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타키나발루 영화관 푸드코트를 점령한 현지 한식 프랜차이즈
말레이시아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해외여행지 중 하나다. 한국은 매년 말레이시아 방문객 순위 10위권을 기록할 정도로 말레이시아 관광산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처럼 한국인의 사랑을 받는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도시는 어디일까. 바로 사바주 코타키나발루다. 2023년 사바주 내 외국인 관광객은 약 86만 명으로 그중 한국인(약 20만 명)은 브루나이(약 27만 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사바주를 찾았다.
< 코타키나발루 대표 쇼핑몰 센터 포인트 사바와 영화관 푸드코트 - 출처: 통신원 촬영 >
많은 한국인이 코타키나발루를 사랑하는 것처럼 코타키나발루도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다. 코타키나발루에서 한국 콘텐츠의 인기가 높은 상황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소는 코타키나발루 시내에 위치한 센터 포인트 사바(Centre Point Sabah)다. 센터 포인트 사바는 위스마 메르데카(Wisma Merdeka), 카라문싱 콤플렉스(Karamunsing Complex)와 더불어 코타키나발루에서 역사가 오래된 대표적인 쇼핑몰 중 하나다. 쇼핑몰 내에서 눈에 띄는 점은 이곳의 유일한 영화관이 위치한 5층에 들어서면 한국 음식을 판매하는 매장이 줄지어 있다는 것이다. 코타키나발루의 유일한 문화상업시설이라고 볼 수 있는 영화관이 있는 푸드코트(Food Eden)에 '먹방(Mukbang)', '서울메이트(Seoulmate)', '비비큐치킨(BBQ Chicken)', '골든 본스(Golden Bons)' 등 한국 음식점이 있다는 것은 한류 인기를 보여준다.
말레이시아에서 영화관은 젊은 세대부터 가족단위 등 다양한 연령대가 즐기는 문화공간이다. 「말레이시아의 영화관객의 특성 및 영화관람 행태」 보고서에 따르면 18세 이하 말레이시아 청소년의 60%는 매일 또는 매주 영화를 관람하고, 말레이시아 관객 중 주 1회 이상 영화를 관람하는 집단은 1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하다. 이처럼 다양한 연령대의 말레이시아인들이 방문하고 유동인구가 많은 영화관이 있는 공간에 한식당 4곳이 있다는 점은 현지에서 한식의 인기가 높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또한 이곳에 위치한 한국 음식점이 대부분 현지 프랜차이즈라는 것도 의미가 크다. '먹방'은 코타키나발루에서 시작한 대표적인 한식 프랜차이즈로, 배달 전문점으로 문을 연 뒤 현재 코타키나발루에 3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메이트'도 2022년 2월 코타키나발루 88몰 1호점을 시작으로 2개 지점을 운영하는 현지 프랜차이즈인데 김치찌개, 떡볶이 등 다양한 한국 음식을 판매하고 있다. 이곳에 문을 연 '골든 본스'의 경우 본사는 수도권인 슬랑오르(Selangor)에 있지만 올해 사바주에 처음 진출한 뒤 5개 지점을 운영하며 빠르게 매장을 확장하고 있는 현지 브랜드다. '골든 본스'는 소규모 치킨 프랜차이즈로 '대박(Daebak)', '한국(Korean)' 등 한글 홍보문을 내걸며 한국 치킨을 판매하고 있다.
< 영화관 푸드코트에서 운영하는 코타키나발루 한식 프랜차이즈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처럼 코타키나발루에서 볼 수 있는 한식에 대한 관심은 결국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문화교류가 갖는 잠재력을 보여준다. 한국 콘텐츠의 인기가 한식 등 한국문화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코타키나발루에서 한국을 경험하고 싶어 하는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동말레이시아 사바주는 제2의 문화예술공연 중심지로 떠오르는 지역이다. 지난 2023년 서말레이시아가 케이팝 콘서트 등 문화행사 규제를 강화한 반면 동말레이시아는 문화산업 육성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사바주정부가 한국인 관광객이 만드는 경제효과에 주목하고 한국과의 관광 교류를 이어가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문화교류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코타키나발루가 다른 말레이시아 주요 지역들과 달리 한국인 방문객이 많은 지역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곳에서 한국의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행사를 기획하는 것은 의미를 갖는다. 이를 통해 말레이시아 수도인 쿠알라룸푸르나 조호르바루 등 다른 도시에서 열리는 한류 행사들과는 차별화된 행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사바주에 거주하는 한국인은 약 900명으로 이들 대부분은 코타키나발루에 살고 있다. 한국인 관광객과 교민이 많은 만큼 코타키나발루에는 한국 음식을 제공하는 다양한 음식점들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는 30개 이상의 한국 음식점이 있으며 상업지구마다 최소 한두 곳은 한국 음식을 판매하고 있다. 이미 한인 커뮤니티와 한식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는 점은 한류 행사를 진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이렇게 기획된 행사는 코타키나발루만의 독특한 매력을 부각시키고 한류의 새로운 면모를 소개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사바주 관광객 통계, https://mysabah.com/sabah-tourism-statistics/
- 《New Straits Times》 (2022. 3. 23). Sabah has second highest number of youths in the country, https://www.nst.com.my/news/nation/2022/03/782560/sabah-has-second-highest-number-youths-country
- 《Malay Mail》 (2024. 9. 4). ‘It’s the people’: Koreans find safe haven in Sabah with welcoming locals and Korean food at their fingertips, https://www.malaymail.com/news/malaysia/2024/09/04/its-the-people-koreans-find-safe-haven-in-sabah-with-welcoming-locals-and-korean-food-at-their-fingertips/146978
- 《Borneo Post Online》 (2024. 9. 11). From homegrown fried chicken to just banchan, Korean food isn’t hard to find in Kota Kinabalu, https://www.theborneopost.com/2024/09/11/from-homegrown-fried-chicken-to-just-banchan-korean-food-isnt-hard-to-find-in-kota-kinabalu/
- 먹방(Mukbang) 인스타그램 계정(@mukbang_msia), https://www.instagram.com/mukbang_msia/
- 푸드판다(Foodpanda) 서울메이트(Seoulmate), https://www.foodpanda.my/restaurant/sdub/seoulmate
- [KOFIC 통신원리포트 2021-23] 말레이시아의 영화관객의 특성 및 영화관람 행태, https://www.kofic.or.kr/kofic/business/rsch/findPolicyDetail.do?boardNumber=39&policyNo=4887
- 골든 본스(Golden Bons) 페이스북 계정(@goldenbonskotakinabalu), https://www.facebook.com/goldenbonskotakinabalu
성명 : 홍성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통신원]
약력 : 현) Universiti Sains Malaysia 박사과정(Strategic Human Resource Manag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