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원래 과거를 반면교사 삼아 미래를 내다보는 일이다. 자라나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일이기에 더욱 미래에 초점이 맞춰져야 함은 물론이다. 20여 년간 한글학교를 유지해 오면서 늘 그간의 노하우로 다음 해를 준비했었고, 이곳 교민 자녀들의 한국어 학습에 그저 매진하여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길이 이곳 선생님들이 그리는 목표였다.
그러나 지난 2020년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일 년간 비대면 수업을 하였고, 방역 문제로 인해 기존에 사용하던 교사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어 2021년 개학조차 미리 헤아릴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그러나 여러 어려움 끝에, 이전의 칭다오 청운 한국학교에서 칭다오 제2중학 국제부 교사로 이전하여 3월 6일에 대면 개학을 하였다. 비대면 수업을 한 2020년을 제외하면 평균 250명 이상이던 학생 수가 104명으로 줄었지만, 아이들을 직접 만나 공부할 수 있다는 기대로 시작된 이번 학기, 그로부터 4개월, 지난 6월 26일에는 칭다오 한글학교의 방학식이 있었다.
1학기를 되돌아보다
방학식의 시작은 이번 1학기의 추억을 담은 사진을 보며 함께 한 추억을 공유하는 시간을 보냈다. 국민 의례나 하다못해 애국가라도 한 소절 부르기 위해서는 먼저 중국 국가를 부르고 진행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아예 국민 의례는 생략하고, 모든 교사와 학생들은 함께했던 시간을 돌아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비대면 수업에서는 어려웠던 친구들과 보내는 쉬는 시간, 같이 간식을 먹고 함께 끝내지 못한 과제를 하거나 수다를 떨었던 순간과 선생님이 일기 검사마다 남겨준 메모들, 체육 시간에 땀 흘리며 달리던 운동장과 체육 선생님의 구령 소리, 음악 선생님의 우쿨렐레 소리에 맞춰 배우던 애국가와 학교 정문을 들어설 때 반겨주는 선생님의 미소, 이 모든 것들이 코로나 이전과 같았고 비대면 수업을 하던 작년과는 달랐다. 그러나 일상적이라 여겼던 모든 것들이 사실은 매우 소중한 것들이었다고 깨달은 이후에 겪은 올해의 일들은 과거의 그 어느 때와도 다른 감정을 주었다.
"사제 간 대면의 기쁨이 그 누구와의 대면보다 더 의미 있고 활기찰 수 있다는 사실이 1년의 비대면 만남을 통하여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리와의 만남을 환영하고 문을 열어주신 임선홍 교장 선생님이 계셔서 21학년도 1학기를 잘 마칠 수 있었음에 무한 감사드리며 모든 선생님이 한마음으로 꿈 가득한 학생들에게 한 걸음 같이 나아가 주시니 모두 감사할 뿐입니다. 코로나가 우리의 소망과 사랑 앞에 녹아 사라지기를 바라며 우리를 힘껏 후원하시는 재외동포재단 담당자께도 늘 감사한 마음으로 한치의 실망스러움도 없는 우리가 될 것을 기약하며 다음 학기도 세심히 준비하여 나아가겠습니다."
- 칭다오 한글학교 교감 박애연 선생님 소감 -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정신없이 한 학기가 지나갔습니다. 매주 아이들의 실력 향상과 재밌는 수업을 고려하여 수업을 준비하는 것이 저의 숙제이지만 그것마저도 함께라서 즐겁습니다.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생동감을 느낄 수 있는 이번 학기였습니다."
- 한글반 담임 고행숙 선생님 소감 -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을 보며 서로 교감하면서 함께 수업할 수 있었던 이번 학기에 늘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평범했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시간이었는지 매 순간 느끼고 반성하게 됩니다. 우리 아이들이 모두 건강하게 여름방학을 보내길 바라며 훌쩍 큰 모습으로 올 아이들의 멋진 모습 기대해 봅니다."
- 초등 1학년 담당 유진아 선생님 소감 -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아이들이 많이 줄어 안타까움이 컸는데 오프라인 수업으로 다시 아이들을 만나 함께 공부하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중국 내 힘들어진 한국인분들이 많다고 하는데 우리 아이들이 한국어를 배우며 바르게 자라는 모습 보시면서 학부모님들도 힘내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중등 1학년 담당 현유리안나 선생님 소감 -
2학기를 기대하며
여전히 전 세계적인 팬데믹은 끝날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변이 바이러스가 다시 번지고 있고, 여기 중국에서는 방역 관리가 잘 되어 대부분 일상을 회복했다 하더라도 마냥 안심할 수는 없는 일이다.
작년 한 해로 인해 교육의 패러다임은 빠르게 변하는 중이다. 한글학교에서의 한국어 수업에도 많은 성찰을 요구했던 작년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비대면 수업으로 얻은 성과도 있었다. 그러나 오늘 하루 아이들과 같은 공간에서, 가르침과 배움을 함께 주고받는 이 시간이 더 오래오래 지속되어 아이들 마음속에 새겨지기를 희망해 본다.
각 선생님이 1학기를 마치며 남긴 소감을 통해서도 이번 1학기가 얼마나 특별한 의미였는지를 여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중국/칭다오] 김혜경 재외동포재단 해외통신원 6기 현) 칭다오 한글학교 교사 경력) 서강대 영상대학원 영상예술 석사 전 칭다오 청운한국학교 국어과 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