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언론분석] 동아시아 미술 시장 이끄는 서울에 독일의 관심 집중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2.09.08

지난 9월 2일, 서울에서 개막한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Frieze)'에 대한 독일 언론의 관심이 뜨겁다. 아트페어의 명성만큼 독일에서도 개막 소식이 비중 있게 전해졌으며, 특히 서울이라는 공간이 주목을 받았다. 그동안 아시아의 예술 시장을 이끌던 도시는 홍콩과 상하이였다. 이제는 서울이 새로운 아시아 예술 수도로 떠오르고 있다.


독일의 유력 일간지 《FAZ》는 9월 2일 '한국은 점점 더 매력적인 곳이 되고 있다'는 제목으로 프리즈 개막 소식을 알렸다. 문화예술면 편집인 우르줄라 셰어(Ursula Scheer)는 '프리즈 아트페어가 서울에 도달했고, 동아시아 미술 시장의 주권을 두고 벌이는 동아시아 대도시 간의 경쟁에 강력한 이정표를 세웠다'며, '물론 아직까지는 홍콩이 훨씬 더 많은 매출을 달성하지만, 홍콩의 정치적 상황은 앞으로도 그럴 것인가'와 같은 의문을 제기했다. 중국의 강력한 코로나19 대책도 아트 바젤 홍콩처럼 예술씬을 어렵게 만든다고 보도했다. 이어 서도호, 이불, 박서보, 서세옥, 양혜규 등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한국 예술가와 함께 한국 문화 콘텐츠 시장을 언급했다. 케이팝은 물론 한국 영화와 한국 음식 등 세계적인 문화 상품에 이어 한국 미술 시장이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 서울에서의 프리즈(Frieze) 개막 소식을 보도한 독일 언론 - 출처: 'FAZ' >

< 서울에서의 프리즈(Frieze) 개막 소식을 보도한 독일 언론 - 출처: 'FAZ' >


예술 전문 매거진 《Monopol》도 서울을 주목했다. 《Monopol》은 8월 31일 '프리즈 서울, 더 빨리, 더 높이, 더 멀리'라는 제목의 기사를 발행하며 예술 중심지로서 한국 수도 서울의 중요성이 빠르게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FAZ》와 마찬가지로 '영화나 대중문화뿐 아니라 현대 미술에서도 한국 붐이 일고 있다. 유럽과 북미에서 아시아 시장을 잇는 교두보로서 홍콩을 대체하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한국은 점점 더 매력적인 곳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Monopol》은 글래드스톤, 타데우스 로팍, 페이지 갤러리 등 유럽과 북미의 주요 갤러리가 서울 지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대나 아모레퍼시픽 등 한국 기업들도 미술 전시관을 통해 미술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이 프리즈 아트페어 이전에 이미 세계적인 미술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었다는 뜻이다.

《Monopol》이 보는 한국의 미술은 젋고, 기술지향적이며, 셀럽 문화와도 연결되어 있다. 빅뱅의 멤버 탑은 미술 애호가로 유명하고, BTS는 2020년 세계적인 전시 프로젝트를 수행한 바 있다. BTS 리더인 RM은 SNS를 통해 예술에 관한 글을 공유하는 등 연예인들을 통해 예술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현상을 짚었다.


< 프리즈 아트페어 개막에 맞춰 발행한 리만머핀 서울 갤러리 손엠마 대표와의 인터뷰 기사 - 출처: 'WELT' >

< 프리즈 아트페어 개막에 맞춰 발행한 리만머핀 서울 갤러리 손엠마 대표와의 인터뷰 기사 - 출처: 'WELT' >


독일 최대 미디어 기업인 악셀 슈프링어가 발행하는 일간지 《Welt》도 8월 31일 '홍콩의 정치적 상황으로 서울이 혜택을 본다'며 프리즈 서울 개막 소식을 전했다. 《Welt》는 리만 머핀(Lehmann Maupin) 갤러리 서울 지점을 운영하는 손엠마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좀 더 생생한 이야기를 담았다.

손대표는 《Welt》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훌륭한 미술 인프라와 세계적으로 고객을 끌어들이는 지리적 이점에 대해 설명했다. 더불어 한국의 기술과 미디어 지향적인 측면도 언급됐다. 손 대표는 "미술 경영과 예술품 소장은 지금까지 매우 보수적이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NFT에 대해 인지하는 요즘, 이는 급속도로 바뀌고 있다. 한국은 기술적으로 매우 진보된 나라이다. 비디오는 이미 오랫동안 강력한 매체였고, 점점 더 많은 예술가들이 새로운 기술을 사용하는 것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수집가들은 이를 받아들이고 평가하기에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의 강점으로는 탄탄한 인프라, 다양성, 사람들의 에너지, 그리고 예술품에 대한 세제 혜택을 꼽았다.

이처럼 프리즈 서울 개막을 다룬 독일 언론 보도를 살펴보면 대부분 홍콩의 정치적 상황에 대한 반사이익을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한국이 쌓아 온 미술 시장의 인프라와 예술적 바탕이 없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프리즈 서울의 성공적인 개최를 통해 동아시아 미술 시장의 중심 도시로 한 발 더 내딛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FAZ》 (2022. 9. 4). Südkorea wird immer attraktiver, https://www.faz.net/aktuell/feuilleton/kunstmarkt/frieze-seoul-suedkorea-wird-immer-attraktiver-18288210.html

- 《Monopol》 (2022. 8. 31). Schneller, höher, weiter!, https://www.monopol-magazin.de/frieze-seoul-schneller-hoeher-weiter

- 《WELT》 (2022. 8. 31). 'Seoul profitiert von der Situation in Hongkong', https://www.welt.de/kultur/kunst/article240516595/Kunstboom-in-Korea-Seoul-profitiert-von-der-Situation-in-Hongkong.html




이유진

성명 : 이유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독일/베를린 통신원]
약력 : 전)2010-2012 세계일보 기자 라이프치히 대학원 커뮤니케이션 및 미디어학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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