등 3학년까지 150여 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며, 15명의 교사분이 봉사하고 계십니다. 한글, 국어, 사회, 역사, 세계사, 체육을 가르치며 일 년에 한 번 신문 발행, 운동회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글학교 도서관을 모든 교민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습니다.

3. 이번 정기연수는 놀이수업과 문해력 관련한 내용이었습니다. 이 두 가지 주제를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정기연수를 준비하면서 선생님들께서 필요로 하시는 강의가 무엇인지 각 학교 대표분들을 통해 사전 조사를 하였습니다.

‘요즘 세대에 맞는 문화 수업’, ‘문해력’, ‘다중언어 학습’, ‘세계시민교육과 중국 이민사’, ‘놀이 수업’, ‘교과 지도 후 독후활동’에 대한 강의를 요청하셨고 소개와 검색을 통해 강사님들과 연락을 취하여 원하신 주제를 가능한 많이 소화하고자 했습니다. 다행히 선생님들께서 원하신 6가지 주제 중 이번 연수에서 4가지의 주제를 다룰 수 있었습니다.

4. 코로나 기간 내내 연수가 비대면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비대면 방식의 연수로 얻을 수 있었던 점과 아쉬웠던 점은 각각 무엇인가요?

3년 동안 대면 정기연수는 할 수 없었으나 비대면이기에 참여하기 쉬운 장점이 있어 일 년 동안 두 번 미니연수와 정기연수까지 총 3번의 연수를 할 수 있었습니다. 좋은 강사님 섭외 또한 대면 연수에 비해 수월하여 강의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따라서 재중한글학교협의회는 정기연수를 대면으로 진행하더라도 비대면으로 미니연수를 계속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비대면으로 연수가 진행되는 동안 각 한글학교 선생님들이 친목과 교류를 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연수에서는 비대면이지만 소모임 토론을 통해 각 학교 운영 방식을 공유하고 선생님들과 친목의 시간도 가졌습니다.

5. 이번 연수를 준비하고 진행하셨기에 연수가 끝나고 소회도 남다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연수 마치고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연수에 참여할 때마다 본업도 아니시고 봉사활동으로 하시는 일이신데도 열의 넘치는 선생님들을 보면 감동스럽습니다. 섭외를 위해 강사님들께 한글학교에 대해 설명드리면 대부분의 강사님이 놀라워하셨습니다. 연수를 준비하면서 같은 가치관을 가지고 같은 일을 하는 분들과의 교류가 즐거웠고 힘을 얻는 시간이었습니다. 코로나로 그 어느 때보다 힘들게 봉사하셨을 한글학교 선생님들께서도 저와 같으셨길 간절히 바랐습니다.

6. 코로나 3년 동안 전 세계 한글학교가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다른 국가와 비교해 보았을
때, 중국 내에 있는 한글학교가 처한 어려움은 어떤 것들이 있었나요?

중국은 다른 대륙의 한글학교에 비해 운영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중국의 정책상 합법적으로 운영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현지 학교를 임대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코로나 상황에서 어려움이 더 컸습니다. 그리고 유튜브나 사이트에 대한 제한정책도 있어 교육 자료에 대한 접근도 쉽지 않습니다.
다른 대륙의 경우, 회화 중심의 교재나 지역 특색에 맞는 교재를 개발해 사용하지만, 그에 반해 중국은 한국과의 거리가 가까워 자주 방문할 수 있고 한국대학 진학을 목표로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아 한국 정규 교과서를 가지고 수업하는 한글학교가 대다수입니다.

7. 재중한글학교협의회 회장으로서 재외동포재단을 비롯한 국내 기관에 바라는 점이 있으신가요? 지금의 한글학교에 어떤 지원 사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중국의 한글학교에 가장 필요한 것은 합법적인 운영을 위한 국가 간의 합의나 제도 마련입니다. 이는 재외동포재단뿐 아니라 외교부의 협조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물가상승이 반영되지 않은 채 몇 년 동안 오르지 않은 지원금도 문제입니다. 2022년에는 환율상승으로 환차익에 의해 지원금이 줄었습니다. 지원금 증액을 위한 국회와의 조율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글학교가 봉사를 기반으로 하는 단체이기는 하나 교사의 처우가 좋지 못해 교사들이 많은 희생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로 인해 교사 부족으로 힘들어하는 지역들이 많습니다. 교원 자격증이 있는 교사들이 한글학교 교사 봉사를 하는 경우 경력을 인정해 주거나(재단발급의 경력증명서) 각 지역의 세종학당이나 현지 대학에서 일할 기회를 마련해 주는 방법들이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8. 앞으로 재중한글학교협의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협의회는 우선 회원학교를 늘리면서 기본부터 탄탄히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27개 회원학교가 가입되어 있는데, 재단의 자료를 살펴보니 중국 내 90개가 넘는 한글학교가 운영되고 있다고 합니다.(이중에는 교포분들이 운영하는 한글학교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년 ‘세계한글학교협의회’ 발족식이 있었습니다. 다른 대륙의 한글학교 협의회와 교류하면서 느낀 점은 사업의 연속성을 위해 몇십 년 전에 만들어진 정관수정을 통해 임원 구성과 운영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협의회 사업을 추진할 운영비를 마련해야 합니다. 이제까지 협의회는 회원학교들의 회비와 정기연수 지원금으로 일 년에 한 번 있는 정기연수사업만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사업을 위해서는 운영비 마련과 정관수정은 우선되어야 할 일입니다.

9. 재중한글학교협의회를 통해 2023년 꼭 이루고자 하는 계획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당연히 대면 정기연수입니다. 올해는 반드시 서로 얼굴 보며 한글학교 교사로서의 신념과 즐거움과 열정을 나누며 서로 힘을 얻는 시간을 갖고 싶습니다.

10. 전 세계 한글학교를 아끼는 모든 분께 남기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한글학교는 최전선에서 한글과 민족정체성을 지키는 문화의 수호자입니다. 앞으로도 아껴주시고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세요. 그리고 한글학교를 위해 애써 주시는 재외동포재단 김성곤 이사장님과 관계자분들, 각 지역의 영사관과 교민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김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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