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중 전통음악 교류 황문길 선생 인터뷰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2.08.10

7월12일 충칭의 베이베이(北碚) 서남대 부근의 한 음악 공간에서 한중 전통음악 교류 프로젝트의 두 번째 교류행사가 진행되었다. 이번 프로젝트는 서남대 조참훈 교수가 해외 한국학 연구를 위해 한국학 중앙연구원으로부터 사업비를 지원받아 진행하는 프로젝트이다. 두 번째 교류에서는 한국은 농악(풍물, 사물)으로, 중국은 구쩡(古筝)이라는 전통악기를 이용하였다. 이번 한국 전통음악 연주자로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황문길 선생과 함께 한국 전통음악과 민속문화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 한국 전통 농악에 대한 설명과 함께 간단하게 시범을 보이고 있는 황문길 선생과 이날 진행을 맡은 왕즈웬(王子源)선생- 출처: 통신원 촬영 >

< 한국 전통 농악에 대한 설명과 함께 간단하게 시범을 보이고 있는 황문길 선생과 이날 진행을 맡은 왕즈웬(王子源)선생- 출처: 통신원 촬영 >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황문길이라고 합니다. 고향은 연변이며, 연변과학기술대학교를 졸업하고, 베이징에서 거주하다가 2018년 하반기에 충칭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한국의 전통악기는 언제부터 다루게 되셨고, 어떻게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셨는지요.
사실 저는 전문 전통악기 연주자는 아닙니다. 제가 졸업한 연변 과학기술대학교는 재미교포이신 김진경 박사님께서 1992년 연변에 설립하셨는데, 이는 연길시에 중외(中外) 최초 합작 대학이기도 합니다. 저는 94학번으로 입학을 했죠. 정말 아쉽게도 작년에 폐교가 되었습니다.

어찌보면 학교 설립 초창기부터 학교를 다녔기에 당시 타 학교들과는 문화적으로 완전히 다른 교육을 받았습니다. 당시 한국에서 오신 김종식 교수님께서 '민속문화연구회(민문연)'이라는 동아리를 만드셨고, 저도 그 '민문연'에 참가하여 활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김종식 교수님의 주연구 분야가 탈춤이셨기에 민문연에서 처음에는 탈춤을 배웠습니다. 이후로 마당놀이부터 시작해 차츰 사물놀이, 풍물놀이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매학기마다 동아리에서 사물놀이, 전통음악, 마당놀이 공연 등을 했었죠.

2001년에 제가 베이징에 있었을 때, 친구 한 명이 한국 이벤트 업체와 사물놀이를 엮어서 팀을 만들었는데, 그때는 제가 꽹과리를 담당했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베이징에서 생활하며 민문연과 연변대학의 사물놀이 팀원들이 함께 '불사조'라는 사회 동호회를 만들어 활동했죠. 그런데 사회 동호회다보니 여러 직장생활부터 개인생활 등으로 동호회 활동이 미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베이징의 중앙 민족대학에 조선학부의 조선족 학생들에게 불사조를 넘기게 되었죠. 그 후 1년동안 학생들에게 악기 연주에 관해 전수를 하게 되었죠. 진짜 아쉽게도 이 불사조 또한 2021년 해체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한국 전통악기 연주는 어떤 방식이든 계속 인연이 이어져 왔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런 인연의 가장 중요한 이유는 민족악기라는 것이겠죠. 이번 프로젝트 참여는 원래 참여 예정자였던 하재헌 선생이 베이징으로 가게 되며 참여가 어렵게 되어 제가 대신 소개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저로써는 이런 어려운 상황속에 한중 교류라는 좋은 취지를 높게 샀기에 참여에 응하게 되었습니다.


< 구쩡의 공선생과 즉흥 합주를 준비하는 황문길 선생 - 출처: 통신원 촬영>

< 구쩡의 공선생과 즉흥 합주를 준비하는 황문길 선생 - 출처: 통신원 촬영>


이번 한중 음악 교류 프로젝트에서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계신지요.
저는 이런 어려운 시기에 이루어진 이 교류가 상당히 뜻깊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교류에서 한국은 제가 농악의 대표 악기인 장구와 북을 연주하고, 중국은 공(孔)선생님이 구쩡이라는 악기를 연주합니다.

농악 자체가 예전의 농경사회 때 풍년을 기원하거나 흥을 돋구기 위해 연주하던 것이라 모두가 같이 참여하는 음악이라 할 수 있죠. 중국도 마찬가지 대중이 참여하는 음악이 있기는 하나, 현재 많은 중국의 전통 음악들을 보면 관객에게 일방적으로 공연하는 방식이 많습니다. 사실 중국인들이 우리 민족에 비해 표현에 인색한 면도 있어요. 흥이 나도 박수나 여러 반응들이 훨씬 적죠. 이번 구쩡이란 악기의 경우는 더 그렇습니다. 우리 공선생님께서 정말 뛰어나신 연주자시고 훌륭한 교수님이신데 이 악기는 화려한 연주실력을 일방적으로 보여주기에 적합하죠.

물론 농악도 나중에 사물놀이로 변하면서 공연을 위한 연주로 변모한 면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같이 박수 치고 호응을 일으키는 부분에서 관중의 참여도가 높습니다. 우리 한민족이 원래 흥이 좋긴하죠.

이번 두 번째 교류에서 즉흥 합주를 했을때 상당히 좋은 반응이 있었고,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악기들이지만 각기 악기의 특징들이 조화롭게 잘 어우러져 색다른 분위기의 연주공연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남아있는 공연에서는 이런 조화를 더 잘 살려 최대한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관객들이 한국과 중국 전통음악의 화합에 같이 동화되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싶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시면서 어려운 점이 있으시다면 어떤 일들이 있을까요?
우선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연습을 해야 하는데, 연습 장소가 마땅치 않아서 고생을 하고 있죠. 아파트에서는 당연히 연주가 어렵기에 주변에 공원에 가서 연주를 하기도 했지만 그 곳도 산책하시는 분들이나 주변에 사시는 분들이 있기에 제지를 당한 경험도 있습니다. 지금도 이 부분이 가장 문제입니다.

또한 현재 제가 가지고 있는 악기가 상태가 좋지 못했기에 베이징의 중국민족대학의 불사조 팀에 악기 셋트를 보내달라고 부탁을 했는데요.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서 후배들이 학교를 들어갈 수 없다보니 악기를 보내주지 못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지금도 상태가 좋지 못한 악기로 연주해야 하는 문제가 있네요. 마지막으로는 8월에 프로젝트를 위해서 연변에 출장을 가야합니다. 그런데 현재 코로나19 등의 여러 이유로 계획에 차질의 우려가 있어 걱정이 듭니다.

동포사회에서 현재 한국문화는 어떤 위치라고 생각하시나요?
현재 조선족 마을에도 조선족 학교가 거의 없습니다. 어린 친구들이 없기 때문이죠. 경제 생활에 따라 많은 이동이 있고, 그에 따라 동포들마다 받는 영향도 천차만별입니다. 제 와이프는 한족이지만 연변 과학기술대학교에서도 한국과였고, 한국에도 교환학생으로 갔었기 때문에 그나마 저희는 자녀의 한국어 혹은 한국문화 교육에 있어 크게 문제가 없는 편입니다.


저는 예전부터 자녀는 어릴때 부터 민족 교육을 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자녀의 신분증에도 조선족으로 정했고요(참고로 중국은 부부간 민족이 다른 경우 자녀는 부모 중 한명의 민족을 골라 결정한다). 그래서 베이징에 있을때부터 한국 유치원에 보냈죠. 충칭에 와서도 한국어 교육을 위해 한글학교를 찾았죠. 정말 어렵게 한글 학교를 찾았는데 코로나19 때문에 가지 못하다가 작년부터 다시 가기 시작했습니다.

집에서는 한국어로 소통합니다. 학교에서도 중국 친구들이고 주변 사람들과도 대부분 중국어로 대화를 하니 집에서는 한국어를 쓰기로 했죠. 저는 사실 연변 사투리가 있어서 아이를 가르치지 못하지만 오히려 와이프가 표준말을 구사하기 때문에 아이의 한국어 교육에 있어서는 문제가 없습니다.

경제적인 부분에 의해서 이런 환경들은 크게 변합니다. 어떤 지역은 한국 회사가 많고 한글학교가 있다면 쉽게 한국 문화 교류가 이루어지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은 한국 문화를 접한다는 것이 그리 쉽지 않을 거에요. 저는 사실상 한국 교육을 받아 한국 전통문화를 비롯한 여러 한국 문화를 같이 하지만 조선동포사회에서도 환경에 따라 중국 문화가 가까운 친구들도 있습니다.


< 인터뷰 뿐만 아니라 황문길 선생과 한국 전통문화에 관해 오랜 시간 진지한 얘기들을 나눌 수 있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인터뷰 뿐만 아니라 황문길 선생과 한국 전통문화에 관해 오랜 시간 진지한 얘기들을 나눌 수 있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앞으로 계획과 희망에 대해 간단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선 이번 프로젝트를 끝까지 잘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8월에 있을 연변 출장에서 연변에 계시는 전문가분들과 교류해야하고, 윤동주 생가도 방문해야 합니다. 그 외에도 한국의 역사와 문화 관련한 유적지 등을 찾을 계획입니다. 아무쪼록 이번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마무리 될 때까지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저는 이런 시도와 노력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조참훈 교수님께서 힘든 상황에서도 많은 노력을 하신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제 능력이 닿는데까지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위 내용 외에도, 황선생과 역사를 비롯해 여러 가슴 아픈 얘기들과 때로는 민감한 얘기들까지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한민족에 대한 생각을 해본적이 언제인가?' 중국에서 생활하면서 민족과 역사에 대한 문제를 수없이 접하게 되지만 그로인해 무감각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도 한반도는 통일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고, 한민족은 여러 갈레로 분열되어 있다. 더 강대해지는 한국과 더 단결된 한민족이 되는 그날을 기대하고 희망한다.


사진출처: 통신원 촬영




한준욱

성명 : 한준욱[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중국(충칭)/충칭 통신원]
약력 : 현)Tank Art Center No41.Gallery Director 홍익대 미술학과, 추계대 문화예술경영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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