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시엠립 톤레삽 호수 총크니어 마을에서 봉사의 삶을 사는 김현중님 인터뷰
구분
사회
출처
스터디코리안
작성일
2022.08.10

캄보디아에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호수인 톤레삽 호수가 있다. 우기의 톤레삽 호수는 면적이 16,000㎢로 경상북도 크기 정도로 커지지만, 비가 오지 않는 건기에는 호수의 물이 바짝 말라 3,000㎢ 이하로 줄어든다. 앙코르와트라는 대표적인 사원을 만들었던 크메르인들이 물고기를 잡고 농사를 지을 수 있었기에 톤레삽 호수 주변에는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 생겨났고, 그들이 세력을 확장하게 되자 위대한 크메르 왕국(지금의 캄보디아)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톤레삽 호수의 상류에는 캄보디아의 세 번째 도시인 시엠립시(앙코르와트 사원이 위치한 도시)가 있다. 시엠립에서 접근할 수 있는 톤레삽 호수의 마을로는 4개(총크니어, 깜뽕뿌록, 깜뽕클레앙, 멧찌레이)가 있는데,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캄보디아에서도 최 극빈층으로 볼 수 있다. 그 중 총크니어 마을에 수년에 걸쳐서 그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봉사의 삶을 살고 계시는 동포가 있어서 필자는 지난 8월 6일 토요일, 그와 더불어 봉사에 동참하였고 인터뷰를 요청하였다.


좌) 톤레삽 호수 위의 수상가옥 모습, 우) 프놈끄라옴에서 바라본 톤레삽 호수 주변 총크니어 마을

좌) 톤레삽 호수 위의 수상가옥 모습, 우) 프놈끄라옴에서 바라본 톤레삽 호수 주변 총크니어 마을


톤레삽 호수 총크니어 마을

톤레삽 호수 총크니어 마을


Q. 김현중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먼저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김현중이라고 하고요. 올해 58세 되었습니다. 가족으로는 아내와 딸이 둘이 있습니다. 현재는 제 개인 사업을 조그맣게 하고 있습니다.

Q. 캄보디아에는 언제 처음 오셨고, 어떠한 계기로 톤레삽 호수의 마을 주민들에게 생수와 쌀을 나누어 주는 봉사를 하시게 되었나요?
A. 2017년 2월 초 다른 지인 가족과 함께 캄보디아에 골프 여행을 온 일이 있었습니다. 그때 처음 캄보디아라는 나라를 접하게 되었지요. 골프 여행으로 왔을 때는 일정대로 움직이다 보니 이 지역의 실상을 알지 못했었습니다. 그 뒤로 업무 관계상 베트남을 방문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었는데, 출장과 겸해서 베트남과 가까운 캄보디아도 종종 오곤 했었습니다. 제가 개인 사업을 하다 보니까 현지를 잘 알아야 하겠더라고요. 그 과정에서 톤레삽 호수도 와 보게 되었고 호수 주변 마을에 어렵게 사는 현지인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이분들에게 어떠한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고요. 쌀과 생수를 나누어 주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면서 그 활동을 지금까지 계속해서 이어오고 있습니다.


주민들에게 나누어 주려고 준비한 쌀

주민들에게 나누어 주려고 준비한 쌀


쌀을 나누어 주고 있는 김현중님

쌀을 나누어 주고 있는 김현중님


봉사 활동에 도움을 주고 있는 현지인과 즐거운 대화

봉사 활동에 도움을 주고 있는 현지인과 즐거운 대화


Q. 톤레삽 호수 주변에 사는 캄보디아 사람들은 캄보디아 사람 중에서도 아주 가난한 사람들이 많이 사는 지역입니다. 이 지역에 어떠한 봉사를 하고 계시는지 좀 더 상세하게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제가 캄보디아에 왔을 때 톤레삽 호수의 수상 가옥에 사시는 분들과 프놈끄라옴(톤레삽 호수 북쪽에 있는 산) 주변에 아주 어렵게 사시는 분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분들에게 어떻게 봉사해야 도움이 될까 고민을 많이 하였는데요. 역시 먹고 마시는 것이 제일 중요할 것으로 생각이 되더라고요. 부족하게 먹어서 병에 걸리고 오염된 물을 마셔서 병에 노출되기 때문에 근본적인 원인인 먹고 마시는 부분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우선 톤레삽 호수 주변에 있는 총크니어 마을의 특히 어려워 보이는 가정부터 생수를 나누어 주기 시작하였습니다. 생수통이 없는 집들은 20리터짜리 생수통도 2통씩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이삼 주 후면 생수가 다 떨어지기 때문에 그때 다시 와서 생수를 나누어 주고 그랬습니다. 2021년 초부터는 쌀을 조금씩 나누어 주기 시작하였고요. 올 2022년 초부터는 본격적으로 나누어 주는 쌀의 양을 늘리고 있습니다.

Q. 현재 톤레삽 호수의 총크니어 마을의 주민들에게 생수와 쌀을 나누어 주고 계시는데요. 대략 몇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혜택을 받고 있는지 여쭈어봐도 될까요?
A. 처음에는 50명에서 100여 명 정도로 해서 식수만 나누어 주었는데요. 나누어 주다 보니까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너무 많아서 어떻게 지금까지 넓히고 넓히다 보니까 300가구까지 혜택을 드리고 있는 거 같습니다. 또 300가구 외에 NGO 단체에서 하는 학교가 한 곳이 있는데 그곳에 수도가 없어서 수도 시설을 설치해주고, 또 교실에 전등이 없어서 태양광 등도 설치해 주고 그러다 보니까 이제는 제가 여기서 더 늘리기에는 한계가 있는 거 같습니다. 이제 300가구 내에서 조금씩 지속해서 나누어 주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톤레삽 호수 주민들에게 쌀과 생수를 나누어 주는 봉사를 통해서 김현중님께서 기대하는 주민들의 변화하는 모습에 대해 들어보고 싶습니다.

A. 우선, 제가 톤레삽 호수 주민들에게 식수를 나누어 드린 이유가 오염된 물을 마시지 않게끔 하려는 것이었거든요. 그러기 위해서는 위생 관념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위생에 대한 각인을 할 수 있게 식수를 나누어 드리면서도 항상 다시 한번 위생에 대해 주지시킵니다. 더러운 물을 마시지 말고 위생적으로 살아야 한다고요. 그러다 보면 먹는 것도 똑같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집 주위도 깨끗이 하라고요. 항상 제가 가면 "깨끗이 깨끗이" 이렇게 말하거든요. 쓰레기도 집 앞에 막 버리지 말고 잘 모아서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고요. 이런 위생 관념이 생겼으면 좋겠고요. 그다음에 이렇게 도움을 주면은 그 행동에 고마움을 알아야 하고 본인들의 형편이 지금보다 나아지면 나중에 본인들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에게도 반드시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그런 개념을 심어 드리고 싶습니다. 도움을 받는 톤레삽 호수 주민들 가운데서도 이러한 부분을 이해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그렇지 못한 분들도 계시는데요. 계속 진행하다 보면 차차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을까요. 하루아침에 바뀔 부분은 아니고요. 저도 지속적인 봉사로 그들과 함께할 생각입니다.


생수 나누어 주기

생수 나누어 주기


생수통을 가지고 물을 받으러 오는 아이들

생수통을 가지고 물을 받으러 오는 아이들


생수통을 받은 엄마와 밥을 먹고 있는 아이

생수통을 받은 엄마와 밥을 먹고 있는 아이


Q. 수년에 걸쳐 톤레삽 호수 주민들에게 봉사해오시고 계신데요. 봉사 방법에도 처음 시작했을 때와 지금은 변화된 모습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A. 처음에 톤레삽 호수의 주민들에게 식수를 나누어 드렸을 때는 정말 두서없이 나누어 드렸던 거 같습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지금은 어느 정도 체계가 잡힌 거 같은데요. 총크니어 마을 주민들 중에서도 최 극빈층 가정을 먼저 나누어 드리고요. 예를 들자면 식료품 가게라도 운영하시는 분들은 물이 있으니까 지원에 있어서 후순위로 하고 있습니다. 후원을 계속하다 보니까 주민들의 의식도 조금씩 변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물과 쌀을 나누어 드리면서 계속해서 청결과 위생에 대해서 강조해서 얘기하다 보니까 제가 집 주변에 가면은 어떤 집은 바로 빗자루 들고 청소부터 하는 집이 있어요. 저를 보자마자요. 그리고 식수를 한 집에 한 통씩 나누어 드리면 나누어 드려야 할 집에 사람이 없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 집에 사람이 없으면 옆집에서 그 집에 물통을 대신 가지고 와서 물을 받아다가 주기도 하고 서로 돕는 그런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톤레삽 호수 주민들의 인식이나 생활 방식이 그래도 조금씩 변해 가고 또 저를 기억해주시고 마을 주민 중에는 자기 일처럼 발 벗고 쌀과 생수를 나누어 드릴 때 도움을 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리고 제 지인 중에 제가 톤레삽 호수 주민들에게 봉사 활동을 하는 것을 알고 동참하고 싶다며 도움을 주시는 분들도 생겨나더라고요. 이러한 모습들을 통해 제가 더 지속해서 봉사 활동을 할 수 있게 하는 계기들이 되는 것 같습니다.

Q. 제가 생각하기에 이렇게 개인적으로 톤레삽 호수 총크니어 마을에 후원하시는데 있어서 많은 난관이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되는데요. 특히 지원하는 데 있어서 경제적인 면이라든지요. 그래서 향후 개개인 혹은 다른 기관이나 단체 등과의 협력 관계를 통해서 톤레삽 호수 총크니어 마을이 어떠한 모습으로 변했으면 좋겠는지 구상하시는 부분이 있다면 들어보고 싶습니다.
A. 준비해온 식수를 마을 주민들에게 나누어 주는 모습을 볼 때 느끼셨겠지만 톤레삽 호수 총크니어 마을 주민들의 환경은 정말 열악합니다. 나무 기둥을 세워 집을 만들었고요. 생활을 통해 나온 쓰레기들은 바로 본인들의 집 주변에 그대로 버리는 게 일반적인 모습입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하고 있는 것이 분명 제힘으로는 부족한 부분이 있기에 어느 단체를 통해 조직적으로 기금이 모인다고 한다면 저는 이 마을에 집을 지어주고 싶습니다. 큰 집이 아니고 우리나라에 조립식 건물들 같은 것이 있어요. 이곳에 조립식 집들을 지어서 이곳에 1호, 2호, 3호 집 이렇게 해서 상하수도 시설도 갖추고 넓히고 넓혀서 이 마을에 공동체를 형성하게 되면 그곳에 쓰레기 분리수거장 그리고 음식물도 분리수거 하는 장소 등을 갖추어서 생활환경이 개선되게끔 하고 어느 정도 주거가 안정되면 그 부분에서 일자리 등이 생겨납니다. 이런 공동체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 마을 주민들을 고용하고 그분들에게 정기적인 월급을 주어서 일자리를 만들어 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제 희망 사항이지만 100호 집까지 지어주는게 제 꿈입니다.

Q. 좀 사적인 질문인데요. 톤레삽 호수 마을에 봉사 활동하면서도 그 외 시간은 여유로운 시간도 있을 것 같은데요. 그리고 현재 8월인데요. 캄보디아의 8월은 우기라서 덥기도 하고 스콜성의 비로 습하기도 해서 날씨로 인해 조금은 짜증도 날 것 같습니다. 그러한 부분들을 어떻게 관리하고 계시는지 그리고 쉬는 날에는 주로 어떻게 시간을 보내시고 계시는지 듣고 싶습니다.
A. 제가 봉사 활동으로 캄보디아를 택했던 이유가 제가 추위를 워낙 많이 타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캄보디아에 와서 생활해 보니 캄보디아 더위는 한국의 추위를 초월하기도 하더라고요. 그 정도로 덥더라고요. 제가 평상시에 운동을 잘 하지 않는데요. 최근에 자전거를 구입했습니다. 아침에 일찍 해가 뜨기 전인 5시 반부터 7시까지 앙코르와트 주변으로 형성된 자전거 도로로 나가 운동을 하고 나서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하고요. 제 회사가 조그맣지만 그래도 사업을 유지해야 하니까 제 일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 외 시간에는 시엠립에 지인들과 차도 한잔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고요. 또 제가 허리 디스크가 좀 있어요. 캄보디아 전통 마사지를 받으면서 제 허리가 정말 좋아졌습니다. 허리가 좋아지니까 자전거로 접하기 힘든 지역을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게 돌아다니며 살피게 되더라고요. 시엠립시 외곽 지역에 있는 마을도 돌아다니며 제 머릿속에 여러 구상을 하게 됩니다. 제 역량을 그곳까지 뻗치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지만 여러 곳을 둘러보면서 하루를 보람차게 보내고 있습니다.


톤레삽 호수 총크니어 마을에서 쌀과 생수 나눔 활동을 하고 있는 김현중님

톤레삽 호수 총크니어 마을에서 쌀과 생수 나눔 활동을 하고 있는 김현중님


Q. 다른 가족분들은 현재 한국에 있고 혼자 시엠립에 와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혼자 타지에 나와 계시니 가족분들께서 걱정이 많을 것으로 생각이 되는데요. 캄보디아에서 홀로 봉사의 삶을 살고 계시는 아버지 그리고 남편에 대해서 제 개인적으로 보기에는 다른 가족분들은 봉사의 삶에 대해서 이견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A. 네. 극구 반대했었죠. 제 아내도 마찬가지고요. 제 두 딸도 대학을 다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고 있는데요. 딸들에게도 제가 살고자 하는 삶의 자세 그리고 취지에 관해서 설명을 다 해줬습니다. 나는 60살이 되기 전에 은퇴하고 싶고 은퇴 이후에는 보람 있는 일들을 하고 싶다고요. 한국에 있을 때도 많지는 않지만 봉사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고 해서 아버지가 캄보디아에 가서 봉사 활동한다고 했을 때 처음에는 반대했지만, 지금은 적극적으로 제가 하는 일에 대해 응원을 해주고 있습니다. 제 아내는 사실 지금까지도 제가 하는 일을 못마땅해합니다. 당연히 저도 아내의 생각에 대해 이해를 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어떻게 하겠습니까? 저도 정말 어렵게 자랐고 힘들게 공부를 했기 때문에 캄보디아 사람들의 가난한 삶을 조금은 알고 있습니다. 지금은 그래도 남편이 하는 봉사의 삶에 대해 이해를 해주고 있어서 조금은 제 맘이 놓입니다. 나중에 우리 가족들도 여기에 와서 직접 체험해보면 조금 더 나아지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톤레삽 총크니어 마을 주민들에게 쌀과 생수를 나누어 주느라 힘든 가운데에도, 인터뷰에 응해 주신 김현중 님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조남인
 캄보디아 조남인
 세코트레블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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