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문화정책/이슈] 아르카나 축제(Arcana Festival)에서 선보인 케이컬처 콘퍼런스와 보자기 워크숍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4.11.06

[문화정책/이슈] 아르카나 축제(Arcana Festival)에서 선보인 

케이컬처 콘퍼런스와 보자기 워크숍


유럽 전역에서는 다양한 코스플레이(Cosplay) 행사가 연중 내내 곳곳에서 열리며 그 인기는 날로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재팬 엑스포(Japan Expo)', 영국 런던의 'MCM 코믹콘(MCM ComicCon)', 스위스의 '취리히 팝콘(Zürich Pop Con)', '판타지 바젤(Fantasy Basel)', 몽트뢰의 '폴리만가(Polymanga)' 등은 수많은 국제적인 코스플레이어들과 팬들이 모이는 대표적인 행사로 꼽힌다. 위 행사들은 코스플레이 경연 대회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게임, 만화와 관련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구성해 참가자들이 창의성과 열정을 발휘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한다. 행사 기간에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나 개성적인 코스튬과 분장을 하고 거리를 활보해도 어느 누구도 개의치 않는다.


< 스위스 아르카나 축제에서 선보인 코스플레이 - 출처: 아르카나 축제(Arcana Festival) >


유럽인들이 이토록 코스플레이 행사에 열광하는 이유를 들여다보면 코스플레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재현하면서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자아를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사회적 해방감을 얻을 수 있고 자신이 사랑하는 캐릭터나 작품의 팬들과 만나 강한 커뮤니티 소속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다양한 국적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준 다는 점에 의미를 둘 수 있겠다. 더욱이 코스플레이 행사에서 빠지지 않는 테마인 망가와 애니메이션 같은 일본 대중문화와의 연결은 유럽인들에게 이색적인 경험을 제공하기에 많은 이들이 코스플레이 행사에 열광하고 있다.


< 스위스 아르카나 축제에서 선보인 코스플레이 무대 - 출처: 아르카나 축제(Arcana Festival) >


13세기 고풍스러운 성과 중세 시대 건물이 잘 보존돼 아름답기로 유명한 레만 호수 기슭에 위치한 모르쥐(Morges)에서는 지난 9월 말 눈길을 끄는 또 하나의 코스플레이 행사가 펼쳐졌다. 올해로 4번째를 맞이한 모르쥐 아르카나 축제(Arcana Festival)는 중세 시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판타지 테마 행사로 스위스 불어권에서는 가장 큰 규모를 갖춘 대규모 축제로 꼽힌다. 올해의 경우 축제 기간 4일간 1만 3,000명 이상이 관람했고 그 규모에 맞게  3만 5,000㎡ 공간에 200개 전시 업체가 자리했다. 여러 아티스트들의 참여, 콘퍼런스, 레이저 태그, 사일런스 디스코, 게임, 워크숍 등 150여 개에 달하는 프로그램이 신비롭고 마법적인 판타지의 장을 표현해 냈다. 아르카나 축제는 특히 다른 행사에 비해 중세 시대 테마를 즐기는 팬들이 선호하는 행사로 유명한데 코스플레이 복장을 보면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 <더 위쳐(The Witcher)>, <호빗(The Hobit)>, <반지의 제왕(Rings of Power)> 등 판타지 문학, 영화, 게임에서 영감을 받은 팬들이 갑옷, 긴 망토, 드레스, 베일, 금속 장신구, 가면, 털 모피, 방패, 검, 성직자나 마법사 복장 등을 두르고 그에 맞는 행동과 말투를 연출하며 행사장을 활보하는 식으로 중세의 영적이고 신화적인 모습과 경험을 만끽할 수 있다.


< 스위스 아르카나 축제에서 선보인 코스플레이 무대 - 출처: 아르카나 축제(Arcana Festival) >


올해 행사에서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한국의 '케이컬처'를 소개하는 하나의 장을 마련할 수 있었던 점이다. 워낙 중세 시대의 테마에 무게를 두는 행사이지만 올해는 새롭게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콘퍼런스와 함께 보자기 워크숍 그리고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부스도 마련했다. 콘퍼런스와 워크숍은 스위스 한류 코리아 협회의 윤리즈 대표가 맡았는데, 통신원도 콘퍼런스에 함께 참여해 보았다. 콘퍼런스는 '케이팝을 넘어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Au-delà du K-Pop: Découverte de la Culture Coréenne.)'라는 주제로 약 40분간 진행됐다. 윤리즈 대표는 BTS를 비롯한 케이팝 그룹, 한국 영화와 드라마 K-뷰티, K-푸드 그리고 한복, 보자기 등 다양한 분야의 한국문화를 소개하며 이토록 한국 문화가 세계인들의 인기를 얻는 이유까지도 함께 분석했다.


< (좌)스위스 아르카나 축제에서 윤리즈 대표가 선보인 한국문화 컨퍼런스, (우)보자기 워크숍 - 출처: 스위스 한류 문화 협회 >


윤 대표는 서두에 청중들에게 '한국을 떠올리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라는 질문을 던졌는데 한국의 고구려와 삼국 시대 그리고 조선 시대를 이야기하는 청중들이 있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스위스에서 그동안 한국문화를 알리는데 선두자로 활동하고 있는 윤 대표에 따르면 한국의 역사를 궁금해하는 현지인들이 꽤 있고, 실제로 역사 수업에 대한 문의도 종종 받고 있다고 한다. 콘퍼런스에 참여했던 참가자들은 대부분 케이팝, K-푸드, 그리고 K-뷰티에 대해 열정적인 관심을 보였으며 한국을 가장 여행하고 싶은 나라로도 꼽았다. 콘퍼런스 이후 통신원은 잠시 윤 대표와 짧은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아르카나 행사 측이 한국문화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나요?

사실 얼마 전부터 스위스에서 케이팝 댄스에 대한 인기가 증폭되고 있음을 누구나 실감하고 있습니다. 행사 측에서도 '판타지 바젤'과 '취리히 팝콘' 행사에서 보여준 케이팝 댄스의 무대들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케이팝뿐만 아니라 한국문화가 전반적으로 연령과 성별에 관계없이 관심을 얻고 있는다는 점을 고려해 저희 협회로 문의를 해왔습니다.    


< 스위스 아르카나 축제 보자기 워크숍 참가자들 - 출처: 스위스 한류 문화 협회 >


보자기 워크숍은 스위스에서 첫 소개로 알고 있습니다. 그 반응은 어떤가요?

유럽인들에게 일본의 보자기 아트 '후로시키(風呂敷)'는 익히 알려져 있습니다만 한국의 보자기 아트는 현지인들에게 아주 생소한 테마입니다. 저는 한국의 전통 포장 방식이자 물건을 보호하는 기능을 가진 보자기가 오랜 세월 동안 어떤 전통과 생활의 흔적을 담고 있으며, 우리의 역사 속에서도 함께 했음을 소개합니다. 또한 일본의 보자기와는 전혀 다른 소재와 포장 방식을 갖고 있음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천 소재의 다양성과 오색의 색상, 그리고 화려한 포장 방식이 유럽인의 눈과 손을 매료시킵니다. 특히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적인 부분을 살린 보자기 아트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아주 호응이 좋습니다. "한국문화의 또 다른 미에 매료됐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있습니다.


스위스 한류 코리아 협회의 대표로 활동하면서 현지인들의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을 가장 밀접하게 접하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최근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2019년 제가 처음 스위스에 한류 문화 협회를 세울 당시에 비하면 최근 들어 케이팝과 한국 영화, 드라마 외에도 한국문화 전반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이 크게 증가한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 음식인 비빔밥, 김치, 떡볶이, 불고기 등은 이제 많은 이들이 한 번쯤은 먹어본 음식이며,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도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 유럽인들이 일본의 문화를 접하고 자부심을 느꼈던 것과 유사한 상황으로 이제 한국문화를 알고 있는 것이 하나의 문화적 위상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라 생각됩니다.



사진출처

- 스위스 한류 문화 협회

- 아르카나 축제(Arcana Festival)



성명 : 박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위스/프리부르 통신원]

약력 : 현) EBS 스위스 글로벌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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