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언론분석] 연상호 감독의 ‘지옥’, 한국 장르물로 넷플릭스 말레이시아 1위 차지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1.11.29

연상호 감독의 <지옥>이 19일 공개되자마자 전 세계 넷플릭스 TV쇼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19일 넷플릭스 톱 10 TV쇼 부문 1위, 톱 10 콘텐츠 부문 2위에 올랐다. 하지만 단 이틀 만인 21일 TV쇼 부문, 콘텐츠 부문 모두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옥>은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사자들이 사람들에게 지옥으로 끌고 가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하면서 이를 이용하여 세력을 넓힌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그 단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벌이는 사건을 다룬 시리즈물이다. 연상호 감독이 <송곳>의 최규석 작가와 의기투합해 집필한 동명의 웹툰 「지옥」을 원작으로 한다.


<'지옥'이 공개 이틀 만인 21일 말레이시아 넷플릭스 TV쇼 부문, 콘텐츠 부문 1위를 차지했다 - 출처: 넷플릭스>

<'지옥'이 공개 이틀 만인 21일 말레이시아 넷플릭스 TV쇼 부문, 콘텐츠 부문 1위를 차지했다 - 출처: 넷플릭스>


<지옥>은 말레이시아에서 크게 흥행한 영화 <부산행>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의 작품으로공개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또한 기존 말레이시아 작품에서 나오지 않는 파격적인 소재에 입소문을 타자 공개 직후 상위권에 진입했다동남아시아 라이프스타일을 주로 다루는 싱가포르 언론사 더스마트로컬은 5점 만점에 4점을 주며 넷플릭스가 분명 엄청난 돈을 이 프로젝트에 투자했을 것이다시네마적인 장면부터 배우 유아인이 종교단체 의장 역할을 오싹하게 묘사하는 장면까지 시청자가 드라마에 몰입할 수 있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고 평가했다또한 팝업 광고라이브 채팅 댓글 등을 연출해 콘텐츠 제작자의 모습을 완벽하게 재현했으며비현실적인 소재를 그리면서 죽음을 직면했을 때 인간이 느끼는 무력감과 비논리적인 행동을 현실감 있게 묘사했다고 분석했다.


<'지옥'의 소재와 연출력을 호평한 언론 - 출처: '더스마트로컬'>

<'지옥'의 소재와 연출력을 호평한 언론 - 출처: '더스마트로컬'>


하지만 지난번 <오징어 게임>이 공개될 당시 일본의 콘텐츠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 것처럼, <지옥>도 일본 작품과 비슷한 요소가 많다는 평가도 있었다. 《야후 라이프는 어떻게 한국 드라마 <지옥>은 <데스노트>의 기괴한 버전이 되었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6편의 드라마를 보고 나면 일본의 <데스노트>가 떠오른다며 지옥행 고지를 받은 죄인이 미스터리한 죽음을 맞는다는 설정과 사람들이 정진수 의장을 숭배하는 모습은 <데스노트>의 일부 장면과 흡사하다또한 <데스노트>와 동일하게 동명의 웹툰 또는 만화를 원작으로 했으며영화의 속편 제작을 예고한 것도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지옥'이 일본 콘텐츠 '데스노트'와 유사하다고 평가한 매체 - 출처: '야후 라이프'>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지옥'이 일본 콘텐츠 '데스노트'와 유사하다고 평가한 매체 - 출처: '야후 라이프'>


<오징어 게임>에 이어 <지옥>은 전 세계 넷플릭스에서 최고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지만일본 콘텐츠 표절 시비 등 비판적인 시선을 받고 있다이는 일본의 디스토피아 스릴러물이 로맨틱 코미디를 대표하던 한국 드라마에 등장했기 때문으로 보인다현지에서 한국 드라마는 주로 연인과의 사랑 이야기를 주로 다루던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두각을 드러냈다하지만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을 타고 좀비물 <킹덤>, ‘데스게임’ 장르인 <오징어 게임>, <지옥등 장르물이 등장하자 일본 스릴러물에 익숙한 시청자들 사이에서 표절 지적을 받고 있는 것이다이러한 시각에 대해 일각에서는 표절이라는 기준을 한국 드라마에만 과도하게 적용하고 있으며한국 드라마는 기존 장르물에 충실하면서도 한국만의 색깔이 공고히 다져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11월 24일 말레이시아 톱 10 콘텐츠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지옥' - 출처: 넷플릭스>

<11월 24일 말레이시아 톱 10 콘텐츠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지옥' - 출처: 넷플릭스>


한국드라마 시청이 취미인 현지인 리 씨에 따르면 현실감 있는 연출과 신선한 소재배우의 열연이 한국 드라마의 색깔이다리 씨는 다음 장면을 예측할 수 있는 해외 콘텐츠에 비해 탄탄한 연출력을 기반으로 한 한국 드라마는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또한 “40대 후반의 남성이라 갯마을 차차차’ 같은 로맨스물은 좋아하지 않지만, <오징어 게임>, <지옥>, <해피니스등 다양한 장르물을 보면 한국 드라마가 일본 드라마를 이미 앞서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2000년대 <겨울연가>를 시작으로 한국의 로맨스물이 말레이시아에서 인기를 끌었다면최근에는 다양한 인간 군상과 현실적인 세계관이 담긴 한국 장르물이 남녀노소 모두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옥>은 전작인 <오징어 게임>의 후광을 업고 디스토피아적 주제의식을 구현해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하지만 한국 장르물에 익숙하지 않은 시청자들에게는 신선하면서도 동시에 일본 디스토피아 장르물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일부 유사성에 대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지옥>24일에도 말레이시아 넷플릭스 드라마 1위를 유지하며 좋은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최근 한국 콘텐츠에 대한 세계인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과연 <지옥><오징어 게임>의 명성을 뛰어 넘어 새로운 한국 장르물의 성공 신화를 써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참고자료
《The Smart Local》(21. 11. 19.)
<Hellbound Review: A Society Thrown Into Chaos By Angel-Sent Death Decrees>
http://https://thesmartlocal.com/korea/hellbound-review/

《Yahoo! life》(21. 11. 18.)
<How K-drama Hellbound is like a gruesome version of Death Note>
https://sg.style.yahoo.com/k-drama-hellbound-gruesome-version-death-note-064537110.html



홍성아

  • 성명 : 홍성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통신원]
  • 약력 : 현) Universiti Sains Malaysia 박사과정(Strategic Human Resource Manag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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