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를 매료시킨 '서울의 멋' - 과거와 현재의 조화
멕시코시티 국립인류학역사연구소(Instituto Nacional de Antropología e Historia) 산하 세계문화박물관에서 특별한 한국문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지원하는 '2025 투어링 케이-아츠(2025 Touring K-Arts)' 사업 일환으로 서울역사박물관과 주멕시코한국문화원이 공동 주최한 '서울의 멋'이다. '과거를 현대의 것으로 재해석하는 힘, 그것이 서울의 멋이다'라는 주제로 기획된 이번 전시는 원삼, 까치두루마기, 백자청화성문반구형 연적, 자수 수저 주머니 등 서울역사박물관의 소장품 210여 점(재현품 30여 점)으로 한국문화의 전통과 현대적 감각을 아우르며 멕시코 관람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개막식은 지난 8월 21일 성대하게 진행됐다. 행사에는 박상민 서울역사박물관장을 비롯해 주멕시코대한민국 허태완 대사, 국립 세계문화박물관의 알레한드라 고메즈 콜로라도 관장, 국립인류학박물관의 후안 마누엘 가리발디 조정관 등 양국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박 관장은 개막식 연설을 통해 "서울의 과거와 현재가 담긴 이번 전시가 양국 간 문화교류의 가교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감사의 뜻을 전했다.
전시 준비를 위해 일주일 전부터 멕시코 현지에 머물며 관계자들과 협력한 서울역사박물관의 박상민 학예연구부장과 윤이서 교류홍보과 학예연구사 역시 성공적인 개막을 위해 힘을 보탰다. 개막 첫날 약 200명 이상이 전시장을 찾으며 큰 관심을 모았고 한국 전통 춤 공연과 음식 시식 행사도 함께 마련돼 현장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멕시코 현지 언론 역시 이번 전시에 주목하며 한국문화의 다양성과 매력을 조명했다.
< 오픈 전 '서울의 멋' 전시장의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전시장을 찾은 멕시코인들의 반응도 뜨겁다. 세계문화박물관에서 13년간 근무한 코디네이터 아시엔다 니네스(37)는 "전시 '서울의 멋'은 한국의 아름다움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 특히 과거의 유물과 의복에서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한 "한국을 꼭 한번 방문하고 싶다."며 한국문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처럼 전시는 단순히 유물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멕시코인들에게 한국 방문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 세계문화박물관에서 13년간 근무한 코디네이터 아시엔다 니네스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번 전시는 서울의 고전적인 아름다움과 현대적 감각을 함께 담고 있다. 정교한 장식과 섬세한 디테일이 살아 있는 전통 유물은 한국의 역사와 미감을 보여주며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전시물은 관람객들에게 신선한 매력을 선사한다. 전시장에 전시된 다채로운 물품은 멕시코 관람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가 열린 멕시코 국립 세계문화박물관은 라틴아메리카 지역에서 유일하게 한국문화를 지속적으로 전시하는 기관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965년 개관한 이 박물관은 중동, 지중해, 중국, 한국, 일본 등 전 세계의 고대와 현대 문화를 아우르는 5개의 상설 전시실과 14개의 임시 전시실을 갖추고 있으며 1만 7,000점 이상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직물, 유리, 도자기, 무기, 사진 등 다양한 유물 속에서 한국 관련 전시가 꾸준히 이어져 왔다는 점은 이번 '서울의 멋' 전시가 더욱 특별한 이유이기도 하다.
< 서울역사박물관의 윤이서 교류홍보과 학예연구사, 박상민 학예연구부장의 한국 출국 전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최근 멕시코에서는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새로운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케이팝과 K-드라마를 통해 시작된 한국문화 열풍은 이제 한국을 직접 방문하려는 'K-투어'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한국행 항공편에서 멕시코 관광객들의 비중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으며 현지 여행사에서도 한류 콘텐츠와 연계된 한국 여행 상품이 활발하게 판매되고 있다. 전시를 관람한 멕시코인들이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는 모습은 K-컬처가 가진 힘을 실감하게 한다.
'서울의 멋' 전시는 오는 10월 19일까지 계속된다. 이번 전시가 더 많은 멕시코인들에게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고 나아가 한국을 직접 찾고 싶다는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서울의 매력이 멕시코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양국 간 문화교류를 한층 더 활발하게 만드는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출처
- 통신원촬영
성명 : 조성빈[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멕시코/멕시코시티 통신원]
약력 : 현) 한글문화원 원장 전) 재멕시코한글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