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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김정환, '2025년 바르톡 국제 콩쿠르(Bartók World Competition 2025)' 우승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5.10.13

피아니스트 김정환, '2025년 바르톡 국제 콩쿠르(Bartók World Competition 2025)' 우승


1위와 함께 바르톡 최우수 해석상 등 주요 특별상 수상

피아니스트 김정환(25)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2025년 바르톡 국제 콩쿠르(Bartók World Competition 2025)' 피아노 부문에서 우승했다. 리스트 아카데미(Liszt Academy) 주최로 지난 9월 7일 막을 내린 이번 대회에서 김정환은 1위 상금 2만 2,000유로(약 3,570만 원)를 차지했다. 또한 바르톡 최우수 해석상(4,000유로)과 동시대 작품 최우수 연주상(2,000유로) 등 주요 특별상까지 수상하며 3관왕에 올랐다. 2위는 스페인의 고르카 플라다와 헝가리의 로즈소니치일디코가 공동으로, 3위는 러시아의 아나스타샤 클류체레바가 차지했다.


< '2025년 헝가리 바르톡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김정환 - 출처: 리스트 아카데미 페이스북 계정(@zeneakademiaofficial) >


헝가리의 자부심, '바르톡 국제 콩쿠르'의 위상

'바르톡 국제 콩쿠르'는 헝가리가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 벨러 바르톡(Béla Bartók)을 기리기 위해 그의 모교인 리스트 아카데미가 2017년 창설한 권위 있는 국제 대회다. 세계국제음악콩쿠르연맹(WFIMC)의 회원으로 높은 위상을 자랑하며 피아노, 바이올린, 현악 4중주 부문이 순환 개최된다. 그 사이에는 다음 기악 부문을 위한 작곡 콩쿠르가 열리는 독특한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번 피아노 부문 대회에는 19개국 55명의 젊은 연주자들이 참가했으며 심사위원단의 면면은 대회의 국제적 권위를 증명한다. 뉴욕 줄리아드 음대 학과장인 요헤베드 카플린스키가 심사위원장을 맡았고, 잘츠부르크모차르테움의 파벨 길릴로프, 상하이 음악원의 저 탕 등 세계 유수 음악 기관의 교수진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리스트 아카데미 원장인 가보르 퍼르커시 박사는 "QS 세계 대학 랭킹 음악 부문 12위에 빛나는 리스트 아카데미가 이처럼 수준 높은 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헝가리 문화를 알리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대회의 의미를 강조했다.


격이 다른 연주력, 압도적인 결선 무대

김정환의 우승은 특히 결선 무대에서 빛을 발했다. 그는 헝가리 방송 교향악단과 협연한 결선에서 바르톡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했다. 이 곡은 타악기적인 리듬과 복잡한 구조로 악명이 높은, 연주자에게 극한의 기교와 집중력을 요구하는 난곡이다. 한 심사위원은 "김정환의 우승은 다른 참가자와는 격이 다른 연주력을 보여주어 어느 누구도 수긍하지 않을 수 없는 결과"라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우승은 상금 외에도 실질적인 연주 기회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그는 주최 측인 리스트 아카데미를 비롯해 세게드, 미슈콜츠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 헝가리 주요 교향악단과의 협연 기회를 부상으로 얻었다. 한편 헝가리 연주자로 유일하게 결선에 오른 로즈소니치 일디코는 베토벤의 <피아오 협주곡 5번>을 연주해 공동 2위와 함께 청중상을 수상하며 현지 관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김정환은 6세에 피아노를 시작해 9세에 예술의전당 음악영재아카데미에 입학했으며 11세에 독일로 건너가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음대에서 수학했다. 그는 2019년 덴마크 오르후스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 2022년 센다이 국제 피아노 콩쿠르 4위, 그리고 2023년 시드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국제 무대에서 꾸준히 실력을 인정받아 왔다. 특히 시드니 콩쿠르 우승 당시에도 바르톡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한 바 있어 현세대 최고의 바르톡 스페셜리스트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K-클래식, 문화교류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

이번 콩쿠르의 가장 특별한 지점은 바로 전년도 작곡 부문 우승작을 다음 해 기악 부문의 필수 연주곡으로 지정하는 독특한 전통에 있었다. 이에 따라 2024년 작곡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18세의 한국 작곡가 이하누리(Lee Hanuri)의 작품 <현기증(Vertigineux)>이 올해 콩쿠르의 준결선 필수 과제로 연주됐다. 이는 한국의 젊은 피아니스트 김정환이 헝가리의 위대한 작곡가 바르톡을 해석해 우승하고 동시에 전 세계 30여 명의 준결선 진출자들이 한국의 젊은 작곡가가 만든 현대 음악을 탐구하고 연주하는 매우 의미 있는 쌍방향의 문화교류가 실제로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 김정환의 우승과 이하누리의 작품 연주는 K-클래식이 이제 세계의 유산을 깊이 있게 해석하는 것을 넘어 세계 클래식계에 새로운 영감을 주는 창작의 주체로 성장했음을 방증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KOREANHERALD》 (2025. 6. 26). Teen composer Lee Hanurijreimagines Korean rhythm, https://www.koreaherald.com/article/10518445


- 《PAPAGENO》 (2025. 9. 7). Második lett Rozsonits Ildikó a Bartók Világversenyen,https://papageno.hu/blogok/bartok-vilagverseny/2025/09/masodik-lett-rozsonits-ildiko-a-bartok-vilagversenyen/


- 《HungaryToday》 (2025. 9. 9). German-Korean Pianist Triumphs atBartók World Competition, https://hungarytoday.hu/german-korean-pianist-triumphs-at-bartok-world-competition/


- 바르톡 국제 콩쿠르(Bartók World Competition) 홈페이지, https://bartokworldcompetition.hu/


- 리스트 아카데미 페이스북 계정(@zeneakademiaofficial), https://www.facebook.com/photo/?fbid=1089775830037269&set=pcb.1089776116703907



성명 : 유희정[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헝가리/부다페스트 통신원]

약력 : 『한국 영화 속 주변부 여성과 미시 권력』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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