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시장의 변화로 외연 확대하는 K-콘텐츠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는 말레이시아에서 보편화됐다. 말레이시아는 글로벌 OTT 최대 기업 넷플릭스(Netflix)가 최저가 요금 서비스를 처음 선보일 정도로 OTT 산업에서 중요성이 높은 지역이다. 2021년 기준 말레이시아 전체 인구의 94.8%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고 온라인 콘텐츠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21년 말레이시아 OTT 시장 수익 규모는 2017년 대비 256.32% 증가한 2억 8,438만 달러(약 4,060억 원)로 추산된다.
넷플릭스를 시작으로 글로벌 OTT 플랫폼 디즈니플러스 핫스타(Disney+ Hotstar)뿐만 아니라 뷰(Viu), 아이치이(iQIYI) 등 중화권 OTT 플랫폼이 후발 주자로 등장했다. 다양한 플랫폼이 말레이시아에 진출한 가운데 OTT 플랫폼 검색 엔진 저스트워치(JustWatch)에 따르면 2024년 2분기 기준 넷플릭스와 뷰는 각 점유율 28%, 23%를 차지하며 말레이시아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 이 가운데 1, 2위를 다투는 넷플릭스와 뷰가 공통적으로 내세우는 전략이 한류 콘텐츠 확대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 2024년 2분기 말레이시아 OTT 시장 점유율 - 출처: 저스트워치(JustWatch) >
먼저 넷플릭스는 말레이시아 시청자들을 겨냥해 한국 영화부터 드라마, 예능 등 다양한 K-콘텐츠 편성을 확대해 시청자들을 끌어모았다. 특히 넷플릭스는 올해부터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장르의 한국 콘텐츠를 내세우고 있다. 2024년 10월에는 임진왜란을 그린 영화 <전, 란(Uprising)>을 공개한 지 일주일 만인 10월 둘째 주 기준 넷플릭스 말레이시아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했다. 2024년 11월에는 로맨스 사극 <옥씨부인전(The Tale of Lady Ok)>을 공개해 호평을 받았다. 올해 넷플릭스가 공개한 콘텐츠 중 가장 인기를 끈 콘텐츠 <경성크리처(Gyeongseong Creature)>도 1940년대 한국을 배경으로 한 시대극이다. 말레이시아 주요 매체 《The Star(더스타)》는 731부대를 중심으로 풀어낸 서사에 주목하며 작품을 조명했다.
< 2024년 최고의 한국 드라마 중 하나로 꼽힌 '경성크리처' – 출처: 'Bright Side of News' >
홍콩 OTT 플랫폼 뷰도 콘텐츠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뷰는 한국 콘텐츠 다양화로 이용자를 확대했는데 영국의 영화 전문 매체 《Screen Daily(스크린데일리)》는 "뷰는 초창기에 한국 콘텐츠로 시청자를 확보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 뷰 대표이사 제니스 리(Janice Lee)에 따르면 뷰의 신규 가입자 중 80%가 한국 드라마로 유입되고 있어 한국 콘텐츠는 향후 매출 증대의 중요한 요소로 평가되고 있다. 뷰는 2022년 <재벌집 막내아들(Reborn Rich)> 공개를 시작으로 올해에도 <선재 업고 튀어(Lovely Runner)>를 포함해 <우연일까?(Serendipity’s Embrace)>, <감사합니다(The Auditors)> 등 다양한 한국 드라마를 내세웠다.
뷰는 한국 콘텐츠를 공개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한국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말레이시아 드라마로 주목받았다. 2022년에는 한국의 로맨스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2015)>를 성공적으로 리메이크했고, 2023년에는 원작의 서사를 공유한 말레이시아판 서스펜스 드라마 <W(2016)>를 선보여 인기를 얻었다. 뷰는 한국 콘텐츠로 큰 인기를 모으자 온라인 콘텐츠를 송출하는 것 외에도 오프라인 공연 기획, 팬미팅으로 한류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뷰는 2023년 3월 뷰를 통해 방영된 작품에 출연한 한류 스타들을 오프라인에서도 만날 수 있도록 팬미팅과 공연을 기획한 '뷰 스크림 데이트(Viu Scream Dates)'를 처음 발표했다. 올해는 <여신강림(True Beauty)>, <오늘도 사랑스럽개(A Good Day to be a Dog)> 등의 작품으로 팬덤을 쌓은 차은우가 말레이시아에서 '뷰 스크림 데이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바 있다. 이후 싱가포르, 태국 등 아세안 지역으로 영역을 넓혀가며 오프라인 행사를 마쳤다.
< '뷰 스크림 데이트'에 참석한 말레이시아 한류 팬 – 출처: 말레이시아 뷰 인스타그램 계정(@viumalaysia) >
이처럼 한국 콘텐츠가 OTT 플랫폼에서 한국 콘텐츠가 하나의 장르로 안착하면서 다양한 장르와 독특한 소재의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공개되는 추세다. 말레이시아 시장에서 한국콘텐츠 영향력을 보여주듯 오는 2025년에 넷플릭스는 한국형 슈퍼히어로 장르 <캐셔로(Cashero)>와 로맨틱코미디 <별들에게 물어봐(When the Stars Gossip)>를 공개할 예정이다. 또한 글로벌 OTT 플랫폼 디즈니플러스 핫스타도 2025년 블랙 코미디 <넉 오프(Knock-Off)>와 정치, 스릴러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뷰는 다채로운 콘텐츠를 온라인에서 제공하면서 오프라인에서도 한류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색다른 행사를 계속해서 기획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외 OTT 플랫폼을 통해 장르의 다양화가 이루어지면서 한국 콘텐츠는 현지 리메이크, 오프라인 행사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발전하는 OTT 시장 속에서 2025년에는 한국 콘텐츠가 또 한 번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지 기대를 모은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The Korea Times》(2024. 2. 26). INTERVIEW: Viu spearhead growth in Asian streamingmarket with Korean content, local adaptations, https://www.koreatimes.co.kr/www/art/2024/12/398_369427.html
-《Screen Daily》(2021. 7. 14). Asian streamer Viu seals content deals with China’s Huace, https://www.screendaily.com/news/asian-streamer-viu-seals-content-deals-with-chinas-huace/5161585.article
-《Bright Side of News》(2024. 10. 17). Top 20 Best Netflix Series inMalaysia for 2024, https://brightsideofnews.com/streaming/top-20-best-netflix-series-in-malaysia-for-2024/
-《The Star》(2024. 1. 10). 'Gyeongseong Creature' review: Resident Evil with agrim precedent, https://www.thestar.com.my/lifestyle/entertainment/2024/01/10/039gyeongseong-creature039-review-resident-evil-with-a-grim-precedent
-《TechNave》(2024. 9. 3). Netflix and Viu are the preferred Video streamingplatforms in Malaysia - Just Watch, https://technave.com/gadget/Netflix-and-Viu-are-the-preferred-Video-streaming-platforms-in-Malaysia-Just-Watch-39820.html
- Viu 인스타그램 계정(@viumalaysia), https://www.instagram.com/viumalaysia/
- Just Watch 홈페이지, https://www.justwatch.com/
- 틱톡 계정(@drakordanfilm), https://www.tiktok.com/@drakordanfilm
- 넷플릭스(Netflix), https://www.netflix.com/
- 뷰(Viu), https://www.viu.com/
성명 : 홍성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통신원]
약력 : USM(Universiti Sains Malaysia) 전략적 인적자원관리(SHRM)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