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이색 주류 찾는 말레이시아 젊은층의 요즘 선택은 한국 소주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2.08.18

한국산 소주가 말레이시아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5년 전만 해도 소주는 한국 음식점에서만 찾아볼 수 있었으나, 지금은 젊은 현지인들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 찾을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을 이끈 것은 바로 진로(JINRO)다. 브랜드 진로의 말레이시아 소주 수출액 성장률은 2016년 대비 2020년에 5배 증가해 동남아시아 수출국 중 성장률 1위를 기록했다. 특히 과일맛 소주인 과일리큐르의 매출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말레이시아 소주 수출액은 연평균 58% 성장률을 기록했다. 과일리큐르는 2018년 판매 비중 14%에서 2020년 55%로 증가했다.


< 최근 열린 말레이시아 식음료박람회에서 현지 업체가 한국 소주를 홍보하고 있는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 최근 열린 말레이시아 식음료박람회에서 현지 업체가 한국 소주를 홍보하고 있는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진로의 경우 말레이시아 젊은층을 중심으로 크게 성장했다. 이 같은 성장은 진로가 현지 젊은세대의 수요를 적극 반영했기 때문이다. 진로는 두꺼비 캐릭터를 활용한 제품, 포토존 등을 마련해 20대와 30대를 공략했다. 젊은 세대가 많이 찾는 술집과 음식점에 두꺼비 캐릭터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맥주와 소주를 섞어 마시는 소맥타워를 배포했다. 또한 한국 식료품점에서나 구할 수 있던 소주를 현지 슈퍼마켓에 유통하며 진입 문턱을 낮추었다. 특히 대형 슈퍼마켓에 소주잔이 포함된 진로 제품을 유통해 집에서 술을 마시는 말레이시아인들에게 인기가 많다. 평소 한국 소주를 즐기는 응리앙(Eng Liang) 씨는 “집에서 넷플릭스를 보면서 친구들과 소주를 마시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소주잔과 함께 판매하는 진로 제품을 보면 늘 구매하고는 한다”고 전했다. 응리앙씨는 말레이시아에서 소주 인기가 늘어난 것을 실감한다면서 “한국 식당이 아닌 집 근처 음식점이나 술집에 가서도 늘 소주를 주문할 수 있다”고 말했다.


< 현지 술집에서 판매하는 한국 소주 - 출처: 통신원 촬영 >

< 현지 술집에서 판매하는 한국 소주 - 출처: 통신원 촬영 >


말레이시아는 2016년 기준, 노르웨이와 싱가포르에 이어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주류 세금을 부과하지만, 2011년 기준 전 세계에서 10번째로 많은 주류 소비 국가다. 그러나 전체 주류 소비량 중 맥주 소비가 76%에 달할 정도로 맥주에 대한 선호도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맥주가 무더운 날씨에 부담 없이 즐기기에 제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맥주 소비가 한국의 소주를 섞어먹는 소맥 문화로 옮겨가며 주류 문화가 바뀌고 있다. 이는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적은 젊은 세대는 적은 돈으로 빨리 취하는 소맥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또한 말레이시아인들의 취향이 폭음보다는 술을 음미하는 쪽인 만큼 값도 싸고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소맥을 찾는 것으로 나타난다.


< 동남아시아에서 흔히 마시는 타이거 맥주에 한국 소주와 생과일을 섞어 만든 칵테일이 현지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 동남아시아에서 흔히 마시는 타이거 맥주에 한국 소주와 생과일을 섞어 만든 칵테일이 현지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 생과일에 한국 과일맛소주를 섞어 칵테일을 만들고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 생과일에 한국 과일맛소주를 섞어 칵테일을 만들고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색다른 경험과 개성을 추구하는 젊은세대에게 소주를 기본으로 여러 가지 배합을 시도해 보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런 수요는 몇몇 한국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취향을 넘어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 현지 음식점에 가면 소주와 맥주에 생과일을 넣어 준다든가 희석식 음용 식초인 미초를 넣은 칵테일 등 다양한 한국 주류를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일부 매장은 특별한 한국 소주를 찾는 소비자를 위해 한국의 지역 소주나 증류식 소주인 일품진로 등을 판매해 눈길을 끈다. 현지 대학원생인 시오인(Siow Yin) 씨는 “한국에는 한라산처럼 다양한 지역 소주가 많아 나에게 맞는 최상의 소주를 찾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의 증류식 소주는 현지 전자상거래나 슈퍼마켓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어 즐겨 먹는다며 한국 소주가 유행인 만큼 젊은층 사이에서 소주는 더욱 인기가 많아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현지 맥주보다 가격대가 높은 한국 소주를 찾는 발걸음이 늘고 있다. 한류 확산으로 한국 주류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데다 취향에 따라 다르게 먹을 수 있는 한국 소주가 희소성과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층의 특성과도 잘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최근 다양한 한국소주가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주류가 말레이시아의 새로운 술 소비 문화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 출처: 통신원 촬영


참고 자료
- 《CNB Journal》(2021. 05. 04). '[酒 확대 ②] 한국 소주 급부상 … 아시아의 주류 지형도 바꾼다'
(https://weekly.cnbnews.com/news/article.html?no=138659)




홍성아

성명 : 홍성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통신원]
약력 : 현) Universiti Sains Malaysia 박사과정(Strategic Human Resource Manag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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