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코로나19 이후 스페인 교육의 변화 및 학생들에게 미친 영향
구분
교육
출처
스터디코리안
작성일
2021.08.06

즐거운 여름 방학 기간이 시작됐다! 스페인의 한글학교들은 6, 7월에 종강식 및 졸업식 등의 행사가 있었다. 더불어 다음 학기에 있을 수업에 대한 준비로 지금도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바르셀로나 한글학교의 경우 총영사관의 장소 제공으로 대면 및 가상으로 졸업 및 종강식을 거행할 수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비교적 많은 인원이 모여 공식 행사를 진행할 수 있어서 반가운 자리가 됐다. 전원 참석은 어려운 상황이라 몇몇 대표자들만 참석하고 학생과 학부모는 온라인으로 행사를 볼 수 있었다. 이번 행사를 위해 기꺼이 도움을 준 여러 한인의 노력으로 델타 바이러스 변종 유행과 다시 감염자가 증가한 상황이었지만 뜻깊은 행사가 될 수 있었다.


[바르셀로나 2020~2021학년 종강식 풍경, 사진: 바르셀로나 한글학교]

[바르셀로나 2020~2021학년 종강식 풍경, 사진: 바르셀로나 한글학교]


현재 스페인은 인구의 50% 이상 완전 접종, 1차 접종은 약 70% 달성을 향해가고 있다. 변종 바이러스 등장과 여름 방학 시작으로 해변 휴양지로 간 관광객과 고등학생 졸업 여행에서 마스크 미착용, 대규모 술 파티로 한 때 급격히 확진자 수가 증가했었다. 여전히 많은 위험이 있지만, 백신 접종이 거의 완료되는 9월에서 10월쯤 다시 일상으로의 복귀가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이미 일반 학교들은 대면 수업 개시를 발표했고 한글학교 역시 10월에 새 학기가 시작하면 대면 수업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


[마드리드 한글학교 유치부의 온라인 작은 발표회, 사진: 마드리드 한글학교]

[마드리드 한글학교 유치부의 온라인 작은 발표회, 사진: 마드리드 한글학교]


마드리드 한글학교의 경우도 종강식은 온라인으로 대신했으며 많이 지쳐있는 한인 학생들, 학부모들에게 자그마한 위로가 되고자 유치부 아이들의 사랑스러운 온라인 발표회 영상으로 웃음 짓게 했다.


 [스페인, 올해는 다시 학교로 돌아갈 수 있을까… 방학 중 텅 빈 학교 모습]

[스페인, 올해는 다시 학교로 돌아갈 수 있을까… 방학 중 텅 빈 학교 모습]


교육부는 진작 새롭게 학기가 시작될 9월, 10월을 기점으로 전면 대면 수업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방학을 지내면서 확진자 수가 증가하자 학부모 및 교육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불안한 마음을 비치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 이사벨 셀라 장관은 학기가 시작되기 전 어린 학생들 또한 문제없이 학교에서 대면 수업이 가능하도록 백신 접종을 완료할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 약속했지만 백신 접종을 한 후에도 확진자들이 발생하고 있어 사람들의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다.

새 학년의 시작과 관련된 또 다른 중요한 논의 점은 바로 전염병 기간 고용된 약 4만 명의 예비 교사들은 어떻게 될지가 아닐까 싶다. 사실 그동안 학생 간 안전거리가 확장되며 더 많은 교사를 필요로 했었고 이에 따라 학교들은 예비 교사들을 대폭 고용했다. 이에 따라 선생님당 관리 학생 수도 적어지며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월 이후로는 학생 간 안전거리가 줄어들면서 학급당 학생 비율이 다시 높아져 교육부에서는 어느 정도 인원 감축이 예상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학부모, 학생, 교사들의 의견은 예비 교사들이 계속해서 유지되며 학생들에게 더욱 많은 관심을 쏟을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치주에 따라 결정이 다르겠지만 현재까지 교육부 장관은 "중앙 정부가 교사 고용에 자금을 지원하도록 하겠다."라고만 언급한 상황이다.


[친구들과 광장에서 만나 시간을 보내는 스페인 학생들의 모습]

[친구들과 광장에서 만나 시간을 보내는 스페인 학생들의 모습]



이 밖에도 여전히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학부모들은 위생 안전 수칙을 지킨다 해도 여전히 대면 수업의 재개가 반갑지만은 않다. 하지만 심리 상담사 및 정신과 의사들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지난 6월, 스페인 주요 언론들은 코로나19 이전보다 청소년들이 정신질환으로 응급실을 방문하는 경우가 무려 47% 증가한 결과를 발표하며 '대면으로 사회관계 형성'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했었다. 사회적 관계 형성이 가장 중요한 시기인 청소년기에 온라인으로만 맺어지는 사회적 관계는 허상일 수 있다. SNS 속 '진짜가 아니어도 상관없다.'라는 '보여주기'식 자아 형성은 더욱 학생들의 정신적 심리적 문제를 야기시킨다. 아직 완벽히 성숙하지 못한 청소년들은 사회적 관계의 부족으로 스트레스를 더 심하게 받았고 이로 인해 청소년들의 자해 시도 역시 지난해보다 2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인 일간지 '엘디아리오'에서는 스페인의 21세 미만의 청소년들이 자살로 죽음에 이르는 것이 사망 원인 중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스페인의 여름, 해변 풍경, 카디스]

[스페인의 여름, 해변 풍경, 카디스]


온라인 수업의 일상화는 많은 부작용도 있지만, 이외에도 가상으로 수업하며 교육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던 기회로 크고 작은 교육계의 변화를 가져오기도 했다.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들이 한 학급에서 수업을 받는 새로운 형태의 학급을 구성하는 것이 그 일례인데, 이런 학년별 혼합 교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후 6개 자치주(발렌시아 공동체, 갈리시아, 발레아레스 제도, 아스투리아스 및 엑스트레마두라) 학교에서 시도됐었다. 이후 10개월이 지난 최근, 그 결과가 발표됐다. 처음에는 학생, 학부모, 교사들이 강한 거부감을 표시하기도 했고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약 1년의 세월이 지난 후 반응은 매우 상반된 의견을 내보였다. 스페인 일간지 '엘파이스'에 따르면, 스페인에서 '다양한 연령대의 혼합 교육'에 대해  제대로 연구가 수행된 적은 없지만, 시범 수업을 통해 시골 학교의 전문가인 로제 발쉬는 "큰아이가 작은아이에게 설명하면 초인지 능력이 발달한다. 설명하는 내용을 알고 상대방에게 다가가는 방법을 알면서 아이들이 학습이라는 기본 역량을 갖추도록 도와주고 어린아이가 자신의 동료들로부터 배우는 것도 매우 유용한 방법이다."라고 하며 이것은 아이들이 더욱 열린 시각으로 학습에 접근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설명했다. 해당 시범 수업은 비교적 어린 연령대(6세~13세)의 아이들로 수업을 구성했다. 6개 자치주 모두 시범 수업의 반응이 상당히 긍정적이었고 계속해서 이어가고자 하는 희망이 있지만 대면 수업으로 돌아가서 다시 학급별 학생들의 비율이 증가하면, 이 수업 방식이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고민해 봐야 한다고 해당 매체를 통해 교육 관계자들은 의견을 밝혔다. 학급이 한 학년에 한 반 정도인 시골 학교는 계속해서 진행할 수도 있지만, 도시권의 학교는 당장 시도하기에 많은 사전 연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여름 방학의 시작과 스페인은 함께 다시 한번 큰 고비를 맞게 될지 모두 염려가 많았었다. 야외 마스크 미착용에 대한 정부의 허락에도 불구하고 40도가 웃도는 날씨에도 여전히 마스크 착용을 생활화하며 일상 복귀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새 학기에 학생들이 다시 학교로 걱정 없이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장혜진
[스페인/세비야] 장혜진  

재외동포재단 해외통신원 4, 5, 6기  
현) 프리랜서 기자 및 작가, 한국어 강사  
경력) EBS 교육 프로그램 및 다큐멘터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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