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미얀마의 미신... 과학과 상식 이면 문화적 맥락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1.08.02

지역마다 민간에서 전해 내려오는 풍속 중에는 ‘미신’이 있다. 흔하게는 어른들이 말하는 금기도 여기에 포함된다. 예를 들면 한국에서 “밤에 휘파람을 불면 뱀이 나온다”, “밤에 손발톱을 깎으면 쥐가 나온다”,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미역국을 먹으면 (시험에서) 미끄러진다”는 말은 흔하게 들어봤을 것이다. 심지어 뱀은 과학적으로 공기 중에 전달되는 소리보다는 누군가 다가오는 미세한 진동에 반응한다. 미신은 이처럼 공통적으로 과학적인 인과관계가 밝혀지지 않은,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어려운 일을 믿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왜 이런 미신이 생겼는지 파악하려면 과학보다는 문화적으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미신은 한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미얀마에서도 이러한 미신은 제법 많이 존재하며, 아직까지 믿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인 입장에서는 “땀을 흘린 뒤 바로 샤워하면 죽는다”라는 말은 납득이 어려울 것이다. 운동, 노동 뒤 바로 샤워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미얀마 사람들은 땀을 흘린 뒤 바로 씻기를 기피한다. 과학적으로는 납득이 어렵지만 그 이면의 문화적 배경을 생각해보면 납득이 가기도 한다. 미얀마의 북부 지역은 수도 양곤처럼 온도가 높지 않고, 대략 섭씨 10도 정도 차이가 난다. 가정마다 온수기가 없는 경우도 많아 늘 차가운 물을 사용한다. 땀을 흘린 후 바로 샤워할 경우, 이 온도에서는 체온을 보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땀을 흘리고 찬물로 바로 씻는 행위를 피해야 한다는 말은 “땀을 흘리고 바로 샤워하면 죽는다”라고 와전된 것이다.

 

또한, 한국에서는 새똥을 맞으면 “재수없다”는 생각이 들겠지만, 미얀마 일부 사람들은 반대로 생각한다. 특히 도마뱀의 똥이라면, 집에서 서식하는 도마뱀의 똥일지라도 말이 달라진다. 근거는 없지만, 도마뱀의 똥은 굉장히 작고 맞을 확률도 적은 데다가, 도마뱀은 미얀마에서 재물을 불러오는 동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혹자는 도마뱀의 똥이 묻은 장소를 ‘재물이 들어오는 곳’으로 인식하기도 하고, 손님이 올 징조로 생각한다.

 

미얀마의 또 다른 미신은 네발 달린 동물을 먹지 않는 것이다. 그 이유는 “네발이 달린 동물을 먹게 되면 불치병에 걸린다”는 속설 때문이다. 미얀마 사람들은 소고기를 잘 먹지 않는다. 코로나19의 상황 속에서 돼지고기의 수요도 크게 감소했다고 알려졌다. 미얀마에서는 닭, 생선요리가 일반적이다. 이러한 미신의 영향도 다소 있는 것으로 보인다. 타인의 머리를 만지면 안 된다는 미신도 있다. 사람들의 머리에는 혼이 담겨있어 타인의 머리를 만지는 행위는 금기시되며, 일부 사람들은 머리를 자주 감는 행위 또한 꺼린다. 귀여운 아기를 만나더라도 머리를 쓰다듬는 행위는 되도록 삼가야 한다.


<태어난 요일을 상징하는 동물들. 미얀마에서는 동물에 따라 사람의 특성을 파악하기도 한다. - 출처 : Facts And Details>

<태어난 요일을 상징하는 동물들. 미얀마에서는 동물에 따라 사람의 특성을 파악하기도 한다. - 출처 : Facts And Details>


마지막 미얀마의 미신은 요일을 상징하는 동물이 있고, 특정 요일에 태어난 사람들은 해당 동물의 습성을 닮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수요일에 태어난 사람들은 비교적 말수가 많다고 믿는다. 또 수요일과 토요일 저녁에 태어난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부유해진다는 인식도 있다.

 

앞서 소개한 다섯 가지의 미신 외에도, 더 많은 풍속이 있지만, 이 다섯 미신은 예로부터 전해지는 것들이다. 미얀마에서 미신은 ‘어유’라고 말한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얀마에서 미신은 근거 없는 속설로 인식하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여전히 위의 금기시되는 행동들을 기피하는 사람도 종종 만날 수 있다. 미신은 비과학적이며 근거 없는 속설이지만, 그 이면의 문화적 배경을 발견한다면 더욱 폭 넓게 해당 사회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Facts And Details
>https://factsanddetails.com/southeast-asia/Myanmar/sub5_5c/entry-3037.html



곽희민

성명 : 곽희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얀마/양곤 통신원]
약력 : 현) KOTRA 양곤무역관 근무 양곤외국어대학교 미얀마어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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