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인터뷰] 벨기에 관객들을 사로잡은 첼리스트 조은혜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1.11.30

연주자의 손끝에서 이어지는 움직임부터 표정까지 현악기의 음악을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한 카리스마로 벨기에 청중을 사로잡은 조은혜 첼리스트는 지난 1113일 앤트워프에 위치한 Love2Arts 갤러리에서 독주회를 가졌다조은혜 연주자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졸업 후 독일 에센 폴크방 국립음대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면서 현재 쾰른 독일 서부 방송교향악단(WDR Symphony Orchestra)의 아카데미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조은혜 첼리스트로부터 이번 첼로 독주회는 물론 유럽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클래식 연주자로서의 경험담을 들어 보았다.


<유럽에서 활동하는 첼리스트 조은혜 – 출처 : 조은혜 씨 제공>

<유럽에서 활동하는 첼리스트 조은혜 – 출처 : 조은혜 씨 제공>


이번 앤트워프 Love2Arts 갤러리에서 열린 첼로 독주회는 어떻게 성사되었나요? 벨기에에서 연주하신 것은 이번이 처음인가요?

올 여름 앤트워프 Love2Arts 갤러리가 주최하는 음악 캠프에 저의 선생님(Laurentiu Sbarcea)이 초대를 받았고 저는 선생님의 제자로 함께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그 때 Love2Arts 갤러리 진승연 대표님께서 제 연주를 보시고 좋은 인상을 받았다며 감사하게도 이번에 독주회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셨어요.

 

이번 독주회에서는 어떤 곡을 연주하셨나요? 벨기에에서 열린 공연에 만족하시나요? 벨기에 관객들의 반응 또는 매너는 어땠나요?

슈만포레프로코프예프피아졸라의 작품을 약 1시간 정도 연주했습니다특별히 올해는 탱고의 거장으로 잘 알려진 피아졸라의 탄생 100주년이기 때문에 이를 기념하여 피아졸라의 작품으로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어요사실 이번 독주회를 앞두고 여러 걱정들이 있었어요유럽에서 독주회는 처음이고 무엇보다 낯선 한국인의 연주를 관심있게 들어줄지관객들은 많이 올지 막연한 걱정과 두려움이 있었죠그런데 그런 걱정들이 무색하게 많은 벨기에 관객들이 공연장을 찾아 주셨고진심으로 음악을 대하며 감상하는 것을 연주를 하면서도 느낄 수 있었어요특히 독주회가 끝난 후 먼저 저에게 다가오셔서 연주에 대한 감상평과 감사인사를 전했던 벨기에 사람들을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벨기에 첫 독주회에서 연주하는 첼리스트 조은혜 - 출처 : 진승연 대표 제공>

<벨기에 첫 독주회에서 연주하는 첼리스트 조은혜 - 출처 : 진승연 대표 제공>


예전에는 유럽인들이 한국인 연주자들을 바라볼 때 기술적인 면에서만 훌륭한 연주자로 인식했다면 지금은 한국인 클래식 연주가들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다고 생각해요. 이제 유럽인들도 한국인 연주가들의 예술적인 측면도 세계적이라고 인정하는 것 같아요. 이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여전히 한국과 유럽의 클래식 교육법에 차이가 있나요?

세계적인 콩쿠르에서 당당히 우승하거나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연주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유럽인들도 한국인 클래식 연주자들에게 관심이 많아요사실 이제는 한국에도 실력 있는 유학파 연주자들과 교수님들이 많기 때문에 교육에 있어서 유럽과 큰 차이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에서는 음악의 본질적인 것에 조금 더 천천히 시간을 가지고 접근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편입니다이러한 점들은 클래식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직접 느끼며 배울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과 유럽 클래식 연주가들 사이에 교류는 활발한가요? 혹시 개인적으로 교류하는 음악가들이 있나요?

유럽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한국인 연주자들을 중심으로 국내 외로 음악제나 페스티벌들이 많이 열리고 있어요한국에서 저와 같이 공부했던 동료들도 유럽으로 유학을 와 현재 유럽에서 연주가로 활동하고 있고요우리는 크고 작은 연주회를 지속적으로 계획하면서 음악적인 교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유럽에서 클래식을 전공하고 싶거나 클래식 연주가로 활동하고 싶어하는 한국인 학생들에게 조언 부탁드려요.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것을 하고 싶은지어떻게 성장할 것인지에 대한 뚜렷한 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유학을 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행운인 만큼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지만 본인의 목표와 의지가 뚜렷하지 않으면 그저 해외에서 의미 없이 시간만 흘려보내기가 쉬운 것이 현실인 것 같아요일단 목표 의식을 뚜렷하게 가지고 유학을 온다면 분명 큰 배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개인적인 비전이나 목표가 있다면 알려 주세요.

저는 특별히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에서 연주를 하고 싶은 게 유학을 온 큰 이유 중에 하나였어요아직 더 많은 공부를 해야 하지만현재 유럽에서 손꼽히는 오케스트라 중 하나인 쾰른 방송교향악단에서 활동하면서 많이 배우고 경험하고 있으며따라서 현재 저의 목표에 아주 조금씩 천천히 다가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소영

  • 성명 : 고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벨기에/겐트 통신원]
  • 약력 : 겐트대학원 African Languages and Cultures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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