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보그 스칸디나비아(Vogue Scandinavia)》에 소개된 K-뷰티
지난 7월 4일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의 최신 유행을 소개하는 잡지 《Vogue Scandinavia(보그 스칸디나비아)》는 "K-뷰티가 떠오르는 지금, 10단계 스킨케어 루틴을 시작할 준비가 되셨나요?"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시했다. '무려 10단계?!' 1단계 스킨케어 루틴을 가진 통신원으로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기사 제목이긴 했지만 일단 기사 내용을 살펴보았다.
< 보그 스칸디나비아의 K-뷰티 관련 기사 - 출처: 'Vogue Scandinavia' >
《Vogue Scandinavia》는 해당 기사에서 K-뷰티를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2010년대 초, 뷰티계에 새로운 용어가 등장했습니다. K-뷰티입니다. 이 포괄적인 용어는 한국산 스킨케어 제품을 지칭하며, 효과적이고 때로는 기발한 성분으로 흠잡을 데 없는 피부를 얻는 것에 중점을 둡니다. 예를 들어 한국 뷰티 제품 달팽이 점액의 항염 및 콜라겐 증강 성분은 피부를 젊어지게 합니다." 또 해당 기사는 스웨덴의 K-뷰티 공급자 및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볼 수 있는 인터뷰를 담기도 했다. 핀란드에서 시작해 스웨덴까지 매장 확장에 성공한 K-뷰티숍 '예뽀앤순수(Yeppo&Soonsoo)' 대표(Ahonpää-Kim)는 "최근 K-뷰티의 인기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틱톡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말한다. 또 본인의 회사처럼 "현지에 한국 뷰티 트렌드를 소개한 현지 화장품 회사들이 서양 소비자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자랑스럽게 말하기도 했다. "케이팝, 한국 드라마, 한식이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처럼 한국은 문화를 홍보하는데 가장 적극적인 국가라, K-뷰티에서도 이런 적극적인 홍보가 도움이 된 것 같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 화장품 편집숍 'Lyko' 홈페이지 내 K-뷰티 카테고리 - 출처: Lyko 홈페이지 >
스웨덴 화장품 편집숍 'Lyko'의 콘텐츠 팀장(Bella Säfvenberg)은 "저희 편집숍의 K-뷰티 카테고리는 수년 동안 존재했지만 오늘날처럼 메인 메뉴에서 돋보이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Lyko'는 2023년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과 매출이 크게 증가한 것을 확인하고 K-뷰티 카테고리를 웹사이트 상단으로 올렸다. 실제로 해당 홈페이지를 확인해 보니 정말 K-뷰티 카테고리를 따로 만들어 고객들에게 소개하고 있었다. 'Lyko'는 스웨덴 고객들에게 다음과 같이 K-뷰티를 소개하며 한국 화장품 제품을 사용해 보기를 추천했다.
"K-뷰티는 효과적인 성분, 창의적인 제형, 제품 개발 혁신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았습니다. 한국인들은 스킨케어를 선택할 때 매우 신중하면서도 너무 큰 비용을 지불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로 인해 한국 제조업체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할 수 있는 고품질 제품 개발에 투자합니다. K-뷰티는 한국의 스킨케어, 헤어 케어, 메이크업을 지칭하지만, 우리가 사는 곳에서는 스킨케어가 가장 중요합니다!"
위의 인터뷰 내용처럼 스웨덴의 긴 겨울과 건조한 기후 때문에 특히나 한국 스킨케어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Lyko'는 "우리는 K-뷰티를 사랑합니다!", "스킨케어 천국인 한국"이라는 문구와 함께 K-뷰티를 자랑스럽게 홍보했다. 한국 화장품은 스웨덴에서 익숙하지 않은 재료인 달팽이 점액, 병풀, 인삼, 고추, 대나무와 같은 천연 재료와 흔히 알려진 히알루론산, 나이아신아마이드, 레티놀 등의 성분을 배합해 피부 미용에 효과적이라고 소개했다. 한국에서는 철저한 스킨케어 루틴이 일상임을 강조하며 스웨덴 고객들에게 이를 따라 해볼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Lyko'는 매장에 최대한 빨리 고품질의 새로운 브랜드의 상품을 배치하려 하지만 새로운 제품이 자주 입고되니 현재 마음에 드는 브랜드가 없다면 몇 주 후에 다시 방문해 확인해달라고 하는 문구를 게시하기도 해 K-뷰티에 관심 있는 고객들을 놓치고 싶지 않은 듯했다. 실제로 해당 홈페이지에서 현재 가장 잘 팔리는 제품 9개 중 4개가 한국 브랜드 제품일 정도로 한국 화장품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 온‧오프라인 K-뷰티 공급사(GlowID)의 대표(Cecilia Ortmark Söder)는 "스웨덴에서 화장품 전문숍 'Lyko', 'Kicks'는 물론이고 의류 브랜드 H&M와 &Other Stories(앤아더스토리즈), 약국(Apotek Hjärtat)에도 한국 화장품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 거주할 때 한국 화장품을 접했고, 더 많은 사람들이 효과적이고 순한 제품을 더 좋은 가격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고 한다. 직접 경험한 피부의 변화를 더 많은 사람에게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 사업 성공의 비결인 셈이다. 다행히 인터뷰 막바지에서 바쁜 한국 사회에서 10단계 스킨케어는 흔한 루틴이 아닌 것으로 해명됐다. 하지만 스웨덴인들의 스킨케어에서 한국 화장품이 새로운 대안이 되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요즘 스웨덴 광고에서 한국 화장품을 주력으로 소개하는 화장품 매장들을 자주 볼 수 있는 것도 이를 방증한다. 앞으로도 스웨덴에서 더 다양한 한국 화장품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Vogue Scandinavia》 (2024. 7. 4). With K-Beauty on the rise, are you ready to return to the 10-step skincare routine?, https://www.voguescandinavia.com/articles/what-you-need-to-know-about-k-beauty-in-2024
- 온‧오프라인 K-뷰티 공급사 GlowID 홈페이지, https://glowid.se/pages/om-oss
- 스웨덴 화장품 편집숍 Lyko 홈페이지, https://lyko.com/sv/fler/k-beauty
성명 : 오수빈[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웨덴/스톡홀름 통신원]
약력 : 현) 프리랜서 연구원, 통번역사 전) 재스웨덴한국학교 교사, 스톡홀름대학교 국제비교교육학 석사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