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홍콩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인도네시아인들
구분
문화
출처
KOFICE(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작성일
2016.03.28

홍콩을 방문하는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이 주말 홍콩 시내의 낯선 광경에 놀라는 경우를 많이 봤다. 센트럴 IFT몰 인근, HSBC 본사 주변, 코즈웨이베이 빅토리아 파크 등 시내 중심부에 몰려있는 동남아시아계 인파에 당황하는 것.


이들은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에서 온 도메스틱 헬퍼, 곧 홍콩인들의 가정 일을 도와주는 가사도우미들이다. 현재 홍콩에는 인도네시아에서 약 16만 명, 필리핀에서 약 14만 명의 인원이 가사 도우미로 파견나와있다. 이들은 홍콩 가정에서 숙식하며 각종 집안일부터 아이 양육까지 다양한 역할을 맡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홍콩의 비좁은 거주 환경 때문에 주중에는 가정에서 지내더라도, 주말에는 홍콩 가족들의 개인 시간 보장을 위해 집 밖에서 개인 시간을 보내게 된다. 주말은 이들에게 유일한 휴가 시간이며 고향 친구들과 다양한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기도 하다. 이들 중 상당수는 주말을 이용해 다양한 교육을 받기도 한다. 컴퓨터 자격증 학원, 외국어 학원 등을 수학하는데 요즘 이들에게 떠오르는 새로운 외국어가 있으니 바로 한국어이다.


특히 인도네시아인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은 상상 이상이다. 다른 동남아 국가들과 비교해서도 K-Pop 등 한국 문화가 유난히 사랑을 많이 받는 인도네시아 20~30대 젊은이들은 홍콩에서 또 다른 꿈인 한국행을 위해 한국어 공부에 매진 중이다.


<한국어 학원에서 만난 인도네시아 학생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한국어 학원에서 만난 인도네시아 학생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한국어 학원에서 만난 인도네시아 학생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기본 한국어 회화가 무리 없을 정도로 한국어를 훌륭하게 구사하는 인도네시아 출신 태린은 매일 하루 두 시간 이상을 한국어 공부에 투자한다. 홍콩에서 언론을 통해 슈퍼주니어를 처음 접한 후 한국 문화의 묘미에 빠지게 되었다. 현재는 그룹 아이콘의 광 팬으로, 특히 멤버 바비를 가장 좋아한다고 한다.

<홍콩 슈퍼주니어 공연장에서 태린(왼쪽)과 친구 – 출처 : 본인 제공>

 

<홍콩 슈퍼주니어 공연장에서 태린(왼쪽)과 친구 – 출처 : 본인 제공>


“한국 문화는 저희 인도네시아인이 좋아할 다양한 요소를 다 갖추고 있어요. 감성을 자극하는 아름다운 영상과 내용의 드라마들, 그리고 저희 인도네시아 인들이 갖고 있는 기본적 흥과 멜로디를 지닌 K-Pop까지 매력이 넘쳐요 ”


그녀는 올해 안에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한국어능력시험(TOPIK)에 응시할 예정이다. 그 시험을 패스해야만 한국 취업의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친 언니 두 명이 한국에서 일을 하고 있어요. 가족도 볼 수 있고 제가 좋아하는 문화도 즐길 수 있는 한국에서 꼭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잡고 싶습니다.'


홍콩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인 마리도 열심히 한국어 공부에 매진 중이다. 그녀의 남편은 이미 한국에 취업해 그녀가 한국으로 올 수 있는 날만 기다리고 있다.


'한국에서 취업을 하면 제가 지금 홍콩에서 받고 있는 임금의 세 배 정도를 더 받을 수 있어요. 물론 지금보다 일의 강도는 세겠지만, 더 돈을 많이 벌어 인도네시아에 있는 가족들을 도와주고 싶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5년 째 떨어져있는 남편과 같은 곳에서 일을 하고 싶기도 하구요.'


한국어 학원에서 상위 1-2등을 다툴 정도로 한국어를 구사하는 인도네시아인 부리야티도 한국 문화 애호가이다.


'저는 특히 한국 드라마를 좋아해요. 로맨틱하면서도 뻔하지 않은 스토리, 그리고 비주얼을 갖춘 주인공 들 등 다양한 요소들이 합쳐져 매력을 발산하는 것 같아요 . 최근에는 <치즈인더트랩>을 정말 재미있게 봤고 배우 박해진의 매력에 빠져버렸어요. 제 주위 친구들 대부분은 <태양의 후예> 남자주인공인 송중기의 매력에 압도되었죠. 거의 신드롬이라 할 정도로 인기가 대단해요.'


실제 인도네시아 현지에는 다수의 한국어 학원이 운영 중이며 상상 이상의 많은 인도네시아인들이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에 취업되어 어느 정도의 한국어 구사 능력을 갖춘 인도네시아인들이 자기네 고향으로 돌아와 한국어 학원을 오픈 하는 경우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현재 한국에 취업된 인도네시아인들은 6만 여명 가량 되며, 더 많은 인도네시아인들이 기회의 땅, 한국 취업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홍콩 내 16만 명의 인도네시아인들 중 세 명 중 한 명은 한국행을 꿈꾸고 있다고 한다. 올해 EPS 토픽 시험에 응시하는 홍콩 거주 리타는 시험을 보기 위해 고향인 인도네시아에 간다. 홍콩 현지에서는 시험 자체가 없어 동남아 혹은 중국 몇 지방으로 직접 가 시험에 응시해야하기 때문이다.


'홍콩에도 EPS 토픽시험이 개설되었으면 좋겠어요. 정말 많은 홍콩 내 동남아시아 출신들이 시험을 준비 중이거든요. 그리고 저희들이 한국에서 취업할 수 있는 혹은 여행할 수 있는 조건이 조금이라도 완화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성화 홍콩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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