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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식요리 콘테스트 3위 수상자 '아리자 빈티 자이날'을 만나다
구분
문화
출처
KOFICE(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작성일
2018.09.19

지난 8월 1일부터 5일까지 말레이시아에서 ‘2018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K-Food Fair(이하 K-Food Fair)’가 개최됐다. 행사장에는 한국 식료품 부스와 할랄홍보관을 운영돼 다양한 한국 제품들이 홍보됐다. 또한 한식요리 콘테스트 ‘Global Taste of Korea’를 개최해 많은 말레이시아인들이 한식을 요리하고 참여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통신원은 이번 한식 경연대회에서 ‘Beef Asam Pedas with Kimchi'를 선보여 3위를 수상한 아리자 빈티 자이날(Arizza Binti Zainal)를 만나보았다.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생기고 한식도 좋아하게 됐으리라는 예상과는 달리, 2000년대부터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었다. 한국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그녀와 한국과 한류, 'K-Food Fair'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인터뷰는 모두 한국어로 진행됐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이다.


한식 경연대회 3위 수상자, '아리자 빈티 자이날' 씨 – 출처 : 통신원 촬영


<한식 경연대회 3위 수상자, '아리자 빈티 자이날' 씨 – 출처 : 통신원 촬영>


K-Food Fair에서 개최한 한식요리 콘테스트 'Global Taste of Korea'에서 3등을 수상했습니다. 처음 지원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주말레이시아 한국대사관 페이스북을 통해 한식 요리 콘테스트가 열린다는 글을 보고 친구들과 함께 지원했어요. 말레이시아에 있는 한국어 선생님과 상의하면서 한국과 말레이시아 퓨전 음식을 만들기로 결심했고요. 이후에는 한국의 대표적인 음식 김치하고 말레이시아의 어떤 음식이 잘 맞을지 계속 고민했어요.


이번 대회에서 ‘Beef Asam Pedas with Kimchi’로 수상했어요. 왜 이 음식을 선보이기로 결정했나요?


제가 원래 김치를 좋아하고 친구들도 한국 음식하면 김치를 떠올릴 정도로 김치는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이에요. 그래서 김치와 어울리는 말레이시아 음식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김치처럼 맵고 신 맛이 나는 ‘Asam pedas(맵고 신 맛이 나는 말레이시아식 생선요리)’가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 만들었을 때는 맛이 이상했는데 재료도 바꾸고 다시 시도하니깐 맛이 괜찮아졌어요. 저희 어머니가 김치를 못 드시는데, 제가 대회를 위해 만든 음식을 드리니 어머니가 드셨어요. 남편하고 친구들 모두 맛이 괜찮다고 해서 이 요리를 선보이게 됐어요.


<한식요리 콘테스트 3위 수상작 'Beef Asam Pedas with Kimchi' - 출처 : 주말레이시아 한국대사관 페이스북>


<한식요리 콘테스트 3위 수상작 'Beef Asam Pedas with Kimchi' - 출처 : 주말레이시아 한국대사관 페이스북>


반찬도 직접 만든 것인가요?


네, 반찬도 직접 만든 것이에요. 반찬으로는 한국에서 먹었던 계란말이와 시금치 무침을 만들었어요. 당근하고 양파가 들어간 한국 계란말이는 저희 아들이 좋아하는 음식이에요.


한국 음식을 언제 처음 접하게 됐나요?


말레이시아 국가 장학생으로 한국 거주한 적이 있어요. 당시 한국과 일본 가운데 장학생으로 갈 수 있었는데 같이 가게 된 쌍둥이는 일본으로 가고 저는 한국으로 가게 됐어요. 당시에는 한국어도 못하고 한국에 대해서도 아는 것이 없었어요. 당시에 말레이시아에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전쟁이 끝나지 않은 나라였어요. 아버지와 한국 유학에 대해 상의했을 때 저희 아버지도 “한국은 아직도 전쟁 중이지 않느냐”며 걱정했고요. 하지만 유학을 결정하고 말레이시아에서 3개월 동안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해 배우면서, 또 한국의 역사를 배우면서 전쟁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한국어의 모양은 동그랗기도 하고, 네모낳기도 한 점이 재밌어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졌어요. 이후 한국에서 1년 6개월 정도 서울대 언어교육원에서 한국어를 배우면서 한국 문화에 대해 많이 알게 됐어요. 동양전문대학에서 공학을 3년 과정으로, 한양대에서 2년 공부했어요. 당시 말레이시아 정부가 선발한 국가 장학생 2기로, 2001년에 한국에 가서 거의 6년 동안 한국에 있었지요. 처음 학교에 들어갔을 때는 모두 외국인을 보는 눈빛으로 쳐다봤는데, 한국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지고 또 질문도 많이 하면서 친해졌어요. 저랑 친구들은 사이다를 마셨고요. 학교에서도 사람들과 친해지고 한국을 공부하면서 좋아하게 됐어요. 지금은 겨울에 먹는 호떡이랑 계란빵, 어묵이 생각나요.


한국 음식 중에는 어떤 음식을 가장 좋아하나요?


라볶이를 가장 좋아해요. 신당동 라볶이요. 한국에 있을 때 먹었던 오징어덮밥, 비빔밥 다 좋아하는데 라볶이가 제일 좋아요. 라볶이에 튀김이랑 김밥, 오뎅 같이 먹는 것 좋아해요. 겨울에는 호떡을 가장 좋아했어요. 한국에 있을 때 할랄이 아닌 음식이 많아서 고기가 들어간 음식은 모두 못 먹었어요. 그래서 채소나 해물로 만든 오징어덮밥, 비빔밥 같은 것만 먹을 수 있었죠. 롯데리아에 가면 새우버거만 먹었어요. 말레이시아에 할랄 인증을 받은 서서히 한국 식품이 들어오고 있지만 종류가 적다는 점은 무척 아쉬워요. 더 많이 들어오면 좋겠어요.


아리자 씨가 처음 한국에 갔던 2001년에 비해 요즘은 말레이시아에서 케이팝이나 한국 드라마가 인기가 많아요. 아리자 씨도 좋아하시나요?


저는 케이팝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아요. 그보다는 옛날 노래를 좋아해요. 남편이랑 함께 《KBS》의 예능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을 즐겨 보고는 해요. ‘장나라’, ‘트랜스픽션’, 그리고 낭만 고양이를 부른 가수 누구였죠? (체리필터요). 네, ‘체리필터’ 그리고 ‘지오디’ 노래도 좋아해요. 특정 가수보다는 노래를 좋아해요. 그리고 한국 드라마도 매일 봐요. 한국 드라마는 이야기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메디컬 드라마면 전문적인 의학지식도 나오고, ‘커피프린스’같은 드라마를 보면 사랑 이야기만이 아니라 커피를 다루는 바리스타의 모습도 볼 수가 있지요. 단순히 이야기만 보는 것이 아니라 지식도 함께 배울 수 있어서 좋아요. 영화 중에는 ‘클래식’을 좋아합니다. 어머니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가 딸과 아들로 이어지는 이야기요. 영화에 삽입된 OST ‘너에게 난, 나에게 넌’ 노래도 좋아하고 손예진도 예뻐요. 손예진이 나온 영화 ‘내 머릿속의 지우개’도 좋아합니다.


지난번에 <너를 위한 김치>라는 영화를 봤어요. 말레이시아에서 한국 음식과 관련된 영화나 드라마를 만들 수 있을까요?


저는 그 영화를 보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그 영화는 김치나 한국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러브스토리가 주요 내용이었기 때문이죠. 사실 말레이시아에서 한국 드라마 <대장금>은 정말 인기가 많아요. 하지만 <대장금>의 배경은 옛날이에요. <대장금>처럼 한국 음식을 다루면서, 현대를 배경으로 만든 드라마가 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K-Food Fair’와 같은 경연 대회에 참여할 생각이 있나요?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해요.


재작년에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 참여하고자 했는데, 임신 중이라 참여하지 못했어요. 올해 11월에 열리는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는 꼭 참여할 생각이에요. 지금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는데, 아들이 셋이라 시간이 많이 없었어요. 이제는 애들도 커서 앞으로는 제가 좋아하는 일, 한국과 관련된 일을 계속하고 싶어요.


'K-Food Fair'를 참여하며 어떤 점이 아쉬웠나요? 제안할 부분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번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K-Food Fair’에는 한국 식료품을 판매했는데 지난번에 열린 ‘Thai Food Fair’처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Thai Food Fair'에서는 그 자리에서 음식을 조리하고 음식을 판매해요. 한국 음식도 예를 들어 고추장만 파는 것이 아니라 비빔밥을 만들어 고추장을 소개하는 것이죠. 아는 사람은 고추장이 뭔지 알지만, 모르는 사람도 많아요. 사람들이 “고추장이 뭐에요?”라고 물어보면 비빔밥에 들어가는 양념을 보여주면서 “이게 고추장이에요”라 소개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한국 길거리 음식(분식)과 가정식도 소개하면 좋을 것 같아요.


홍성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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