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2017 제30회 도쿄국제연화제와 한국영화
구분
문화
출처
KOFICE(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작성일
2017.11.22

10월 25일부터 11월 3일까지 도쿄도 미나토구 롯폰기에서 서른번 째 <도쿄국제영화제(이하 TIFF)>가 개최되었다. 영화제 기간 중에는 세계 각국으로부터 모인 작품과 일본영화를 포함해 231개의 작품이 상영되었지만, 아쉽게도 한국영화는 월드 포커스 부문에 초대된 김양희 감독의 <시인의 사랑> 한 작품뿐이었다. 2015년, 2016년도 2작품 뿐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올해가 유난히 적은 것도 아니지만 2주 전에 개최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일본영화가 역대 가장 많은 41작품이나 상영된 것을 비교해보면 매우 대조적이다. 이로 인해 10월 13일부의 《아사히 신문》에는 '일한영화제 일방통행?'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게재되었다. 기사의 내용에는 부산에서 상영되었던 일본영화 뿐만 아니라, 작년 한국에서 일본영화 <너의 이름은>이 히트한 것 등이 언급된 후 올해의 TIFF에 대해 '한류 붐의 전성기, 같은 영화제에서 20작품에 가까운 한국영화가 상영되었던 때와 격세지감을 느낀다'라고 쓰여있다.


 TIFF의 Japan Now부문에서는 현재의 일본영화를 견인하는 네 명의 여배우의 특집 프로로그램이 개최되었다. -사진제공 : @2017 TIFF


< TIFF의 Japan Now부문에서는 현재의 일본영화를 견인하는 네 명의 여배우의 특집 프로로그램이 개최되었다. -사진제공 : @2017 TIFF>


최근 몇 해 이러한 경향이 계속되고 있는 배경에는 '국제영화제에 한국영화 존재감의 희박화'와, '일본에서 소개되는 한국영화의 개봉 실적 저조'라는 두 개의 이유가 있다고 생각된다. 예를 들어 올해 베를린, 칸, 베네치아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대된 한국인 감독은 국제영화제의 단골로 알려진 홍상수와 봉준호 두 명 뿐. 해가 끝날 무렵에 열리는 TIFF에는 '그 해에 해외 영화제에서화제가 된 작품을 소개한다'라는 성격이 강하므로 국제적으로 주목된 한국인 감독의 부재가 작품의 선택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닌가. 2015년 2016년의 TIFF에서 상영된 2개의 한국영화 중에서 1개가 항상 홍상수 감독의 작품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올해의 TIFF는 '한국영화가 적었다'라는 것이 아닌 '홍상수 감독 작품이 상영되지 않았다.'라는 것 뿐일지도 모른다.


한 편, 올해 3월에 <아가씨>, <아수라>, <곡성> 등 화제작이 연달아 공개되었던 것에 나타나듯, 일본에서 한국영화의 일반공개는 극히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며 특집 상영이나 DVD 발매를 포함하면 한국에서 상업영화로서 만들어지는 작품의 대부분이 일본어 자막을 추가해 볼 수 있다. 그 때문에 '아직 보지 못 한 영화를 소개한다.'라는 영화제의 역할은 해를 거듭할 수록 저하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시인의 사랑' 상영 후, 관객의 질문에 대답하는 김양희 감독 -사진 출처:통신원 촬영


<'시인의 사랑' 상영 후, 관객의 질문에 대답하는 김양희 감독 -사진 출처:통신원 촬영>


이 와중에 10월 31일 행해진 김양희 감독의 <시인의 사랑>의 상영 후에는 김양희 감독이 등장해서 관객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김양희 감독은 ‘무라카미 하루키’나 ‘나츠메 소세키’, ‘다자이 오사무’와 같은 일본의 문학을 좋아해서 영화제에 참가하기 전에 <가마쿠라문학관>에 들러 작가들의 직필 원고를 보고 왔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영화를 매우 공감하며 보고 있다.'라는 관객의 말을 들으면서, 2000년대 전반부터의 한류 붐을 거쳐 한국영화를 ‘발견’하는 것 뿐만 아니라 ‘공감’하면서 보는 관객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의미는 상업적인 성과를 떠나 작품성이나 내용을 중시하는 것으로 작품을 상영하는 것이 가능한 영화제라는 자리의 중요성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내년 이후, 보다 많은 한국영화가 도쿄국제영화제에서 소개되는 것을 기대하고 싶다.


영화제의 기간 중, 10월 26일부터 11월 1일에 걸쳐서 신주쿠구요츠야의 주일한국대사관 한국문화원 한마당홀에서 TIFF 공동주최 기획의 <코리안 시네마위크>가 개최되었다. 2001년에 '일본미공개 한국영화를 소개한다'라는 목적으로 시작된 이 이벤트도 일본에서 개봉된 영화 수가 늘어남에 따라 내용이 변화해, 최근 수 년에는 일본 공개작도 포함해 상영하는 형태로 정착하고있다. 올해는 <재꽃>, <걷기왕>, <굿바이 싱글>등 3개의 미공개작에 더해 이미 일반공개된 <터널, 어둠에 갇힌 남자>, <럭키>등 두 개의 작품을 무료로 상영. 개막에 맞춰 오프닝 영화 <재꽃>의 감독인 박석영과 주연 배우 김태희가 일본을 방문했다.


한도치즈코 일본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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