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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노버스', 한국과 독일의 자원 순환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다
구분
사회
출처
KOFICE
작성일
2024.07.24

[인터뷰] '이노버스', 한국과 독일의 자원 순환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다


독일에는 핀트(Pfand) 제도가 있다. 이는 공병을 모아 슈퍼마켓 등에 비치된 기계에 넣으면 병당 25센트(약 360원)를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제도다. 수거하는 플라스틱 병의 개수가 많을수록 금액이 커지기 때문에 독일에서는 커다란 가방을 가지고 공병을 줍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에도 비슷한 시도를 하는 기업이 있다. 환경 스타트업 '이노버스'는 재활용 과정과 자원의 질을 향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공지능 페트병 재활용 로봇 '쓰샘'은 실질 고품질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설계됐다. 170여 개국 14만 2,000명의 방문객이 올해 독일 뮌헨 환경 산업 박람회(IFAT)를 찾았다. '이노버스'도 해당 박람회에 참가했다.


< '이노버스'의 무인 회수기는 인공지능 이미지 인식 기술을 탑재하고 있다 - 출처: 이노버스 제공 >


현재 대다수의 해외 무인 회수기(RVM, Reverse Vending Machine) 기업들이 바코드 인식과 종이 영수증에 의존하고 있다. 이 경우 페트병에 인쇄된 바코드 라벨이 훼손되면 공병을 기계에 반납할 수 없다. 또한 종이 영수증은 추가적인 쓰레기를 발생시킨다. '이노버스'는 IFAT에서 소비자가 더욱 손쉽게 자원 보상 제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이노버스'의 '쓰샘 RePET'는 인공지능 기반 이미지 분석 기술로 바코드 없이 자원의 상태 판별이 가능하다. 자원 보상 플랫폼 '리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종이 영수증 없이 보상이 제공된다.


자원을 낭비하지 않고 재활용하는 것은 탄소 저감으로 이어져 환경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 '이노버스' 자료에 따르면 본 기업이 현재까지 절감한 탄소는 85만 2,500kg이다. 이는 소나무 약 79그루가 1년 동안 흡수할 수 있는 양이다. '이노버스'는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재활용 과정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통신원은 이노버스 장진혁 대표와 한국과 독일의 자원 순환 제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희 '이노버스'는 환경 엔지니어링 기업이고 저는 5년째 사업하고 있는 대표 장진혁입니다.


독일 뮌헨 환경 산업 박람회 IFAT에 방문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목적으로 방문하셨나요?

IFAT은 세계 최대 환경 박람회입니다. 세계적인 환경 기업과 다양한 비즈니스 관계를 확장하기 위해 방문했습니다.


'이노버스' 사업과 관련해 해외 바이어의 반응이 어땠나요?

판트 제도를 기반으로 하는 무인 회수기 도입에 대해 굉장히 적극적인 국가가 많습니다. 저희 제품을 보고 굉장히 흥미롭다고 말했는데 대표적으로는 폴란드, 튀르키예,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확한 기업명을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튀르키예에 있는 큰 환경 기업에서 무인 회수기를 개발했습니다. 그러나 그 기업은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하지는 못해 관심이 있었는데 마침 저희 '이노버스'가 해당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기술 제휴나 POC(Proof of Concept, 실제 계약 진행 전 작은 단위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이미지 인식 기술을 활용해 바코드 없어도 인식이 되도록 하는 것인데요. 조금 더 쉽게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일단 휴대폰 번호를 누르고 기계에 페트병을 넣으면 기계 속 카메라로 해당 페트병이 자원으로 활용 가능한지 그 여부를 판별합니다. 판별 시간은 0.8초 내이며 정확도는 99%입니다.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드리자면 투명 페트병은 라벨을 꼭 떼야 합니다. 저희 제품은 라벨을 뗀 페트병을 수집하고 있고요. 플라스틱은 재활용할 때 반드시 동일한 재질로 재활용해야 하는데 몸통과 라벨은 다른 소재로 제조됩니다. 그 때문에 라벨을 꼭 떼서 분리배출해야 재활용이 용이합니다.


< '이노버스'는 자사 제품을 국내 동사무소, 공동주택 시설 등에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출처: 이노버스 제공 >


공병 한 개당 얼마의 보상이 지급되나요?

10원의 가치를 가지는 포인트가 지급됩니다.


소비자의 자원 재활용 참여 동기를 높이기 위해 어떤 고민을 하고 계시나요?

페트병을 기기에 넣으면 포인트가 지급되는데요. 이것을 탄소중립실천포인트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탄소중립실천포인트는 현금처럼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자원 순환에 대한 보상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더불어 이 포인트로 애플리케이션에서 다양한 상품으로 교환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용자가 더 많이, 자주 사용하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방면으로 고민하고 있고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 중입니다. 디자인 등 이용자 관련 데이터를 측정하고 있고 최상의 방법을 도출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문화가 사업에 영향을 미친 경험이 있으신가요?

해외에 나가보면 한국문화가 굉장히 성숙한 문화로 인식되고 있으며, 한국의 시민 의식이 높다는 것 또한 어느 정도 알려졌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바이어들과 미팅을 진행하며 알게 됐는데, 그분들이 결국 희망하는 것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시민 의식이 한국의 시민 의식을 닮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기업에서 '이노버스' 제품을 도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례가 한국의 시민 의식이 사업 운영에 가져온 긍정적인 효과라고 생각합니다.


유럽 사업 확장에 어려움이 있으신가요?

가장 대표적으로는 바이어 발굴 자체가 어렵습니다. 국내 바이어 발굴도 어려운데 해외의 경우 정보가 없어 더 어렵습니다. 이번 IFAT에 참가하면서 이와 같은 어려움이 어느 정도는 해소됐고요. 다양한 루트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비용 부담으로 박람회 참여에 대한 기회를 잡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에는 성과 창출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스타트업이 많습니다. 해당 기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여러 지원 사업이 있다면 유의미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이노버스'가 참가한 2024년 독일 뮌헨 환경 산업 박람회(IFAT) 현장 - 출처: 이노버스 제공 >


한국의 자원 순환 제도의 현황을 공유해 주실 수 있나요?

한국의 높은 시민 의식과 비교했을 때 제도적 측면에는 미성숙한 부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럽연합(EU)은 2025년부터 기업의 음료 페트병 생산 시 재활용 원료를 25% 포함할 것을 의무화했습니다. 한국은 이 재활용 원료 사용을 권고만 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이 제조 단계에서의 협조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결국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관련 제도적 근거나 기준을 만들어 자원 순환 산업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상황이 많이 개선됐고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다만 가장 마지막 단계에서 필요한 것은 음료 제조 업체들의 협조거든요. 이외에는 제도와 시스템 등 전부 갖췄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이 해결돼야 하는 것이죠.

*2023년 한국 정부는 페트(PET)를 연 1만 톤 이상 생산하는 업체에 대해 재생원료 3% 사용 의무를 적용했지만 사용자에게는 사용 의무가 없다. 한편 유럽연합은 2025년부터 음료 페트병에 25%, 2030년부터 모든 플라스틱 용기에 30% 이상의 재생 원료를 포함하는 것을 의무화했다. 재활용 자원 회수 및 체계 구축 책임을 생산자에게 지우고 위반 시 강하게 처벌하고 있는 독일과 달리 한국은 강제력이 비교적 적다. 독일에서 기업이 재활용 실적을 신고하지 않거나, 거짓 자료를 제출할 경우 한화 최대 1억 4,4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한편 한국에서는 10분의 1 수준인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식품용 투명 폐페트병 가운데 식품 용기 제조에 재활용된 비율은 식품용 페트병 전체 생산량의 1% 수준에 그쳤다.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 원료 페트병 사용 비중을 30%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IFAT를 방문하고 느낀 점이 있으시다면요?

확실히 진보된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이 많았습니다. 그 기업들과 협력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한편으로는 한국에도 다양한 환경 기술 엔지니어링 기업들이 있기 때문에 몇 년 안에 한국에서도 훌륭한 기업들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원 재활용을 촉진하는 독일의 판트제도와 같이 '이노버스'는 자원 순환을 한국의 일상에도 스며들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노버스'는 자사 제품을 국내 동사무소, 공동주택 시설 등에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이노버스 제공


- 《머니투데이》 (2023. 3. 19). '더 비싼 플라스틱'의 시대 오는데…음료회사에는 '의무'가 없다?,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3022708471189311


- 《뉴스트리》 (2024. 2. 2). [플라스틱 지구] 재생원료 공급부족 '심각'...수거체계는 '구멍숭숭', https://www.newstree.kr/newsView/ntr202401310015


- 《연합뉴스》 (2023. 12. 27). 식품용 폐페트병 전체 1%, '물리적 재생 원료'로 재활용, https://www.yna.co.kr/view/AKR20231227063700017


- IFAT (2024. 5. 17). Record IFAT Munich: The world's leading trade fair for environmental technologies reflects global growth in the industry, https://ifat.de/en/trade-fair/press/press-releases/detail/the-worlds-leading-trade-fair-for-environmental-technologies.html


- 이노버스 (2024. 5. 24). 이노버스, 세계 최대 환경박람회 IFAT 2024서 글로벌 진출 도약, https://www.inobus.co.kr/post/%EC%9D%B4%EB%85%B8%EB%B2%84%EC%8A%A4-%EC%84%B8%EA%B3%84-%EC%B5%9C%EB%8C%80-%ED%99%98%EA%B2%BD%EB%B0%95%EB%9E%8C%ED%9A%8C-ifat-2024%EC%84%9C-%EA%B8%80%EB%A1%9C%EB%B2%8C-%EC%A7%84%EC%B6%9C-%EB%8F%84%EC%95%BD


- 이노버스 (2023. 12. 21). AI 폐기물 수집 스타트업 이노버스, '2023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https://www.inobus.co.kr/post/ai-%ED%8F%90%EA%B8%B0%EB%AC%BC-%EC%88%98%EC%A7%91-%EC%8A%A4%ED%83%80%ED%8A%B8%EC%97%85-%EC%9D%B4%EB%85%B8%EB%B2%84%EC%8A%A4-2023-%EC%A7%80%EC%86%8D%EA%B0%80%EB%8A%A5%EA%B2%BD%EC%98%81%EB%B3%B4%EA%B3%A0%EC%84%9C-%EB%B0%9C%EA%B0%84




성명 : 최경헌[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독일/프랑크푸르트 통신원]

약력 : 주프랑크푸르트 대한민국 총영사관 현장실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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