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콜론극장에서 펼쳐진 피아노의 여제 마르타 아르헤리치과 임동혁의 공연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2.08.29

살아있는 피아노의 전설로 여겨지는 '피아노의 여제' 마르타 아르헤리치(Martha Argerich)를 기리는 '아르헤리치 페스티벌 (Festival Argerich)'이 지난 14일(일)부터 18일(목)까지 콜론극장(Teatro Colón) 에서 개최됐다. 마르타는 일찍이 아르헨티나를 떠나 스위스 국적을 취득하고 유럽에서 대부분의 일생을 보냈지만, 여전히 아르헨티나인들이 가장 사랑하고 열광하는 음악가이다. 연례행사로 매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콜론 극장에서 열린 아르헤리치 페스티벌에서는 세계 여러 지역의 음악가를 초대해 단독 및 협연을 진행했는데, 코로나19로 3년 만에 개최되는 만큼 이번 페스티벌은 단연 아르헨티나인들이 기다리던 올해의 공연이다. 때문에 현지 언론도 그녀의 귀환을 두고 수많은 언론 보도를 내 보냈다.


<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마르타 아르헤리치(Martha Argerich) - 출처: 콜론극장 제공(Arnaldo Colombaroli) >

<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마르타 아르헤리치(Martha Argerich) - 출처: 콜론극장 제공(Arnaldo Colombaroli) >


아르헨티나 출신의 피아니스트로, 80세가 넘은 나이에도 활발한 연주 및 앨범 발매 활동을 하고 있는 세계적인 거장 마르타 아르헤리치는 8살 데뷔 이후,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에서 피아노 리사이틀 공연을 하며, 탁월한 재능과 명성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12세에 당시의 대통령이던 후안 페론(Juan Peron)이 그녀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외교관이던 마르타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일부러 오스트리아 대사관에 파견한다. 대통령이 그녀가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성장할 수 있도록 유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지지한 것이다. 덕분에 16살인 1957년에는 이탈리아의 부조니 국제 콩쿠르와 제네바 국제 콩쿠르에서 모두 우승하며 세계에 이름을 떨쳤다.

이후 1965년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을 차지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해온 아르헤리치는 1980년대 이후부터는 독주보다는 협주나 실내악 연주에 많이 매진하는 모습이다. 물론 공연과 별도로 종종 피아노 독주 음반을 발매하고 있다.

2019년에는 BBC 매거진에 발표한 '피아니스트가 뽑은 사상 최고의 피아니스트' 순위에서 9위를 차지해, 예술가들 사이에서 인정받는 예술가로서 그녀의 명성을 재확인했다. 마르타 아르헤리치는 실제 10위 내 연주자 가운데 유일한 여성이자 유일한 생존자로, 이 결과는 명실상부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피아니스트가 누구인지를 증명한 셈이다.

특히,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한국이 낳은 세계적 피아니스트 임동혁씨가 함께 한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 부 에노스아이레스 필하모닉과 협연한 임동혁의 공연 관련 언론보도 - 출처: 'Clarin' >

< 부 에노스아이레스 필하모닉과 협연한 임동혁의 공연 관련 언론보도 - 출처: 'Clarin' >


임동혁은 2001년 프랑스 롱티보콩쿠르 최연소 우승 이후 퀸 엘리자베스, 차이콥스키, 쇼팽 등 이른바 3대 콩쿠르에 수상한 피아니스트이다. 일찍이 마르타는 2000년 초반 주목받던 신인 임동혁을 눈여겨보고 데뷔 음반을 낼 수 있도록 후원한 후, 현재까지 누구보다 임동혁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사실 그때 낸 음반으로 2001년 프랑스 최고음반상인 황금 디아파종상을 수상하며 임동혁을 세상에 알리게 되는 계기를 제공했으니, 그 누구보다 큰 역할을 한 셈이다.

지난 2019년 5월에는 한국에 방문한 임동혁씨와 마르타 아르헤리치가 예술의전당에서 라흐마니노프의 <교향적 무곡>을 연주해 40세의 나이 차이를 뛰어넘는 우정과 격려의 관계를 과시했다.

이 때문일까, 아르헨티나의 주요 일간지 《라나시온(La Nacion)》지는 8월 17일 수요일 지면으로 한국의 피아니스트 임동혁에 대한 인터뷰를 보도하며 클래식 음악계의 '코리안 붐'을 다뤘다. 그는 '20년 전 자신과 형의 국제콩쿨 수상을 시작으로 많은 한국인들이 클래식 음악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수상을 하는 것만큼이나 무대공포증과 긴장감, 자기와의 싸움에서 지지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또 한국의 전쟁과 분단 역사가 한국 사회의 교육열로, 또 인내와 경쟁 속 압박 속에 강한 우리 세대를 낳았다며, '코리안 붐'이 단지 우연이 아니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아르헤리히 페스티벌은 35세 이하의 젊은이들에게는 200페소라는 단돈 2천원 정도에 입장권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청년 관객들이 눈에 띄었다. 청년들이 클래식 공연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한 것이다.


< 8월 17일 4-5면에 보도된 임동혁과의 단독 인터뷰 기사 - 출처: 'La Nacion' 스캔 >

< 8월 17일 4-5면에 보도된 임동혁과의 단독 인터뷰 기사 - 출처: 'La Nacion' 스캔 >



참고자료
- 《Clarin》 (2022. 8. 19). Crítica: buena Festival Argerich: Dong Hyek Lim y la Filarmónica de Buenos Aires, en una noche con tropiezos,
https://www.clarin.com/espectaculos/musica/festival-argerich-dong-hyek-lim-filarmonica-buenos-aires-noche-tropiezos_0_xqnhdtq8T8.html


- 콜론극장(Teatro Colón) 공식 홈페이지,
https://teatrocolon.org.ar/es




이정은

성명 : 이정은[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아르헨티나/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약력 : 현) 부에노스아이레스대학교 사회과학부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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