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함께 사는 세상" 재아 동포 학생들의 공동 벽화 그리기
구분
교육
출처
스터디코리안
작성일
2022.06.27

화창한 일요일인 지난 12일, 부에노스아이레스시 루뻬르또 고도이길(Ruperto Godoy)에서 재아 토요 한국학교 주관, 부에노스아이레스시 다민족 문화국과 부에노스아이레스시 7구청 후원으로 "함께 사는 세상(Un mundo que compartimos)"이라는 주제로 공동 벽화 그리기 행사가 진행되었다.


벽화그리기 행사 현장


행사가 진행되었던 루뻬루또 고도이길은 현지 의류 도소매업에 매진하는 한인 상권이 밀집해 있는 아베쟈네다 지역에 있으며, 한식, 중식, 일식 그리고 빵집 등 한인 동포들이 운영하는 빵집과 식당 10여 개가 넘게 모여 있어 동포들에게는 일명 '먹자골목'으로 알려져 있고, 또한 한국 문화를 사랑하고 한국 음식을 접해 보려는 현지인들의 발걸음이 향하는 골목이기도 하다.


벽화그리기 행사 현장


이번 벽화 그리기 행사에는 6세부터 17세 학생 50여 명과 지원 교사 24명 그리고 학부모들이 참여해 학생들에게 한국이 아닌 아르헨티나에서도 소중한 권리와 혜택을 누리기 위한 책임과 실천에 대해 교육할 수 있는 자리를 목적으로 마련되었다.

행사는 백창기 한인회장, 김진광 한국학교 이사장, 그리고 메르세데스 바르바라(Mercedes Barbara) 부에노스아이레스시 다민족 문화국 국장의 축사와 격려사로 시작되었다.

격려사를 마친 백창기 한인회장은 "교실에서의 수업을 벗어나 외부에서 문화 활동을 실행한다는 점과 벽화를 통해 이웃들에게 좋은 공간을 제공하고 동네가 더 아름다워지며 또 어렸을 때부터 작은 부분이지만 사회의 일원으로 봉사하고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체험하고 교육할 좋은 기회라고 본다."라며 이번 행사에 함께하는 소감을 밝혔다.

한인 동포 식당이 여러 개 밀집해 있는 루뻬르또 고도이길은 일요일인지라 식당들이 문을 열지 않았던 관계로 한산했고, 동포 학생들은 앞치마를 착용한 채 물감의 색을 고르고 붓을 들고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벽화그리기 행사 현장


20x2.5m 크기의 하얀 벽은 50여 명 학생의 붓 움직임에 따라 태극기도 그려지고 커다란 무지개, 알록달록한 색의 꽃들, 노란색 별, 하늘색 하트 등도 그려져 채워지면서 점차 공동 벽화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벽화그리기 행사 현장


열심히 벽화 작업을 하는 정다연(10세) 학생에게 양국의 문화에 대해 그려보니 어떠냐고 물었더니 "재밌고 신기하다."라고 말했다.

11세, 8세, 6세 세 아이의 학부모 조 까딸리나는 "한국 사람으로서 단체로 활동을 하는 데 의의를 두었고, 주제 또한 함께하는 세상이기에 아이들이 아르헨티나에 살면서 한국인으로서 자긍심도 생기고 또 공동작업을 통해 배움을 갖고 또 연주도 감상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기에 이번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다."라며 아이들의 작업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벽화그리기 행사 현장


행사를 주관한 토요 한국학교 이영미 교장은 "동포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이번 어울림을 통해 여러 가지 표현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법을 배우고, 개인의 자존감을 주장하고 다양한 권리를 누리기 위해 규칙을 지킬 줄 아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 벽화를 통해 이곳을 지나가는 모든 사람이 행복의 선물을 받는 장소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벽화그리기 행사 현장


부에노스아이레스시의 따뜻한 겨울 햇살 아래 4시간가량 진행된 벽화 그리기에서 학생들은 오카리나 손양림과 기타 최동필의 협연, 바이올린 박한결과 반도네온 고민정 연주자들의 공연도 감상할 수 있었다.


사진 제공: 재아 토요 한국학교

사진 제공: 재아 토요 한국학교


학생들은 각자 맘에 드는 물감을 골라 손도장을 벽화에 찍고 또 자신의 이름 혹은 이니셜을 벽화에 남기기도 했다.


벽화그리기 행사 현장


하얀 도화지에 태극기와 아르헨티나 국기를 열심히 그리고 있던 김 니콜라스는 "한국과 아르헨티나에 대해 그림을 그리는 것이 매우 재밌다."라며 본인이 그린 그림과 함께 행사 참여 소감을 말해 주었다.


벽화그리기 행사 현장


또 벽화 그리기가 마무리될 때쯤 학생들은 자유 그림 그리기에 도전해, 각자의 그림 실력을 하얀 도화지에 맘껏 펼쳤고 학생들의 그림은 벽 한쪽에 일렬로 진열돼 동료 학생들의 스티커 투표로 열심상, 대단해상, 반짝상, 놀라워상, 기쁨상이 정해졌고 각각 김혜안, 김선녀, 성혜윤, 박도미니크, 김지아와 장채린 학생들이 선정되었다.


벽화그리기 행사 현장


국 문화를 좋아해서 한국어도 지난 몇 년간 열심히 배웠다는 현지인 사만타 루이스(Samanta Ruiz)는 가끔 김밥과 우동 같은 한국 음식을 먹으러 루뻬르또 고도이 골목을 찾는다고 하는데, 학생들이 그린 벽화를 보고 "벽화는 함께 사는 지역에서 서로 다른 문화의 공존을 잘 표현했다고 본다. 문화는 공유하면서 배우고 또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또한 가족과 함께 먹자골목에 있는 빵집에 가끔 들려 한국식 케이크와 커피를 마시곤 한다는 동네 주민 이스텔라는 "주말에 한국 동포 젊은이들이 식사도 하고,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골목이다. 예전에는 허름한 벽이었는데 벽화를 그리면서 벽이 많이 산뜻해졌다. 삭막했던 벽이 변하니 골목에 생기가 도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많은 동포와 현지인이 한국 음식을 찾아오는 먹자골목인 루뻬르또 고도이길이 어린 동포 학생들의 벽화 그리기로 인해 더욱더 활기차고 산뜻한 길로 거듭났다. 앞으로도 동포 학생들이 현재 사는 아르헨티나에서, 지역의 일원으로 함께 참여하는 기회가 좀 더 많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벽화그리기 행사 현장



장덕주
 아르헨티나 정덕주
 부에노스아이레스 한글학교 교사
 프리랜서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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