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한인회 운영사례 – 상트페테르부르크 한인회]

회장 최선도

[온라인 한인의 밤으로 코로나를 이기다]

1. 한인회 개요

상트페테르부르크한인회는 2011년 4월 23일 창립되어 올해로 12년째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현재 제6대 한인회가 출범하여 활동 중에 있으며, 민관의 여러 행사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2. 주요 모범사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한인사회도 활동에 큰 제약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대면 모임을 가질 수 없음으로 인해 사실상 활동은 중단되었습니다. 전 세계인 모두가, 그리고 상트페테르부르크 교민들도 바이러스 대재앙이 어떤 결말을 가져올지 몰라 두려움 속에서, 망연자실한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항상 연말에 한인과 고려인 동포 그리고 일부 러시아인들이 모이는 한인문화의 밤을 개최하였었지만, 2020년에는 강화된 방역조치로 인해 오프라인 모임을 가질 수 없었습니다. 혹 한인의 밤을 개최한다고 하여도 소수만이 참여 가능하므로 요식 행위에 그칠 수 있었습니다. 이대로 코로나 바이러스에 패배하여 무기력한 날들을 보내야 하는가? 인류에는 이제 더 이상 희망이 없는가? 하는 두려움과 무기력감이 엄습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바이러스에 질 수는 없다, 이런 상황에서도 한인들의 삶은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바이러스를 극복하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인식이 한인회 임원들 사이에 퍼지기 시 작했습니다. 이에 한인회 임원들이 고민한 결과, 온라인 한인의 밤을 개최해 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마침 한국에서는 랜선을 통한 다양한 온라인 모임이 꾸려지기 시작했던 터라, 그것을 한인회 행사에 접목해 보면 어떻겠냐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가능할까 하면서도, 발상의 전환만 한다면, 온라인 한인의 밤도 한인의 밤이라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의기투합하여 온라인 한인의 밤을 개최하기로 방향을 정하였지만,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온라인 행사를 하기 위해서는 2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했습니다. 첫째, 온라인 방송 송출이라는 기술적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둘째, 온라인에 적합하며 모든 교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합니다. 교민 수가 1,000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 한인회에서 방송을 위한 장비를 갖추고 있을 리도 없고, 그것을 운용할 인력도 없으며, 무엇보다 교민 전체가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창작의 영역에 해당하였습니다. 처음 해보는 행사이고, 더구나 준비할 시간도 많지 않은 상황에서 작업에 착수하기도 전에 겁부터 났습니다. 더구나 온라인 한인의 밤이라는 아이디어가 너무 참신하여, 교민 단톡방에 이미 날짜까지 공지를 해버린 상황 속에서 회의론이 대두되었습니다.

이제 각 분야 전문가를 찾는 일이 급선무였습니다. 예산도 많지 않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가능하면서도 봉사정신으로 참여할 인력이 필요했습니다. 다행히 한인회 임원 중에 여행사 대표가 있었습니다. 이 회사는 코로나 시국에 랜선으로 투어를 만들어 운영 중에 있었습니다. 생방송 촬영, 송출, 그리고 여행 후 영상 편집 등, 전문 방송인들은 아니지만 생방송 송출 경험이 있어서 이 일을 맡기기에 적합하였습니다. 이제 프로그램 제작만 남았습니다. 전 교민이 참여하는 방송을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가 필요했습니다. 몇 가지 제안이 나왔습니다. 첫째, 교민들의 코로나 극복 영상 응원의 메시지, 둘째, 교민 장기자랑 콘테스트, 셋째,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일상을 담은 영상이나 사진 콘테스트, 넷째, 전 교민 참여 실시간 퀴즈 대회였습니다. 프로그램을 위해 한인회의 담당 임원과 인력들이 2달간 밤잠을 설쳐가며 준비했습니다. 드디어 한인의 밤 시작 카운트타운 1시간 전이었습니다. 예기치 못한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장기자랑 콘테스트에 올린 춤의 배경음악이 유튜브 저작권에 걸려서 방송이 차단당했던 것입니다. 급히 해당 부분을 삭제하고 다시 영상을 올려 겨우 정상 송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실시간으로 200명 넘는 교민들이 온라인으로 참여하였습니다. 만약 가족마다 영상 하나만을 시청하였다고 가정한다면, 실제 참여 인원은 훨씬 많았을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응원의 메시지로 올린 한 중학생 교민의 영상은 많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코로나의 시작을 알리는 뉴스와 그로 인해 병들고 죽어가는 많은 슬픈 소식들을 보여주다가, 결국 이 전의 모든 어려움을 이겨낸 한민족의 저력을 확인시켜 주는 영상을 보여줌으로써, 온라인 한인의 밤 취지에 딱 맞는 메시지를 전달하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숨은 실력을 뽐내는 수많은 장기자랑 영상과 작품 같은 사진들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무엇보다, 큰 상품이 걸려 있는 퀴즈 대회에서는 실시간 채팅창이 순식간에 스크롤 되어 올라갈 정도로 열광적인 반응을 보여 주었습니다. 참여한 교민들 모두가 신나게 1시간 30분 온라인 한인의 밤을 즐겼습니다. 온라인 한인의 밤이라는 전인미답의 경지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만들어진 새로운 기회였습니다. 결국 상트페테르부르크 한인들은 이런 방법으로 코로나를 이겼습니다. 코로나 시국에서도 많은 교민들이 참여하여 만든 온라인 한인의 밤은 한인회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을 것입니다.

* 유튜브 영상 링크 https://youtu.be/CHBNiYt7rlo

3. 향후 계획(해당 사례 관련 운영계획 작성)

코로나 바이러스 방역 조치가 해제 됨에 따라 오프라인 행사로 다시 전환되는 시점에 있습니다만, 이 번 사례를 바탕으로 하여, 실시간 온라인 송출까지 겸하는 한인의 밤 또는 각종 행사를 기획, 실시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리하여 생생한 상트페테르부르크 교민 사회의 활동을 보여 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4. 기타(맺음말)

상트페테르부르크 한인들은 현재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럴 때일수록 이곳에 대 한 격려와 지원이 더욱 필요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