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인터뷰] 2021 스위스 프리부르국제영화제, 티에리 조방과 함께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1.08.10

<제35회 프리부르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폐막식- 출처 : FIFF 제공>


스위스 베른에서 20분 거리에 위치한 프리부르는 독일어와 불어 두 언어를 함께 사용하는 지역으로, 두 문화가 공존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해마다 3월이 되면 봄의 시작과 함께 프리부르 도시는 국제영화제로 거리가 활기를 띈다. 올해로 35회를 맞이하는 프리부르국제영화제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일년 반의 인고의 시간을 뒤로한 채 올 여름 관객들 앞에 선보일 수 있었다. 지난 7월 16일부터 시작된 이번 영화제는 9일간의 행사를 끝으로 25일 33,000명의 관객 수를 기록하며 성황리에 그 막을 내렸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27편의 스위스 영화들을 포함해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 등 세계 51개국에서 온 139편의 작품이 상영되었다. 이번 영화제에서 소개된 한국 영화로는 국제 경쟁 후보작으로 선정된 김종관 감독의 멜로 영화 <조제>와 홍의정 감독의 <소리도 없이>를 비롯하여 미드나잇 스크리닝 초청작으로 신정원 감독의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과 이민재 감독의 <기묘한 가족>이 상영되었다. 통신원은 이번 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이자 2020년 부산영화제의 뉴 커렌츠상 심사위원으로 선정되었던 티에리 조방(Thierry Jobin)과 30분 가량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프리부르국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 티에리 조방 - 출처 : FIFF 제공>

<프리부르국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 티에리 조방 - 출처 : FIFF 제공>


프리부르국제영화제(Fribourg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프리부르국제영화제는 프랑스 낭트3대륙영화제와 함께 유럽에서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3대륙의 영화들을 선보이는 영화제로 유명합니다. 처음 프리부르국제영화제가 설립된 1980년 당시만 해도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영화나 문화는 유럽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기에 영화를 통해 유럽 관객들에게 타문화를 소개하고 경험의 기회를 넓혀 보자는 취지로 설립되었고 이는 현재까지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국제영화제 기간동안 교육 프로그램인 플라넷 시네마(Planète Cinéma) 섹션을 진행하여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모든 연령대의 학생들이 영화를 통해 국제 문화의 다양성에 참여하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2021년의 경우 스위스 4개 칸톤의 14,525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참여하였고 한국 윤가은 감독의 영화 <우리집>도 선보였습니다.

 

프리부르국제영화제가 다른 영화제와 비교할 때 갖는 매력은 무엇입니까?

저희는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영화를 중심으로 6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구성되는데 국제 경쟁 부문, 장르 시네마(올해의 경우 ‘음악’이 소재), 관객이 직접 선정하는 시네마, 가족 시네마, 타문화의 예술가가 자신의 문화를 소개하는 ‘디아스포라(Diaspora)’ 시네마, 새로운 분야 (New Territory)시네마 섹션에서는 새로운 영화 세계를 선보이는데 올해는 르완다와 함께 멕시코 영화들이 소개되었습니다.

 

프리부르국제영화제에서 선보이는 영화들은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시나요?

저희는 관객들이 영화를 통해 문화의 다양성과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어떤 특정 장르나 형식에 따로 얽매이지 않습니다. 예술영화, 아트하우스영화 그리고 대중영화가 함께 조화를 이뤄 영화제를 통해 관객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 편성시 고려합니다. 또한 이성과 논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끼고 감성을 자극하는 영화들을 선호합니다.

 

한국영화의 특징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스위스 관객들이 한국 영화에 흥미를 갖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한국영화의 특징은 그 장르를 떠나 한 작품안에서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안겨주면서 인간의 감정에 굉장히 솔직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는 타문화의 관객들에게 역시 잘 전달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영화 장면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한국의 직장문화, 회식문화 등 한국인만이 가지는 특유의 문화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호기심을 자극하고 한국에 대해 궁금증을 불러일으킵니다.

 

프리부르국제영화제에서 혹시 선호하는 한국의 감독이나 배우가 있다면?

우리는 한국영화에 굉장한 애착을 갖고 있고 봉준호, 김지운, 박찬욱 감독 외에도 여러 감독득의 작품들을 좋아합니다. 생각 같아서는 모두를 저희 영화제에 참여하고 싶습니다. 사실 팬데믹 이전, 프리부르국제영화제 연장선으로 한국 영화 10여 편을 중심으로 스위스 취리히, 바젤, 제네바 그리고 프리부르 4개 곳에서 한국 영화인들을 초청한 가운데 한국영화제를 진행하려고 준비 중에 있었습니다.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진행이 어렵지만 향후 다시 운영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스위스 영화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까?

사실 스위스 영화는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개인적 소견으로는 스위스의 다양한 언어가 가장 큰 원인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스위스는 독일어, 지방 독일어, 불어, 이탈리아어 그리고 로만어를 공용어로 사용합니다. 언어는 문화나 공감대 형성에 많이 영향을 주는데 이 부분이 사실 스위스 영화 제작에 어려운 부분입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와 비슷하게 여전히 영화를 공부하는 학생들과 열정적인 제작자들이 있으며 외국 영화사와 공동제작, 해외를 배경으로 한 영화 혹은 다큐멘터리 제작 등이 많이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프리부르국제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받은 한국 작품들로는 2000년 전수일 감독의 <새는 폐곡선을 그린다>, 2002년 박기용 감독의 <낙타(들)>, 2011년에는 이창동 감독의 <시>, 2014년 이수진 감독의 <한공주>가 있다. 올해는 코트디부아르의 필리프 라코트(Philippe Lacôte) 감독의 <왕들의 그날 밤(La Nuit des Rois)>이 대상의 영예를 거머쥐었다.


<프리부르국제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필리프 라코트 감독의 ‘왕들의 그날 밤’ - 출처 : FIFF 제공>

<프리부르국제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필리프 라코트 감독의 ‘왕들의 그날 밤’ - 출처 : FIFF 제공>



박소영

성명 : 박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위스/프리부르 통신원]
약력 : 현) EBS 스위스 글로벌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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