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토론토 한인 대축제(Toronto Korean Festival)', 비빔밥 정신으로 펼쳐진 한국문화의 향연
지난 2024년 8월 23일부터 25일까지 토론토 멜 라스트먼 스퀘어(Mel Lastman Square)에서 열린 '2024 토론토 한인 대축제(Toronto Korean Festival)'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2001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는 '토론토 한인 대축제'는 '2024~2025년 한국-캐나다 상호문화교류의 해'를 맞아 한국의 전통과 현대 문화를 모두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찌는 듯한 더위에도 불구하고 축제 기간 동안 약 9만 5,000여 명이 참여해 한국문화를 향한 캐나다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었다.
< 퓨전 국악 밴드인 두번째 달이 오단해 소리꾼과 춘향전을 선보이고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통신원이 방문한 25일 일요일 저녁, 광장은 발 디딜 틈 없이 많은 인파로 가득했다. 노쓰 욕(North York) 중심에 위치한 멜 라스트먼 광장 입구 북쪽에는 푸드 마켓(Food Market)이 설치돼 떡볶이, 순대, 빙수, 치킨, 핫도그뿐만 아니라 커피, 소떡소떡, 김밥, 아이스크림, 솜사탕, 밀키스, 바나나우유 등 다양한 한국 음식과 스낵을 맛볼 수 있었다. 참가자들은 2023년에 비해 음식의 맛이 더 좋아졌고 대기시간이 줄어들어 서비스가 크게 향상됐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 한국 음식을 즐기는 캐나다인들의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입구 서쪽에는 한식진흥원과 농수산식품부의 지원으로 마련된 한식 비빔밥 체험관이 있었으며, 이곳에서 비빔밥과 삼계죽, 단호박죽을 시식할 수 있었다. 또한 비어 가든(Beer Garden)에서는 한국식 포장마차(K-Pocha)에서 한국 막걸리, 소주, 모둠전, 안주, 치맥 등을 즐길 수 있었다. 행사장 남쪽 마켓 플레이스(Market Place)에서는 한복 체험, 인생네컷 사진 찍기, BTS 사진 케이팝 부스 등이 운영됐다. 이외 뷰티, 주얼리뿐만 아니라 여행사, 법률 사무소, 주정부 경찰, 토론토시 등도 부스를 마련해 토론토 시민들과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 한복 체험을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는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특히 중앙에 마련된 스테이지에서는 어린이 난타, 태권도, 전통무용, 사물놀이, 판소리를 비롯해 즉흥적으로 나오는 케이팝에 맞춰 춤을 즐기는 랜덤플레이댄스(RPD), 케이팝 쇼케이스, 주니어 댄스 대회, 노래자랑과 치킨과 핫도그 먹방 등 다채로운 문화 행사가 시간대 별로 이루어졌다. 그중에서도 퓨전국악 밴드인 두번째 달(Second Moon)과 한국 6인조 여자 아이돌 그룹인 퍼플키스(PURPLE KISS)의 공연은 많은 이들이 기다리는 하이라이트 공연이었다. 전 세계 뮤직 페스티벌에 초청돼 해외에서 한국의 소리를 알리고 있는 국악밴드, 두번째 달은 토론토 총영사관의 초청으로 이번 행사에 참여하게 됐으며 소리꾼 오단해 씨와 협업해 춘양가 일부를 들려줬다. 관객들은 "쾌지나 칭칭 나네"를 떼창으로 연신 외치며 한국의 전통음악을 함께 즐겼다.
또한 6인조 여자 아이돌 그룹인 퍼플키스의 공연은 화려한 춤과 노래로 많은 이들을 사로잡았으며 모인 관객들을 하나로 모아 축제의 절정을 이루기도 했다. 지난 6월 세계 18개 도시를 방문한 월드투어 일환으로 캐나다 밴쿠버에서부터 핼리팩스에 이르기까지 총 9개 도시에서 캐나다 팬들을 만난 퍼플키스의 등장으로 광장은 열광의 도가니로 가득했다. 이들을 만나기 위해 캐나다 전역과 미국 등에서 온 팬들은 노래 하나하나와 안무를 따라 하며 케이팝의 인지도가 얼마나 높은지를 실감하게 했다. 한편 안전의 이유로 퍼플키스의 공연이 지연된 점과 스피커의 노후로 완성도 높은 라이브 음악이 기대만큼 전달되지 못해 아쉬웠다는 참가자들의 평가도 있었다.
< 중앙 무대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한국문화를 즐기는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채현주 TKF 회장은 "이번 축제는 비빔밥 정신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모든 재료들이 완벽하고 잘 만들어졌을 때 최고의 맛을 내는 비빔밥처럼, 축제의 모든 요소들이 최선의 노력과 최상의 품질로 준비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했습니다. 특히 축제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한국문화를 알리려는 원래의 목적, 예전에 비해 좀 더 나은 축제를 만들고자 애쓴 준비 위원 및 행사 후원자들, 그리고 참여자들의 협력으로 성공적인 축제가 된 것 같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써주신 모두 분께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준비 과정에서 한인 커뮤니티의 힘을 경험하기도 했는데 주최 측은 "처음 축제 푸드 밴더로 참여하는 이들을 위해 온라인 커뮤니티를 마련해 음식, 설비, 요리 기구, 이동, 보관, 전기, 베너에 이르기는 세밀한 요소까지 서로 도움을 주고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 (좌)TKF 회장 채현주, (우)이영희 총무의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또한 이영희 총무에 따르면 "올해 예산이 부족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데 온타리오주관광청에서 5만 5,000달러를 지원해 줬고, 토론토시도 축제에 필요한 물품 하차 및 이동 규정을 개선하면서까지 도움을 주었습니다. 토론토 총영사관의 도움으로 두개의 달이라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퓨전 국악 밴드를 모실 수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2024년 축제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 같습니다. 토론토시로부터 연락받기로는 예상보다 많은 참가자들로 쓰레기 양이 증가해 토요일 밤 토론토 시청과 시관리자 간 긴급회의가 열렸고, 다른 시의 쓰레기봉투를 빌리고 청소 인력을 추가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들었습니다. 특히 올해는 가장 많은 수의 밴더 참여가 있었는데 그동안 비즈니스로 바빠 후원과 협찬만 해주셨던 분들도 직접 후원비를 내면서까지 밴더로 나와주셨습니다."라고 강조했다.
< 케이팝을 즐기고 있는 캐나다 시민들의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올해 축제가 기록적인 참가자 수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한인 참가자의 비율 20% 미만으로 비한인 방문객이 월등하게 많았다는 것은 '토론토 한인 대축제'가 더 이상 한인들만의 축제가 아니라 캐나다 토론토 커뮤니티 축제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축제의 도시로 알려진 토론토에서 한인 문화 행사가 토론토시의 메인 축제로 자리 잡고 케이팝, 한식뿐만 아니라, 패션, 뷰티 등 다양한 한국문화를 한곳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매년 진화하고 있는 것은 누군가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토론토시정부, 온타리오 주정부, 캐나다 연방 정부뿐만 아니라 주토론토 대한민국 총영사관과 온타리오한인비즈니스협회 등 다양한 단체, 그리고 자원봉사자와 스태프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2024년 성과를 기반으로 '토론토 한인 대축제'가 수준 높은 한국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캐나다 내 문화 축제이자 토론토시를 대표하는 문화 축제로 굳건하게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사진출처: 통신원 촬영
성명 : 고한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캐나다/토론토 통신원]
약력 : 현) Travel-lite Magazine Senior Editor 전) 캐나다한국학교 연합회 학술분과위원장 온타리오 한국학교 협회 학술분과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