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크라이스트처치 한국학교 역사와 성대히 열린 입학식
구분
문화
출처
스터디코리안
작성일
2023.03.08

국외에서 한인으로서의 정체성, 일체감,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교육기관을 들 수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지역별로 설립된 한국학교다. 뉴질랜드에는 약 20개의 한국학교가 설립돼 있으며 300명 정도의 교사와 1,700여 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한국학교 재학생들의 비율은 뉴질랜드 전체 동포를 기준으로 4.3%를 차지하고 있다.


크라이스트처치는 인구 39만 명에 불과하지만, 뉴질랜드 남섬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다. 이 지역의 한인동포는 3천 명 내외로 도시 인구 대비 약 0.8%다. 한국인들이 뉴질랜드 이민을 본격화한 시기는 1990년대 초다. 주로 오클랜드를 중심으로 북섬에 정착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일부는 남섬 크라이스트처치에 정착하였다. 초창기에 영어 소통 능력의 부족에 한국과 뉴질랜드의 문화 차이로 문화충격 또한 적지 않았다. 기후도, 언어도, 문화도 다른 그야말로 새로운 환경에 직면했다. 그럼에도 한 해, 두 해가 지나자 한인들의 숫자는 점점 늘어났다. 뉴질랜드에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는 노력은 늘 이어졌고 동포들 간의 협조체제 구축도 마련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동포 자녀 중 일부는 정체성에 혼란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언어와 문화가 다르다는 점과 이민을 온 입장이었기에 한국과 관련된 것은 그다지 소용이 없다는 인식도 일부 작용했다.


의사소통 부족은 한동안 계속됐다. 비록 이민 생활을 하더라도 가정에서만큼은 한국어를 쓰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일부 한국인 이민자들은 가정에서조차 한국어를 쓰지 않고 영어를 쓰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 이르자 동포들 사이에서는 동포 자녀들을 위한 한국어, 한국문화, 한국 역사 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그들은 뉴질랜드에 거주하더라도 한글·한국어 교육을 통해 자녀들이 정체성과 자긍심을 갖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드디어 1994년 7월 2일,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진 날이다. 크라이스트처치에 있는 파레누이 학교(Wharenui School)의 교실을 임대해 2개 학급으로 출발하여 한국어, 한국 문화, 한국 역사 교육이 시작되었다. 이러한 한국학교 설립은 동포 사회의 가장 큰 업적이자 동포들에겐 큰 기쁨을 안겨주었다. 이후 3차례 교사 이전을 한 바 있으며, 현재는 크라이스트처치 중심부에 위치한 커크우드 인터미디어트 학교(Kirkwood Intermediate School)를 임대하여 사용하고 있다.


크라이스트처치 한국학교는 오전에 이뤄지는 특강반과 오후에 편성된 한글 정규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강반에서 이뤄지는 수업은 전통 사물놀이, 한국무용, K-pop 댄스, 태권도, 미술, 어린이 드라마 등이다.


한글반에서는 재외 한글학교 표준교과과정에 따른 단계적 한글·한국어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이처럼 단계적 교육은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는 능력을 기르게 한다.


유년 종일반, 다문화초등반, 성인 한국어반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유년 종일반은 만 3세부터 5세, 다문화초등반은 2022년에 신설된 것으로 증가 추세인 다문화 가정의 자녀를 대상으로 한다. 성인 한국어반은 크라이스트처치 지역에 거주하는 한국어 학습자의 수요 증가에 따른 것이다. 한국학교가 동포 자녀로만 한정되지 않고 뉴질랜드 현지인 또는 외국인까지 교육 대상을 확대하고 있음은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다. 한국과 한국어의 위상이 높아졌음을 방증한다고 하겠다.


지난 2월 11일 크라이스트처치는 모처럼 화창한 날씨를 맞이하였다. 뉴질랜드 남섬에 위치한 '정원의 도시'라 불리는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뜻깊은 한국학교(교장 윤교진) 행사인 2023학년도 입학식과 더불어 진행된 개학식이었다.


입학식, 개학식 진행 장면

입학식, 개학식 진행 장면


이날 행해진 2023년도 입학식과 개학식에는 많은 분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140여 명의 학생, 자원봉사단, 14명의 교사, 학부모, 외부 인사 등 총 300여 명이 참석했다. 식전 행사로 크라이스트처치 한국학교의 홍보 영상이 상영되었다. 신입생·재학생 및 참석자들은 홍보영상을 통해 학교의 비전, 수업 장면, 성대하게 치러진 각종 행사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서 대한민국 애국가와 뉴질랜드 국가를 모두 함께 불렀다. 애국가를 부를 때는 한민족의 자긍심, 일체감, 정체성을 일깨워 준 듯했으며, 뉴질랜드 국가를 부를 땐 양국의 호혜적 관계를 상기시키기라도 하듯 잔잔한 감동이 밀려왔다. 이처럼 양국의 국가를 모두 부른 것은 전통적으로 행해져 온 한국학교의 관례이기 때문이다.


이어서 윤교진 교장 선생님의 인사말과 주의식 운영위원장의 축사, 신임 교장선생님의 임명장 전달식이 진행되었다. 올해 교장으로 부임한 윤 교장 선생님은 인사말을 통해 "2023년에는 토끼처럼 힘차게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라며 "깨끗한 마음, 올바른 태도, 즐거운 생활로 한글·한국어, 한국 역사와 아름다운 우리 문화를 부지런히 배워 모두가 한인으로서의 긍지를 갖고 미래 양국의 발전에 공헌하는 당당한 리더가 되어 주길 바란다."라고 했다. 또한 "크라이스트처치 한국학교의 운영이사회, 교사, 학부모, 학생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 학교 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자."라고 강조했다.

이후 학생 대표의 '학생 선서문' 낭독이 있었다. 학생 대표로 중등반의 이시현 학생과 초등 3반의 남태미 학생이 선정되었다. 학생 선서문을 낭독하는 목적은 학교 규칙을 준수하고 한 해 동안 열심히 학업에 매진하겠다는 모든 학생의 마음 다짐이라 할 수 있다.


학생 선서문 낭독하는 학생대표

학생 선서문 낭독하는 학생대표


이번 행사에서 특별히 눈길을 끈 장면이 있었다. 오전 특강반에서 K-pop 및 K-무용 교육을 담당하게 된 김수지 교사의 축하공연이었다. 입학식의 분위기를 신명 나게 만들며 참석자들은 흥겨움에 도취했다.


김수지 선생님의 축하공연

김수지 선생님의 축하공연


올해 크라이스트처치 한국학교에서는 큰 변화가 있었다. 14명의 교사 평균 연령이 30대 중반이라는 점이다. 이는 젊은 교사들을 대거 유입함으로써 더욱 튼튼한 교육 동력원을 얻게 됐다는 점이다. 아울러 신입 교사와 경력이 많은 교사와 세대 간 연대를 형성하며 교육의 질을 더욱 높일 수 있게 됐다.

자원봉사단 소개도 있었는데, 수업 보조 역할을 함으로써 수업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가장 바쁜 시기의 고등학생들이 자원봉사자 역할을 하게 된 것도 고마운 일인데, 자발적 지원이라는 점이 더 놀라웠다.


자원봉사단 소개

자원봉사단 소개


행사의 마지막 순서로 참석자 모두 함께 단체 사진을 촬영하는 시간을 가졌다.


단체 사진 촬영

단체 사진 촬영


사진 촬영 후 설레는 첫 수업이 진행되었다, 첫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신임 교장단과 학부모와의 간담회가 있었는데, 학교 측에서는 열린 마음으로 늘 소통하는 크라이스트처치 한국학교가 될 것을 약속하였다.




박춘태
 뉴질랜드 박춘태
 한글세계화운동 뉴질랜드 본부장
 중국 북경화지아대학교 국제교류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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