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사라지지 않는 경계: 리얼 DMZ 프로젝트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1.05.07


이불 작가의 '오바드V' - 출처 : 주한 독일문화원 제공
<이불 작가의 '오바드V' - 출처 : 주한 독일문화원 제공>

 

우리가 갈 수 없는 DMZ(Demilitarized Zone)는 예술가들에겐 상상의 원천이 된다. 2012년부터 시작된 리얼 디엠지 프로젝트가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이유다리얼 디엠지 프로젝트는 한반도의 비무장지대 DMZ와 그 접경지역에 관한 연구를 바탕으로 진행하는 동시대 미술 프로젝트다매해 다른 장소와 공간을 활용해 새로운 주제를 선보여왔다강원도 철원 등 실제 DMZ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이어진 리얼 디엠지 프로젝트는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의 '트래블링 코리안 아츠사업을 통해 경계 없이 공유되고 있다이번에는 도달할 수 없는 공간인 비무장지대의 현실과 아직 이루어지지 못한 작가들의 상상을 가상공간에 구현해새로운 시각으로 DMZ를 고찰한다.

 

지난 46일 공개된 리얼 디엠지 프로젝트 <경계협상>전은 이불임민욱함경아토비아스 레베르거수퍼플렉스 등 5명 작가들의 작품을 3D 디지털 전시로 재구성했다. VR 미디어 아티스트 그룹인 룸톤은 작가들의 작품을 가상의 DMZ 속으로 옮겼다. <경계협상>전은 지난해 프랑스에 이어 올해 독일 폴프스부르크 현대미술관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다하지만 코로나 락다운의 여파로 오프라인 전시가 연기되어 온라인 전시로 먼저 관객들을 만났다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과 주독일한국문화원이 주관하고 스페이스 포 컨템포러리 아트가 기획했다주독 한국문화원 측은 '여러 제약으로 구현되지 못했던 작가들의 아이디어가 가상의 DMZ 공간 안에서 완전한 모습을 드러내고실제와 허구가 교묘히 공존하는 이 시공을 위해 특별히 구상된 작업들도 함께 선보인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전시로 공개된 Real DMZ Project - 출처 : Real DMZ Project 유튜브 채널>

 

하나의 영상으로 완성된 온라인 전시에서는 이불 작가의 '오바드 V'와 임민욱 작가의 'DMZ 파수꾼', 함경아 작가의 '당신도 외롭습니까?', 덴마크 출신 콜렉티브 수퍼플렉스의 '하나 둘 셋 스윙!', 토비아스 레베르거 작가의 '듀플렉스 하우스'를 볼 수 있다오브제 설치비디오퍼포먼스 및 새로운 형식의 아카이브 작업을 주로 하는 임민욱 작가는 2014<DMZ 피스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2015년 동송/세월 리얼 DMZ 프로젝트, 2019년 영국 런던에서 <경계협상>전 등에 참여했다함경아 작가는 북한 자수 노동자들에게 질문을 던져 작품을 받는 독특한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는 자수 예술가다수퍼플렉스의 '하나 둘 셋 스윙!'3명이 함께 탈 수 있는 그네다. 2019년 파주시 도라전망대 앞에 설치되어 큰 주목을 받았다독일 현대미술가 토비아스 레베르거가 제안한 '듀플렉스 하우스'는 양지리 마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집으로 각각 남한과 북한에서 온 두 세대가 함께 살기 위해 만들어졌다. 1층은 남북한의 과거, 2층은 서로를 감시하는 지금, 3층은 통일된 미래의 모습을 표현했다이 작품들은 미술관이 아닌 DMZ 가상공간 안에서 새롭게 탄생해 새로운 시각으로 영감을 더한다.

 

분단과 통일의 기억을 지닌 독일에서 한국의 분단과 관련한 작업과 관심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2018년 그로피우스 바우에서 개최된 이불 작가의 개인전 'Crash'에서 리얼 디엠지 프로젝트가 소개되었고, 2019년에는 주독한국문화원이 '프로젝트온 6-한반도 분단의 기억전시회를 개최했다당시 프로젝트온 심사를 맡은 브리타 슈미츠 전 함부르거 반호프 수석큐레이터는 '비무장 지대는 한 국가의 트라우마상실고통폭력의 경험이 결합되어 있는 곳이자 정치 및 사회적 문제에 대한 예술적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현장'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DMZ에서 시작되어 '경계'라는 주제로 확대되고 있는 리얼 디엠지 프로젝트는 이순간 더욱 유의미하게 다가온다코로나 팬데믹으로 국가 간사람 간 경계가 공고해지고 있기 때문이다경계는 사라지지 않으며새롭게 만들어진 경계를 넘나들며 예술가들의 상상은 또 한 번 확장될 것이다코로나로 연기된 오프라인 전시는 2022년 폴프스부르크 현대미술관에서 오픈될 예정이다주독한국문화원 관계자는 '지난해 전시 계획까지 모두 나왔었는데 취소되어서 아쉬웠다여건이 허락된다면 이번에 온라인으로 공개된 작품 이외에 다른 작품도 추가해서 내년 오프라인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 참고자료

리얼DMZ프로젝트(RealDMZProject)유튜브채널https://www.youtube.com/channel/UC5lrR_drHbO8T_2oDCBMy5w



이유진 통신원 사진
    - 성명 : 이유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독일/베를린 통신원]
    - 약력 : 라이프치히 대학원 커뮤니케이션 및 미디어학 석사 
                전) 2010-2012 세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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