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대형 슈퍼마켓 체인은 한식을 어떻게 소개하고 있을까

"독일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인 레베(Rewe), 에데카(Edeka), 알디(Aldi) 등은 모두 푸드 콘텐츠로 한식 메뉴와 레시피를 소개하고 있다(이유진, 2024)." 「한류나우 59호」에 언급된 내용이다. 「2024 해외한류실태조사」에 따르면 독일에서 한국에 대한 최초 연상 이미지를 물었을 때 '한국 음식(25.8%)'을 떠올리는 응답자의 수가 '케이팝(19.9%)'을 앞질렀다. 이는 독일 주요 대도시에서 한식이 트렌드가 되고, 일반 대중에게 한식 노출의 빈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식은 독일 문화에 어떻게 스며들고 있을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독일 대형 슈퍼마켓 체인이 한식을 어떻게 소개하고 있는지 살펴보기로 했다. 독일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이 선보인 레시피는 한식 메뉴에 쓰이는 재료뿐만 아니라 관련된 식문화까지 함께 소개하고 있다. 한식이 독일에서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 알아볼 수 있는 좋은 자료다.

< 오해 소지가 있는 레베의 한식 문화 설명("식사 초대를 절대 거절하면 안 된다.") - 출처: 레베(Rewe) 홈페이지 >

레베는 공식 홈페이지에 "한식-맛있는 레시피"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올렸다. 밥을 한식의 주요한 재료라는 점을 언급하며 김치, 비빔밥, 불고기, 길거리 음식, 한국의 식사 예절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다. 더불어 각 한식 메뉴에 필요한 재료들을 한 번에 구매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식사 예절을 소개하는 부분에서 "연장자보다 먼저 식사를 시작하면 안 되고, 연장자보다 먼저 식사를 마치면 안 된다."라는 설명은 어느 정도 한국문화에 대한 정보가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식사 초대를 절대 거절하면 안 된다. 예의 없는 행동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좌석은 나이와 서열로 결정된다. 서열이 가장 높은 사람이 문에서 가장 멀리 앉으며, 서열이 가장 낮은 사람은 문에 가장 가까이 앉는다." 등의 설명은 최근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지 않아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어 보인다.

< "한식 메뉴가 현재 트렌드다."라고 언급하는 에데카 - 출처: 에데카(Edeka) 홈페이지 >

에데카는 "한식 메뉴가 현재 트렌드다."라고 언급하며 인기 레시피 탭에 쌈, 비빔밥, 김치전을 게재했다. 에데카는 식문화에 대해서는 가급적 언급하지 않았고, 한식에 쓰이는 재료와 조리법을 주로 다뤘다. "밥이 주재료로 쓰인다는 것이 다른 아시아 음식과의 공통점"이라면서도, "한식의 특별한 점은 국이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고춧가루가 첨가되며 배부르게 하는 면이 있다."고 언급했다. 해당하는 예시로 '칼국수'를 들었다.

두 번째 특징으로는 김치를 소개했다. 김치를 아시아의 자우어크라우트(Sauerkraut; 독일을 비롯한 중앙유럽, 동유럽 지역의 양배추 발효 식품)에 비유했다. "김치는 거의 모든 가정에서 직접 조리되며 긴 기간 동안 발효된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김치를 활용할 수 있는 음식으로는 '만두'를 소개했다.

에데카 홈페이지의 한식 레시피에서 현재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한식으로 소개된 것은 '비빔밥'이다. "다양한 채소와 다진 고기, 김치가 밥과 함께 조리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한편 '불고기'에 대해서는 '불'과 '고기'의 합성어라는 점을 언급하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불고기가 맵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불에 고기를 굽는 전통적인 방식과 관련된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잡채', '빙수', '냉면', '부대찌개' 등이 소개됐다.

< 알디의 레시피 구분 - 출처: 알디(Aldi) 홈페이지 >

알디는 다른 슈퍼마켓과 달리 한식을 '아시아 레시피(Asiatische Rezepte)'에 포함해 소개하고 있다. 알디 홈페이지에는 독일식, 프랑스식, 인도식, 이탈리아식, 일식 등의 항목이 개별 국가 단위로 분리돼 각국 음식이 소개된 점을 고려하면, 한식은 특별히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김치, 비빔밥 등을 어떻게 조리하는지 설명하고 있고 문화적 배경에 대한 언급은 비교적 적었다. 세부사항으로는 조리 소요시간, 난이도, 필요한 재료, 단계별 조리 방법이 기재돼 있다. "김치는 냉장고에서 2개월간 보관 가능하며 밥, 국, 고기와 생선과 잘 어울린다."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종합해 보면 독일 슈퍼마켓 체인은 다양한 방식으로 한식을 소개하고 있다. 일부 웹사이트에는 한국의 식문화가 주요한 정보로 소개돼 있으나,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도 찾아볼 수 있었다. 한식이 다른 국가의 음식과 어떻게 다른지 자세히 소개하고 있는 경우도 있는 반면, 아시아라는 대륙에 포함돼 한식만의 특별함이 강조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독일에서 주목받고 있는 한식. 그 특별함과 현실을 반영하는 식문화가 정확히 전달되었을 때, 독일에서 한국을 더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2024). 「한류나우 59호」. 독일 한류 심층분석. http://hallyunow.mktnit.com/vol59/page/d0101.html

-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2024). 「2024 해외한류실태조사」.

- 레베(Rewe) 홈페이지, Koreanisches Essen – leckere Rezepte, https://www.rewe.de/ernaehrung/asien/koreanisches-essen/

- 에데카(Edeka) 홈페이지, Koreanische Rezepte: asiatische Küche neu entdecken, https://www.edeka.de/rezepte/genussthemen/koreanische-rezepte.jsp

- 알디(Aldi) 홈페이지, Kimchi, https://www.aldi-sued.de/de/r.kimchi.Article_RZ49603140000000.html

- 알디(Aldi) 홈페이지, Korean Bibimbap Recipe - Spicy Beef Mince Rice Bowl, https://www.aldi.com.au/recipes/main-meals-recipes/korean-bibimbap-recipe/

- 알디(Aldi) 홈페이지, Mandu Korean BBQ Dumpling, https://www.aldi-suisse.ch/de/p.mandu-korean-bbq-dumpling.000000000000527277.html

성명 : 최경헌[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독일/프랑크푸르트 통신원]

약력 : 전) 연세대학교 언더우드국제대학 문화디자인경영학과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