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베트남 정부는 지역 간 이동 제한령과 다인 집합 시설 사용금지, 사적 모임 금지 등의 강경한 방역 조치를 취하고 있다. 시민들도 개인과 가족의 건강을 위해 바깥출입을 자제하고 가정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마트에서 생필품과 식료품 등 소비재를 대량으로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유통업계의 제품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신선식품을 비롯한 일부 품목에서는 품귀현상이 초래되고, 이러한 불안한 상황을 바탕으로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조성되면서 사재기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바이러스의 확산 추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 속에서 소비자들은 간편 조리식품이나 냉동식품의 구매를 선호하는데, 간편 조리식품 중에서도 한국 라면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쿱 마트(Co.opMart)에서 판매 중인 한국 라면 – 출처 : 통신원 촬영>

베트남 사람들은 쌀국수 다음으로 라면을 좋아한다. 베트남에서 소비되는 라면은 연간 50억 개에 이르며, 이는 세계 5위 규모다. 베트남에서 한류의 외연 확장으로 한국 라면은 베트남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며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인구 9,800만 명 이상을 보유한 베트남의 내수 시장이 이렇게 크다 보니 한국 대표 라면 제조사인 농심, 오뚜기, 팔도, 삼양도 베트남 소비자들에게 자사의 제품을 홍보하며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다양한 제품의 한국 라면이 베트남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불닭볶음면, 짬뽕라면, 짜장라면, 김치라면, 떡볶이라면 등의 다양한 상품들이 그 사례다. 특히 현지 소비자들은 전반적으로 음식의 매운맛을 선호하기 때문에 매운맛의 라면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농심 ‘신라면’과 오뚜기 ‘진라면 매운맛’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농심 ‘신라면’과 오뚜기 ‘진라면 매운맛’의 양강구도 속에서 최근에는 농심이 ‘신라면 레드 슈퍼 스파이시(Super Spicy)’를 선보임으로써 매운맛의 진수는 농심으로 기울어진 듯하다. 농심의 신라면 레드 슈퍼 스파이시는 외국에서만 판매하는 제품인데, 매운맛을 좋아하는 베트남 소비자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신라면, 진라면의 인기 못지않게 매운맛의 진수를 보여주며 베트남 소비자들로부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제품이 있는데, 바로 삼양의 ‘불닭볶음면’이다. 불닭볶음면은 베트남에서 제품을 론칭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는데, 베트남 사람들의 현지 입맛에 적합한 맛으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넓혀 나갔다.

베트남 현지인들이 라면을 요리하는 방식은 컵라면 조리 방법처럼 끓는 물을 부어 면을 익히거나 기름에 면을 볶아 조리하는 것이다. 베트남 현지인들의 라면 조리방식에 비추어볼 때, 불닭볶음면은 생소한 음식이 아닌 친숙한 스타일의 라면이다.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불닭볶음면은 오리지널맛 이외에도 치즈맛, 까르보맛, 김치맛 등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기호를 맞추어가고 있다. 삼양 불닭볶음면의 독주를 견제하듯 농심에서는 신라면 볶음면이 출사표를 던졌는데, 매운맛의 볶음면 시장에서 불닭볶음면과 신라면 볶음면의 양강 구도로 베트남 소비자들은 즐거울 듯하다.

짬뽕라면과 짜장라면도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농심 ‘오징어 짬뽕’은 얼큰한 맛과 해산물을 좋아하는 베트남 사람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수산물이 풍부한 베트남에서 통신원의 지인은 짬뽕라면과 함께 여러 가지 해산물을 함께 넣어 조리하고, 매운맛을 더 느끼고 싶을 땐 한국 고추장을 한 스푼 더 넣어 조리한다고 전했다.

짜장라면은 농심의 짜파게티와 삼양의 짜짜로니가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영화 <기생충>에서 짜파구리가 등장하면서 현지에서도 레시피대로 조리해 먹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점에서 한류의 힘을 실감할 수 있다. 베트남 사람들의 매운맛을 좋아하는 취향은 짜장라면에서도 나타났다. 매운 짜파게티, 사천 짜파게티 등의 매운맛의 짜장라면이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개인 방역과 면역이 중요시되면서 요즘 베트남에서는 한국식품의 인기가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 그중에서도 김치는 가장 주목받는 메뉴다. 김치 사랑만큼 김치라면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김치라면의 인기가 높다 보니 농심과 삼양에서는 다양한 김치라면 상품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신라면 김치맛은 요즘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김치라면처럼 한국 음식의 맛을 표현한 라면들도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삼양에서 판매 중인 떡볶이라면과 불고기라면은 베트남 젊은 층에서 특히 인기가 많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컵라면 수요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직장인들은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거나 포장을 하기보다 도시락이나 컵라면으로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한다. 코로나19가 국가 간의 이동을 제한하면서 베트남 내에서 한류의 확산도 움츠러들었지만, 기존에 생활 전반에 퍼져있는 한류는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성명 : 천석경[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베트남/호치민 통신원]
약력 : 호치민시토요한글학교 교사 전) 호치민시한국국제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