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배우며 경험하는 한국문화
전 세계에 불고 있는 한류 열풍으로 한국은 큰 관심을 받고 있으며 그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를 견인하는 주역으로는 한국 영화 및 드라마, 케이팝, 한식 등 다양한 분야가 있지만 최근에는 한국어도 각광받고 있다. 미얀마에서는 단순한 관심과 흥미로 배움을 시작하는 이들도 많지만 한국에서 더 공부를 하거나 일하고 싶다는 목적을 가진 학습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현지의 한국어 학원 및 유학원이 인기를 끌고 있다. 비자를 포함해 한국 유학을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정보를 함께 제공하기 때문이다.
현재 미얀마의 불안한 정치 상황으로 인해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젊은 세대가 늘어나면서 드라마에서만 보던 한국을 경험하려는 유학생들과, 보다 높은 임금이 보장되는 한국 취업을 희망하는 근로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미얀마에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어학원도 있지만 현지인이 운영하는 경우도 상당수 존재한다. 미얀마인이 운영하는 어학원은 현지인의 입장에서 수업이 진행돼 한국어를 보다 쉽게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언어 학습 외 한국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어학당에서 원활하다는 차이가 있다.
지난 8월 30일 오전 10시부터 미얀마 양곤에 위치한 세도나 호텔(Sedona Hotel Yangon)에서 '2025 양곤KB학당 문화주간 발표회'가 열렸다. 양곤KB학당은 2023년에는 10주년 기념행사를 진행했으며, 올해 12주년을 맞이했을 정도로 현지에서 긴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어 학당이다. 행사장 입구부터 '국악 어울림 한마당'이라고 기재된 포토존이 학생들을 반겼고 '포기하지 마', '넌 할 수 있어! 걱정하지 마!', '시작은 반이다', '사랑합니다' 등 학생들이 직접 적은 글귀와 그림이 그려진 카드들이 눈길을 끌었다. 아직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지만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레 적어낸 학생들의 모습에서 학습에 대한 열정이 느껴졌다.
< '2025 양곤KB학당 문화주간 발표회' 현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행사장에는 미얀마에 거주하는 한인을 포함해 학생과 학부모 등 많은 현지인들이 참석했다. 행사는 미얀마에서 보기 어려운 전통 민요와 태평무, 장구 연주 등 한국인 강사들의 공연으로 문을 열며 단번에 관객들의 주목을 이끌어냈다. 하나의 공연이 끝날 때마다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아마 한국인에게는 그리운 고향의 소리, 미얀마인에게는 흥미로운 한국의 음악으로 들렸을 것이다.
이어 미얀마 학생들이 한복이나 사물놀이 의상을 입은 채 공연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즐겁게 웃으며 민요, 사물놀이, 부채춤 등 각자의 기량을 뽐냈고, 실수를 하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관객의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한국어를 배우는 미얀마 학생들이 전통 공연을 준비한 모습에 매우 뜻깊은 마음이 들었다. 학생들 또한 단순 공부를 넘어 한국의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하며 즐긴 시간이 큰 의미가 있었을 것이다.
< (좌)학생들이 준비한 부채춤 공연, (우)관객들과 함께 즐긴 강강술래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번 행사는 관객들과 함께 거대한 원을 그리며 한 강강술래로 마무리됐다. "국악 무대를 선보인 학생들은 단 4일간 국악을 배운 뒤 오늘 공연을 선보인 것입니다."라는 양곤KB학당장님의 마지막 말씀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짧은 기간 다른 나라의 언어와 음악을 학습하고 수많은 관객 앞에서 무대에 오르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 연습 시간 대비 완성도 있는 무대 보여줬을 뿐만 아니라 즐기면서 공연하는 모습이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한국어를 배워 한국에서 꿈을 실현하는 것도 좋지만 미얀마 현지에서도 언어를 포함한 한국문화를 경험하는 과정 자체를 즐기며 마음 놓고 행복할 수 있는 날이 얼른 오길 바란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성명 : 곽희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얀마/양곤 통신원]
약력 : KOTRA 양곤무역관 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