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다 한국스러운 홍콩의 한식당
한국에서 유학 중인 홍콩인 써니는 방학을 맞아 가족을 만나러 홍콩에 돌아갔다가 새로운 경험을 했다고 말한다. 홍콩에 거주 중일 때도 한국 식당이 상당히 많았지만 최근 한국보다 더욱 한국스러운 로컬 한식당이 홍콩 곳곳에 들어선 모습에 깜짝 놀란 것이다. 학업을 이어가고 있는 서울 소재 대학교 근처 식당들의 모습을 그대로 갖고 있는 한식당에서 오랜만에 홍콩 친구들과 저녁을 즐긴 써니는 한식의 대중화를 몸소 체험했다고 강조했다. "한국 여행 시에만 즐길 수 있었던 특별한 한국 음식을 이제 홍콩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사실에 홍콩 친구들이 매우 기뻐한다."면서 "비빔밥, 바비큐 등 이미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진 한국 음식이 아닌 곱창구이, 순댓국 등을 자연스럽게 먹는 홍콩 친구들을 보니 한국 음식이 특히 홍콩 MZ 세대에게 매우 친숙한 음식이 됐다는 것을 느꼈다. 한식이 홍콩 젊은 세대에 스며든 것에는 한국 드라마와 영화, 예능 프로그램 등이 특히 큰 역할을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 홍콩 완차이의 한국 면 요리 전문점 - 출처: 통신원 촬영 >
홍콩으로 여행을 온 한국인들도 한식당이 생각보다 더 많은 모습에 놀라는 듯하다. 여행객 김영 씨는 "전 세계 유명 음식이 몰려 있는 홍콩에서도 가장 유명한 미식 거리로 알려진 소호 거리를 방문했다가 한국 순댓국 전문점이 문을 열 준비 중인 모습을 보고 살짝 당황했다."고 말한다. "순댓국은 한국에서는 사랑받는 편안한 서민 음식 대표주자인데 화려한 소호 거리에 순댓국 가게가 오픈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신선한 느낌이다."라고 했다. 그는 "가장 로컬 느낌이 나는 음식이 해외에서는 더욱 이국적인 음식으로 사랑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전환됐다."며 "업무차 알게 된 홍콩인이 한국 음식이 홍콩에서 인기가 많다고 했는데 직접 보니 더욱 실감이 났다."고 말했다.
< 홍콩 소호의 한식당 - 출처: 통신원 촬영 >
홍콩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한국인 제미 씨는 '한식 매니아'라고 스스로를 평가한다. 해외 생활을 오래 했지만 워낙 한국 음식을 좋아해서 한식을 접하기 쉽지 않았던 십여 년 전에는 한국 본가로부터 음식을 공수 받았다고 한다. 그는 "오늘 점심은 완차이에 있는 한국 국수 전문점에서 닭칼국수를 먹었고 저녁은 소호에 있는 한식 식당 겸 주점에서 회식을 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그가 설명한 소호에 있는 식당에서는 주전자에 나오는 어묵 꼬치부터 곱창 모듬 구이까지 한국보다 더욱 한국스러운 음식이 가득하다. 제미 씨는 "홍콩은 한국만큼 한국 음식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해외 국가 중 대표적이 아닌 곳일까 생각한다."라면서도 "5년 전에는 한국식 고기구이 전문점 등이 많았으나 최근 2~3년 사이 한국의 전형적인 로컬 식당이 많이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 다양한 한국식 닭요리를 선보이고 있는 홍콩의 한식 치킨 전문점 - 출처: 통신원 촬영 >
홍콩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 큰 인기를 끌며 좀 더 한국적인 한식을 즐기고 싶어 한국으로 여행을 가는 홍콩인들도 늘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소셜미디어에 <흑백요리사>에 출연했던 셰프가 운영하는 식당을 방문한 후 인증을 올리는 MZ 세대가 대폭 증가했다. <흑백요리사>에 등장한 모수의 안성재 셰프와 백종원의 인기도 나날이 상승 중이다. 프로그램 심사위원 중 한 명인 백종원이 새마을식당을 홍콩으로 확장하며 홍콩 각종 언론이 들썩거리기도 했다. 《Lifestyle Asia(라이프스타일 아시아 홍콩)》은 "더본코리아가 운영하는 새마을식당이 홍콩에서 24시간 운영되는 첫 번째 한식 바비큐 체인이 될 것이다."라고 소식을 전했다. 해당 기사는 "이 식당은 본가에 이어 홍콩에서 두 번째로 문을 여는 식당으로 한국에 100여 개 매장이 있는 이 한식 바비큐 프랜차이즈는 저렴한 가격과 24시간 영업으로 인기가 높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홍콩 외에도 일본, 중국, 미국, 필리핀, 태국, 베트남, 호주 등 해외 각국에 진출했다."고 덧붙였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침사추이에 오픈한 새마을식당은 300m2가 넘는 2개 층의 대규모를 자랑하며 '연탄불고기', '7분돼지김치' 등 대표 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 음식의 대중화에 정점을 찍은 2024년에 이어 2025년에는 많은 이들이 홍콩에서 한국보다 더 한국 같은 한식당을 경험해 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Lifestyle Asia》(2024. 12. 3). ‘Culinary Class Wars’ judge Baek Jong-won debuts Saemaeul Sikdang Hong Kong on December 4, https://www.lifestyleasia.com/hk/dining/saemaeul-sikdang-hong-kong-opening-baek-jong-won-culinary-class-wars-details-info/
성명 : 이성화[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중국(홍콩)/홍콩 통신원]
약력 : North head seven star 마케팅 디렉터, HMW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