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2023 부커상 국제 부문 최종후보 선정, 천명관 작가의 『고래』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3.05.24

지난 4월 18일 런던 북 페어(London Book Fair)에서 2023 부커상 국제 부문(International Booker Prize) 최종후보자 명단(Shortlist)이 발표됐다. 부커상 국제 부문은 2016년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가 최종 수상해 한국에도 많이 알려진 상이다. 2022년에는 박상영 작가의 『대도시의 사랑법』이 1차 후보자 명단(Longlist)에, 정보라 작가의 『저주 토끼』가 최종후보자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올해는 스페인, 프랑스, 불가리아, 멕시코 등 다양한 국가의 도서 6권이 최종후보자 명단에 올랐는데 그중 한국 작가 천명관의 『고래』가 이름을 올렸다.


< (좌)2023 부커상 국제 부문 최종후보자 명단에 오른 6권의 도서, (우)천명관 작가의 『고래』 표지 - 출처: 부커상 공식 홈페이지 >

< (좌)2023 부커상 국제 부문 최종후보자 명단에 오른 6권의 도서, (우)천명관 작가의 『고래』 표지 - 출처: 부커상 공식 홈페이지 >


올해 심사위원장 레일라 슬리마니(Leïla Slimani)는 최종후보자 명단에 오른 도서에 대해 설명하면서 'Cool'과 'Sexy'라는 강렬한 두 단어를 선택했다. 특히 "주제나 내용은 다양하지만 글을 풀어내는 방식은 대담하고 파괴적이며 때로는 비뚤어진(bold, subversive and nicely perverse)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선정된 6편의 소설을 통해 "어디서든,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는 마법 같은 경험을 느꼈다"고 이야기하며 "다양한 이야기에 매혹되고 사로잡혔던 경험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위 설명은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책의 내용에 대해 관심을 갖게 했다.

천명관 작가의 『고래』에 대해서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관통하는 롤러코스터 같은 삶을 마법스럽게 그려낸 서사시"라고 평했다. "마법과 유머로 가득 찬 한 여성의 이야기 끝에는 감동적인 기억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영국 일간지 《Guardian(가디언)》은 '최근 번역된 최고의 픽션(The best recent translated fiction)' 중 하나로 천명관 작가의 『고래』를 소개했다. 캐릭터(춘희, 금복)와 서사에 대해 설명하며 "복잡하고 아이러니한 스토리로 가득 찬 특별한 책"이라고 평했다.

사실 천명관 작가의 『고래』는 2004년 출판된 책이다. 발간된 지 약 20여 년 만에 김치영 번역가에 의해 번역돼 세계 무대에 설 수 있었다. 이 사실을 언급하는 이유는 부커상 국제 부문은 번역가의 역할에 중점을 두고 번역을 하나의 예술로 인정하는 드문 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종 상금을 원작자와 번역가에게 동등하게 수여한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부커상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동일한 비중으로 실린 원작자와 번역가의 인터뷰를 찾아볼 수 있다.

인터뷰에서 김치영 번역가는 이 책을 번역하며 느꼈던 감정과 번역의 톤을 설정하기 위해 영감을 얻었던 다른 도서를 언급했다. 그녀는 "책이 담고 있는 이야기, 등장인물의 캐릭터가 마치 할머니가 어린 시절 들려주시던 이야기 속 주인공처럼 친숙하게 느껴졌다."고 전하며 "번역 과정에서 작가에게 어떠한 질문을 할 필요가 없었던 첫 번째 책"이라고 덧붙였다.


< 런던 피카딜리서커스(Piccadilly Circus)의 서점(Waterstone's)에 진열된 한국 도서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 런던 피카딜리서커스(Piccadilly Circus)의 서점(Waterstone's)에 진열된 한국 도서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반가운 소식을 들은 후 런던 시내의 서점을 찾아 나섰다. 첫 번째로 찾은 서점에는 아쉽게도 『고래』가 진열돼 있지 않았다. 점원은 "『고래』의 부커상 국제 부문 최종후보 선정 소식을 알고 있다."며 "주문을 해놓은 상태이다."라고 안내해 주었다. 두 번째로 찾은 서점에서는 도서 『고래』의 실물을 접할 수 있었다. 해외 소설을 진열해 놓은 코너에는 천명관 작가의 『고래』 이외에도 이민진 작가의 『파칭코』,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이 놓여 있었다. 특히 한글로 쓰인 『파칭코』의 책 표지가 눈에 들어왔다.


또 하나의 소식은 한강 작가의 신간 『희랍어 시간』의 발간이다. 2016년 부커상 수상한 소설가의 신간이라는 홍보 문구와 함께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 잡는 책방 입구 선반 하나를 온전히 차지하고 있다. 2023년 부커상 국제 부문 최종 수상은 오는 5월 23일 런던 스카이 가든(Sky Garden)에서 열릴 시상식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또 한 번 반가운 소식을 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부커상 공식 홈페이지, https://thebookerprizes.com/
- https://www.theguardian.com/books/2023/apr/21/the-best-recent-translated-fi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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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지

성명 : 이윤지[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영국/런던 통신원]
약력 : 국립현대미술관, 신호탄전 전시코디네이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건립운영팀, 마스터플랜 필진 KT&G 상상마당,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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