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에서 한국 뷰티의 현지화와 확산
2025년 가을, 로마 중심부에 짙게 배어든 ‘한국 뷰티’ 색채가 다시금 눈에 띈다. 현지에서 열리는 팝업과 워크숍이 잇따라 관객을 끌어모으며 ‘한국식 스킨케어’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이탈리아인의 일상 미용 관념에 자리 잡아가고 있다. 우선 9월 25일(목)부터 10월 1일(수)까지 아드리아노 극장(Teatro Adriano, 피아차 카보우르)에서 개최된 '마이 케이 뷰티 룸 팝업(My K-Beauty Room Pop-up)'은 방문객들이 제품 체험, 브랜드 쇼케이스, 소규모 이벤트를 통해 한국 뷰티의 ‘단계별 루틴’과 ‘제품 철학’을 직접 느낄 수 있는 이벤트였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행사에 대한 반응이 활발히 공유됐으며 한 참가자는 '로마에서 한국의 뷰티 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정말 좋았다.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직접 사용해 보며 한국식 스킨케어의 매력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 10월에 열릴 워크숍 프로그램 - 출처: 인스타그램 계정(@kbeautyinrome) >
또 주목할 만한 일정은 10월 18일 '케이 뷰티 인 로마(K-Beauty in Rome)'가 주관한 워크숍 '프리페어 유어 스킨 포 윈터(Prepare Your Skin for Winter)'이다. 해당 워크숍은 로마 거주자와 방문객을 대상으로 겨울철 피부 관리법, 보습과 차단의 원리, 단계별 루틴의 과학적 근거를 실습 중심으로 가르치며 ‘한국식 스킨케어’가 왜 계절과 피부 타입에 민감하게 대응하는지를 설명할 예정이다. 이번 워크숍은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지난 5월과 6월에 이어 진행되는 연속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전 행사에서도 로마 거주자와 방문객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었으며 참가자들은 SNS와 입소문을 통해 긍정적인 반응을 공유했다.

< 미스터리 박스를 언박싱 하는 인스타그램 영상 - 출처: 인스타그램 계정(@marte.snkrs) >
이번 10월 워크숍 역시 이러한 입소문을 타고 참여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단순한 체험 행사를 넘어 로마 내 한국 뷰티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참가자들은 계절별 피부 관리법과 단계별 루틴을 실습하며 한국식 스킨케어가 왜 계절과 피부 타입에 민감하게 대응하는지를 직접 배우고 경험하게 된다. 이처럼 연속 행사로서의 성격은 한국 뷰티가 일회성 유행을 넘어 이탈리아인들의 일상 미용 습관 속으로 서서히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줬고, 개별 소비자 체험을 중시하는 한국 뷰티의 접근법이 로마 시장에 잘 맞아떨어지고 있었음을 나타냈다. 특히 팝업 형태의 전시·판매는 ‘체험→구매’로 이어지는 소비자 여정을 설계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또한 10월 중순에 열린 '코리아 위크 로마(Korea Week Roma)'의 한국 뷰티 세미나와 연계된 프로그램들은 학술적·문화적 맥락에서 한국 미용 문화를 소개하는 장을 마련해 단순한 제품 홍보를 넘어 문화적 관심을 확산시키는 역할을 했다.
로마에서 한국 뷰티 확산은 몇 가지 흐름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첫째, 소셜 미디어와 인플루언서의 영향으로 ‘루틴’과 ‘성분’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졌다. 둘째, 유럽 시장에서 ‘클린 뷰티’와 ‘기능성’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한국 뷰티 브랜드들이 자연스럽게 주목을 받았다. 셋째, 현지화 전략(이탈리아어 설명, 현지 유통망과의 제휴, 오프라인 체험 공간 구축)은 브랜드가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흐름은 로마의 팝업·워크숍에서 실제 구매 전환과 재방문으로 이어지는 사례들로 확인된다. 현장의 목소리를 종합하면 로마의 소비자들은 한국 뷰티를 ‘단계적 관리’와 ‘성분 중심’의 실용적 미용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또한 문화교류 행사(영화·음악·음식과의 콜라보)를 통해 한국 뷰티가 단독 상품이 아니라 한류(문화콘텐츠)의 자연스러운 일부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는 ‘케이팝’이나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이 뷰티 소비로 전이되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2025년 9월 말에서 10월 중순에 걸친 로마의 움직임은 한국 뷰티가 단기적 붐이 아니라 체계적 확산 국면에 들어섰음을 시사한다. 팝업과 워크숍은 소비자 접점(physical touchpoint)을 넓히고, 문화행사는 신뢰와 관심을 심어준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현지 브랜드와의 협업, 규제·성분 라벨링의 현지 적응, 그리고 지속 가능한(eco-friendly) 제품에 대한 응답성 여부가 될 것이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인스타그램 계정(@minipopz.official)
- 인스타그램 계정(@marte.snkrs)
- K-Beauty in Rome 공식 페이지, https://www.kbeautyrome.it/

성명 : 백현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이탈리아/피사 통신원]
약력 : 이탈리아 씨어터 노 씨어터(Theatre No Theatre) 창립 멤버, 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