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중국 속의 작은 한국 조선족 자치주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2.08.23

중국은 간체자를 사용할뿐더러 언어 자체가 달라 사실상 중국어를 배우지 않고서는 중국 생활이 어렵다고 볼 수 있다. 특히나 지역 간 방언이 심해 기본적으로 표준말만 배우는 외국인의 경우는 그 지역의 방언을 알아듣기 어렵다. 충칭 또한 방언이 아주 심한 지역 중 한 곳이다. 중국에서 한국어로 생활하더라도 거의 어려움이 없는 도시를 고른다면 아마도 길림성(吉林省, 지린성)의 연길시(延吉市, 옌지)일 것이다. 연길시는 연변조선족 자치주(延边朝鲜族自治州)의 주도(州都)로, 도문시(图们市), 돈화시(敦化市), 용정시(龙井市), 혼춘시(珲春市), 화룡시(和龙市) 등 총 6개의 현급시와 안도현(安图县), 왕청현(汪清县) 등 2개의 현으로 이루어져 있다.


< 연길의 전통시장인 수상(水上) 시장의 모습 - 출처 : 통신원 촬영 >

< 연길의 전통시장인 수상(水上) 시장의 모습 - 출처 : 통신원 촬영 >


연길시의 거리에는 모든 간판에 한국어가 적혀있다. 공항 혹은 버스의 안내 방송 또한 한국어가 가장 먼저 나온다. 연변 조선족 자치주의 총 인구는 2020년 말 기준 204만명 가량이며, 그 중에서 조선족은 73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35%를 차지한다. 현재는 60%가 한족으로 이는 한중 수교 이후 이 지역에 사는 많은 동포들이 경제 활동을 위해 한국으로 떠났고, 그 이후에도 수입을 위해 대도시로 떠나게 되면서 차츰 조선족의 비율이 줄어들게 된 것이다. 현재는 조선족 자치주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이다.

< 한국에서 온 손님들을 위해 아리랑 합창을 준비하는 동포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

< 한국에서 온 손님들을 위해 아리랑 합창을 준비하는 동포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


조선족 자치주의 주도인 연길시는 조선족 자치주에서 동포들이 가장 많이 사는 곳으로 인구의 약 57%인  30만명이 이곳에 거주한다. 중국에서 어느 정도 거주해  본 한국인이라면 실제 길거리에서 느낌으로 동포와 중국인을 어느 정도는 분간할 수 있을 정도이다. 그 외 도시 인구 비율에서 동포가 가장 많이 거주하는 도시는 용정(龙井)인데 이곳은 대략 70%이상이 동포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도시는 항일운동 유적지 뿐만 아니라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인 윤동주 생가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민속촌 안에 100년이 넘은 전통가옥은 예전의 조선족 거주지에서 그대로 옮겨와 복구한 것이다. 9월 3일은 조선족 자치주 70주년으로 연길의 많은 곳이 이를 위해 재정비를 하고 있는 중이다.


< 연길 인민공원의 재정비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 연길 인민공원의 재정비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 연길 인민공원의 재정비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하지만 현재 조선족 밀집 거주지역이자 강 건너로는 북한을 인접하고 있는 용정지역은 철저히 한국인을 통제하고 있다. 조선족 거주지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도문(두만강 너머로 북한을 바로 바라볼 수 있음)으로 가는 길은 공안의 철저한 검사와 복잡한 절차를 통해야만 통과할 수 있다. 도문으로 통하는 강변 길 바로 건너로는 바로 2-300미터도 안되는 거리에서 북한을 바라볼 수 있어 한국인의 경우는 핸드폰 혹은 사진기 촬영 내용 확인 등 상당히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 연길의 민속촌을 대중에게 개방한 첫 날 많은 사람들이 찾았고, 젊은이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


< 연길의 민속촌을 대중에게 개방한 첫 날 많은 사람들이 찾았고, 젊은이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

< 연길의 민속촌을 대중에게 개방한 첫 날 많은 사람들이 찾았고, 젊은이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


특히 올해는 연변 조선족 자치주 성립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연길시는 도시 전체가 이 70주년 기념 축제를 준비하기 위해 상당히 분주했다. 공공기관 건물들은 주차장부터 낙후된 여러 기반 시설들을 보수 중이며, 시내 민속촌은 정식 오픈 전 대중에게 임시 개방을 통해 기념 축제 분위기를 한 컷 더 돋구었다. 연길시내의 대표적인 공원이자 오래된 공원인 인민공원은 그야말로 공원 내 땅부터 조경까지 대대적인 보수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주민들은 이 공사가 이미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으므로 상당히 오랜 시간 불편함을 감수하였기에 9월 3일 새로 단장할 인민공원의 모습을 더욱 기대하고 있다.


< 가마솥이 아주 정겹게 느껴지는 수상시장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다양한 먹거리가 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

< 가마솥이 아주 정겹게 느껴지는 수상시장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다양한 먹거리가 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


물론 억양은 많이 다르지만 같은 말을 하며, 같은 조상을 얘기하는 동포들과의 자리에서는 긴 시간이 흐른 만큼의 시각차와 사상의 차이는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아직까지 변하지 않고 서로가 동의하고 현저히 느끼는 것은 같은 동포로써 서로가 돕고 더 강해질 수 있도록 다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는 점이다. 모두가 코로나19 여파로 교류 조차도 할 수 없는 현재의 많은 어려움을 호소했다. 또한 이 지역은 한중 간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는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곳으로 긴 기간동안의 동포들의 어려움도 충분히 이해가 갔다. 한 달도 남지 않은 기념 축제를 앞두고 이미 정부로부터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타도시 이동에 대한 제한이 있어 지역민들은 서운한 기색이 역력하다. 코로나19가 하루 빨리 종식되고 중국의 동포들과 예전과 같은 활발한 교류와 더불어 자치주 내의 많은 동포들의 생활도 더 윤택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사진출처: 통신원 촬영




한준욱

성명 : 한준욱[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중국(충칭)/충칭 통신원]
약력 : 현)Tank Art Center No41.Gallery Director 홍익대 미술학과, 추계대 문화예술경영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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