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와 한국문화 교류의 새로운 허브가 될 캐나다 로얄온타리오박물관(The Royal Ontario Museum) 한국관 전담 큐레이터가 드디어 채용될 전망이다. 지난 6월 28일, 캐나다 한국문화원 이성은 원장은 로얄온타리오박물관 조지 베세시즈(Josh Basseches) 관장과 2021년부터 2026년까지 5년간의 협약을 체결함으로 양국 문화 교류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대한민국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협약을 통해 1백만 달러(한화 약 9억 2천만원)를 지원할 예정이다.
<캐나다 한국문화원 이성은 원장과 로얄온타리오박물관 조지 베세지스 관장의 협약 장면 - 출처 : 캐나다 한국문화원 제공>
캐나다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로얄온타리오박물관은 캐나다에서 유일하게 상설 한국관이 자리하고 있으며, 북미에서 가장 많은 260점의 한국 예술품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다. 1999년 한국예술진흥협회와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지원으로 만들어진 로얄온타리오박물관의 한국관은 1층 중국관, 일본관과 함께 나란히 배치되어 있다. 캐나다에서 오랜 이민 역사를 자랑하며, 대규모 지원과 기부로 만들어진 중국관과 일본관은 오래 전부터 전담 큐레이터를 여러 명 고용하며, 활발한 전시 활동과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해 왔다. 그에 비해 한국관은 한국 교민들과 전문가들의 자발적인 헌신으로 유지되어 왔다. 따라서 한국관 전담 큐레이터 필요성은 오래 전부터 제기되어 왔고, 캐나다 내 한국 공관들은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 로얄온타리오박물관 측과 더불어 많은 노력을 해왔다. 그러한 수고가 이제야 빛을 발하게 되었기에 이번 협약은 더욱 특별한 의미를 더해준다.
<캐나다 로얄온타리오박물관 전경 - 출처 : 통신원 촬영>
<캐나다 로얄온타리오박물관 내 한국관 전경 - 출처 : 통신원 촬영>
지난 7월 19일 보도자료를 통해서, 캐나다 한국문화원은 “이번 협약을 통해 채용되는 한국관 전담 큐레이터는 동 박물관을 캐나다 내 한국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앞으로 한국관 유물을 관리하고 연구할 뿐 아니라 한국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전시를 기획하고 한국실을 찾는 관람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한국 문화 관련 다양한 공공 프로그램을 개발 및 시행하게 될 것”이라 강조했다. 특히, 조지 베세지스 관장은 “이번 협약은 한국 캐나다 수교 60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큰 의미를 있다”고 설명하며, “박물관을 찾는 캐나다 및 전 세계 관람객들과 한국의 풍부하고 생생한 문화 예술을 공유하고 발전시켜 나갈 기회를 준 한국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라고 밝혔다.
1700평방 피트 규모의 한국관에는 삼국시대부터 전 시대의 다양한 도자기, 통일신라 시대 불상, 조선 시대 갑옷과 투구, 그리고 이와 관련한 군사 훈련이 명시된 문서(토론토대학도서관 대여), 회화, 장신구, 인쇄술을 보여주는 활자 등의 유물이 전시되어있다. 강렬한 느낌의 중국관에 비해 소박하지만, 조화를 강조하는 우리 문화를 반영하여 파스텔톤으로 꾸며져있다. 이성은 한국문화원장은 “한국관은 유물 하나하나가 더욱 부각되어 보이도록 배치로 되어 있다”고 언급했다.
이곳에 전시된 유물들은 비록 그 개수 면에서 제한적이지만 박제화, 화석화된 것으로 치부되지 않고 고대부터 내려온 한국 고유의 전통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살아있는 텍스트로 인식된다. 그렇기에 한국과 한국 문화를 설명하며 캐나다 사회와 의미있는 교류를 하기 위해서는 캐나다 박물관 내 한국관의 역할은 무척 크다고 할 수 있다. 양국의 문화 교류를 이야기할 때, 일회성 행사로 단편적인 한국의 모습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닌, 지역 사회에 깊이 뿌리 내려 함께 호흡하며 서로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다양한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모두 같은 의견을 가지고 있다. 한 국가와 지역을 대표하는 박물관 내의 상설 한국관에는 어린이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전 세대가 함께 경험할 수 있고, 전 세계 관람객들이 방문한다. 그렇기에 이곳은 양국의 문화 교류에 있어 중요한 허브이자,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거시적인 안목을 가지고 성실하게 해야 할 책임이 있다. 캐나다에서 그 어느 때 보다 한국과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큰 현재, 로얄온타리오박물관 내 한국관의 새로운 부흥을 통해 양국의 문화 교류는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