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이 필요하다! 2022 추석 한마당
구분
문화
출처
스터디코리안
작성일
2022.09.23

음력 팔월 보름을 일컫는 추석. 추석은 가을의 한 가운데 달이며 팔월의 한 가운데 날이라는 뜻을 가진 연중 으뜸이 되는 명절입니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전혀 추석 분위기가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인들이 많이 모여 사는 지역은 한인회를 중심으로 추석 행사를 마련해 함께 음식도 나누고 전통 놀이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고국을 떠난 지 오래되어도 많은 한인들은 여전히 한국을 그리워하며 그 문화와 정서를 느끼며 살아가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자녀들에게도 그것을 물려주길 원하죠. 이번 추석은 저 또한 한국의 그 어떤 명절 행사보다 더욱더 한국적이고 전통적인 행사에 참석해 모처럼 추석처럼 보냈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도 한국 으뜸가는 명절 추석을 알려줄 기회로 생각되어 행사에 참석하기 전부터 큰 기대감이 있었습니다.


추석 행사에 참여해 추석을 즐기는 손님들

추석 행사에 참여해 추석을 즐기는 손님들


지난 3일 포트워스 한인여성회 주최로 열린 추석 한마당에 참석했습니다. 사실 젊은 사람들은 이러한 행사에 잘 참여하지 않는데 감사하게도 딸아이가 다니는 한글학교 학생들이 이 행사에서 합창한다고 해서 갈 기회가 생겼습니다. DFW 지역에서 개최되는 한국 명절 행사는 보통 어르신들의 참석이 많은데 이번 추석행사처럼 한글학교 아이들에게 순서를 맡겨주면 부모들과 교사들, 학교 차원에서 많이 참여할 수 있어 아이들 순서가 있으면 행사 분위기를 살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에게는 교육이 되고 어른들은 즐거움이 되니 아주 좋은 기회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포트워스 한국학교는 이 지역에서 많은 한인 행사에서 가장 먼저 섭외하고 싶어 하는 단체 중 하나입니다. 귀여운 우리 2세 아이들이 매주 모여 연습하고 갈고 닦은 한국어 노래 실력을 많은 동포와 손님들에게 선보이며 박수갈채는 물론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 아주 귀한 순서이기 때문이죠.


추석 행사에 참여한 한국학교 학생들의 모습

추석 행사에 참여한 한국학교 학생들의 모습


이날 행사는 4시부터 진행됐습니다. 저는 아이들 합창 연습을 위해 한 시간 전에 갔는데 이미 많은 사람으로 북적이고 있었습니다. 다양한 순서를 맡은 한국인들은 물론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도 함께 행사를 준비하며 돕고 있는 모습이 참 흐뭇하고 감동적이었습니다. 이번 추석엔 한국에서 어머니가 오셔서 특별한 추석이었는데, 특히 추석 행사에 손녀딸이 많은 동포 앞에서 열창하는 모습을 꼭 보여 드리고 싶었습니다. 4년 만에 손녀와 딸을 맞이한 저희 어머니께 손녀가 이곳에서도 한국어를 소홀히 하지 않고 한글학교를 통해 한국어를 잘 익히고 또 한인 행사에 참여해 학생들과 대표로 합창하는 순간에 함께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사물놀이팀

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사물놀이팀


한국을 사랑해 한인 행사 때마다 함께하는 캐리커처 화가

한국을 사랑해 한인 행사 때마다 함께하는 캐리커처 화가


일찍부터 모여든 많은 손님은 다양한 행사로 한 시간을 훌쩍 보냈습니다. 송편 만들기, 사군자 그리기 체험, 윷놀이, 투호, 캐리커처 등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놀거리가 마련돼 유익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준비된 모든 체험이 인기를 얻어 보기에도 좋았습니다. 특히 아이들은 윷놀이 외에는 접해보지 않은 놀거리라 흥미로워했고, 윷놀이 역시 대형 윷으로 참여자들이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사군자 그리기 체험하는 손님들

사군자 그리기 체험하는 손님들


송편 만들기 준비하는 한국학교 선생님들

송편 만들기 준비하는 한국학교 선생님들


전통 놀이하는 아이들

전통 놀이하는 아이들


개인적으로는 투호와 송편 만들기를 어린 두 자녀와 함께 체험해봤는데 들어 갈듯 말듯 어려운 투호와 내 마음대로 모양이 만들어지지 않는 송편 만들기 체험에 아들은 속상한 마음으로 눈물을 머금기도 했는데요. 속상한 마음도 잠시 신나는 음악과 잔치 분위기 속에 행사가 끝날 때까지 어린아이들도 잘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체험 외에도 한국 전통음식 장터를 마련해 아이들 눈에는 특이하고 새로운 한국 음식들을 마주하기도 했습니다.

포트워스 한인여성회는 2016년 처음 시작해 올해 다섯 번째 맞는 추석 행사라고 합니다. 지난 2년간 팬데믹으로 행사를 건너뛰고 모처럼 재개한 행사라 행사팀은 많은 부담감이 있었을 것입니다. 한인여성회는 1) DFW 지역 한인 동포들이 고국에 대한 향수를 달래며 화합을 도모하는 것, 2) 한인 차세대와 미국 사회에 한국 전통문화를 알리는 것을 목표로 행사를 시작했습니다. 이날 행사는 국민의례, 개회기도, 유의정 회장의 환영사, 주달라스 출장소 김명준 소장과 포트워스 한인회 김백현 회장의 축사, USPAACC 그레이스 맥더모트 회장의 격려사 등으로 1부 기념식을 진행했습니다. 유의정 회장은 "팬데믹으로 지쳐 있는 한인 동포들에게 오랜만에 단비와 같이 우리 고유의 잔치인 추석 한마당을 개최하게 돼 기쁘다.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알게 된 만큼 이번 추석에 서로 감사와 감동을 나누는 따뜻한 한가위를 보내길 바란다."라며 "앞으로도 포트워스 한인여성회는 온 마음과 정성을 담은 봉사로 DFW 지역 사회에 감사와 감동이 흘러넘치도록 지속해서 힘쓰겠다."라고 환영사를 전했습니다. 포트워스 한인회 김백현 회장은 "고향으로부터 이역만리 떨어진 제2의 고향인 포트워스 지역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추석을 맞이할 수 있어 감사하다. 예부터 효자 효부 포상이 많았던 포트워스에서 가족이 함께 한국인의 넘치는 정을 만끽하는 추석 잔치가 되길 바란다. 행사를 준비한 한인여성회의 노고와 헌신에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라고 격려해 주셨습니다. 또, 주달라스 출장소 김명준 소장은 "옛말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있듯이, 추석은 축복받은 명절이다."라며 결실의 명절을 맞아 화합과 친목의 장을 마련한 여성회의 노고에 감사했습니다.


행사를 주최한 포트워스 한인여성회 유의정 회장

행사를 주최한 포트워스 한인여성회 유의정 회장


기념식이 끝나고 2부는 다채로운 행사로 진행됐는데 전통 공연, 태권도 시범과 색소폰 연주, 케이 팝 댄스 등 한국과 미국을 넘나드는 문화의 볼거리로 손님들에게 추석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시작은 아리랑 텍사스 그룹(ATG)의 흥겨운 사물놀이 공연으로 분위기를 고조시켰고, 이어 한복을 차려입은 포트워스 한국학교 어린이 합창단이 고향 땅과 가을바람을 노래해 큰 박수와 호응을 받았습니다. 아이들은 항상 모든 행사의 꽃인 것 같습니다.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의 미소가 끊이지 않더군요. 반주가 시작되면서부터 마지막 소절에 이르기까지 눈을 감고 들으시는 할아버지가 있는가 하면, 저처럼 '고향 땅이 여기서 얼마나 되나'라는 첫 소절에 눈물이 난 사람도 있었습니다. 진짜 내 고향 한국이 이곳에서 멀어도 너무 멀다는 생각에 괜히 명절을 맞이해 슬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에서 딸아이가 혼자 부를 때에는 그런 감정이 오르지 않았는데 함께 모여 합창하고, 그곳에 자리한 어르신들과 이 노래를 들으니 가사가 와닿았나 봅니다.

고향 땅이 여기서 얼마나 되나 푸른 하늘 끝닿은 저기가 거긴가
아카시아 흰 꽃이 바람에 날리니 고향에도 지금쯤 뻐꾹새 울겠네
고개 너머 저 고개 아득한 고향 저녁마다 노을 짓는 저기가 거긴가
날 저무는 논길로 휘파람 날리며 아이들도 지금쯤 소 몰고 오겠네

한국에서 방문한 한 어르신은 아이들의 노래를 듣고 "요즘에도 이런 노래를 부르는 어린이들이 있는 것에 놀랐다. 한국에서도 듣기 힘든 노래"라며 아이들에게 대단하다고 칭찬해주시고 마치 연예인을 만난 것처럼 아이들에게 사진 찍자고 하기도 하셨습니다.


신명 나는 사물놀이팀

신명 나는 사물놀이팀


'고향 땅'과 '가을바람' 합창으로 큰 박수를 받은 한국학교 학생들

'고향 땅'과 '가을바람' 합창으로 큰 박수를 받은 한국학교 학생들


이외에도 그리운 금강산 성악 공연이나 외국인들로 구성된 태권도 시범, '짝사랑'과 '밤이면 밤마다'라는 옛 노래를 연주한 색소폰 순서, 역시나 외국인들로 구성된 케이팝을 사랑하는 이들의 한국 아이돌 댄스가 큰 호응을 받았고 BTS 아리랑에 맞춘 상모돌리기로 행사가 마무리됐습니다.


태권도 시범을 보인 외국인 태권도팀

태권도 시범을 보인 외국인 태권도팀


한국학교 학생들과 사물놀이팀

한국학교 학생들과 사물놀이팀


케이팝을 사랑하는 외국인 댄스팀

케이팝을 사랑하는 외국인 댄스팀


그곳에 자리한 많은 한인 동포는 물론 외국인들에게 참 따뜻하고 즐거운 시간을 마련해준 여성회에 감사를 표합니다. 한국인들은 늘 어느 곳에 살든 특유의 성실함과 단합으로 큰일들을 해 나간다는 것을 해외에 살면서 더욱더 느끼게 됩니다. 행사를 통해서 우리의 것을 지키기 위해 하는 큰 노력과 헌신을 보며 저 또한 '한국을 잊지 않고 지켜내는 것은 꼭 필요하다.'라는 다짐을 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사회적으로는 한국인으로의 자부심을 가지고 서로 단합하며 미국사회에 한국을 알리고 내 아이들에게 역시 한국인의 정체성과 한국의 것을 배우고 지켜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백화영
 미국  백화영
 아리랑TV , KBS 1TV 예능 , 휴먼다큐구성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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