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지역의 장소를 예술로 재해석하는 산미니아토 연극 축제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2.08.24

산미니아토(San Miniato)는 이탈리아 투스카니 지방의 피사 지방에 있는 마을로 에골라(Egola)와 엘사(Elsa) 강 계곡 사이에 세 개의 작은 언덕 꼭대기에 위치해 있다. 산로코(San Rocco) 수호 성인의 발자취를 따라 있는 순례자 길이기도 한 산미니아토에서 8월 10일부터 16일까지 국제 연극 축제가 열렸다. 우리나라 말로 ‘대중적 사고의 축제’라는 뜻을 가진 ‘페스티벌 델 펜시에로 포폴라레(The Festival del pensiero popolare)는 올해 16회를 맞아 지역의 공간을 예술로 재해석하는 독특한 지역 축제로, 지역과 대중, 타지역 방문자들에게 의미 있는 행사로 자리 잡고 있다.


이번 축제는 비콜로카르보나이오(Vicolo Carbonaio) 정원과 산책로, 산미니아토 보나파르테광장(Piazza Bonaparte San Miniato), 아름다운 프레스코화가 있는 산도메니코 교회(Chiesa di San Domenico)와 산티시모크로치피쏘 교회(Chiesa del Santissimo Crocifisso)와 그 외 산미니아토의 곳곳에서 연극, 거리 퍼포먼스, 설치 미술 전시, 워크숍, 음악 콘서트 등이 풍성하게 열렸다. 올해 축제에는 싱어송라이터이자 배우 페페 볼타를리(Peppe Voltarelli), 최근 저서를 출판한 아네트 헨맨(Annet Henneman), 이탈리아 예지 그로토프스키-토마스 리처드 워크센터 단원이였다가 현재는 브라질에서 활동하고 있는 배우 길리에르메 커힘(Guillherme Kirchheim), 베를린의 연극 집단 Theatre X 등 국제 게스트와 산 미티아토 출신 배우와 뮤지션들이 참가했다.


< 페스티벌 델 펜시에로 포폴라레 포스터 - 출처: 통신원 촬영 >

< 페스티벌 델 펜시에로 포폴라레 포스터 - 출처: 통신원 촬영 >


12일 금요일 밤, 성 세바스티아노와 로코의 성사(Oratorio dei Santi Sebastiano e Rocco)에서 열린 길리에르메의 연극 <난파선(Naufragio)>은 밤 9시쯤 보나파르테 광장 한 쪽에서 길리에르메의 노랫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시작되었다. 거친 옷에 맨발로 어쩌면 그의 전 재산 일지도 모르는 가벼운 배낭 하나를 메고 손에는 나무 지팡이를 짚은 채 등장한 그는 마치 역병을 피하기 위해 세워졌다는 이 교회의 역사적 사건을 재현하듯 광장에 모인 관객들을 이끌고 교회로 들어가며 공연을 시작했다. 한 시간 남짓 진행된 그의 연극은 교회의 문을 닫지 않은 채 진행되었고, 극의 중간 쯤 밖에서 갑자기 쏟아지는 비를 피해 교회 안으로 들어 오는 사람들을 마치 극의 일부인 양 포용하는 모습도 재미있었다.

< 연극 ‘난파선’의 한 장면 - 출처: 통신원 촬영 >

< 연극 ‘난파선’의 한 장면 - 출처: 통신원 촬영 >


지역 매체 《고뉴스(Gonews)》와의 인터뷰에서 프란체스코 무그나리(Francesco Mugnari) 페스티벌 예술 감독은 '예술은 지역 공동체와 소통을 통해 창작의 길을 열 수 있습니다. 이번 축제에서 사람들은 파티와 놀이, 제의가 동시에 벌어지는 곳에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침묵과 놀라움, 토론이 일어나는 광경을 보게 될 것입니다. 팬데믹과 전쟁의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예술이 사람을 위해 일하고, 그로 인해 현실이 변화하고 보다 나은 세상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라고 전했다.


< 전 세계에서 축제를 위해 모인 예술가들 - 출처: 축제 페이스북 계정(@festivaldelpensieropopolare) >

< 전 세계에서 축제를 위해 모인 예술가들 - 

출처: 축제 페이스북 계정(@festivaldelpensieropopolare) >


< 페데리카의 공연 장면 - 출처: 축제 페이스북 계정(@festivaldelpensieropopolare) >

< 페데리카의 공연 장면 - 출처: 축제 페이스북 계정(@festivaldelpensieropopolare) >


워크숍과 레지던시 프로그램 참가를 위해 미국 시카고에서 온 배우 케이티 마찌니(Katie Mazzini)는 6일 동안의 프로그램을 모두 관람하고 참가한 소감으로 '정말 풍성하고 의미 있는 축제였다'고 전했다. 케이티는 계속해서 '아름다운 이탈리아 토스카나 소도시에서 펼쳐지는 모든 프로그램이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특히 중세 시대에 군사 전략적 요새로 지어진 도시와 도시 밖을 연결하는 비밀 통로로 쓰였던 비콜로 카르보나이오 산책로를 따라 펼쳐졌던 거리 공연이 독특했다. 보나파르테 광장 주변에서 공연했던 페데리카 마푸치(Federica Mafucci)의 코메디 공연이 기억에 남는다. 페데리카와 같이 재능있고 특별한 배우들을 만난 것이 이번 축제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였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페스티벌 델 펜시에로 포폴라레는 산미니아토코무네(Comune di San Miniato)와 산미니아토저축은행(Fondazione Cassa di Risparmio di San Miniato), 산미니아토교구 등 지역의 공공 단체와 기업들의 다양한 투자와 후원으로 이루어졌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 Festival del pensiero popolare/Palio di San Rocco Pellegrino 페이스북 계정(@festivaldelpensieropopolare),
https://www.facebook.com/festivaldelpensieropopolare/

참고자료
- 《Gonews》 (2022. 8. 3). Teatro e comunità, torna il Festival Pensiero Popolare-Palio di San Rocco,
https://www.gonews.it/2022/08/03/festival-pensiero-popolare-palio-san-rocco-san-miniato-2022/




백현주

성명 : 백현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이탈리아/피사 통신원]
약력 : 전) 뮤지컬 <시카고>, <스팸어랏>, <키스미 케이트>, <겨울 나그네>, <19 그리고 80>, <하드락 카페> 등 출연 한영 합작 뮤지컬 작, 연출 현) 이탈리아 Theatre No Theatre 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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