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세계를 찍고 브라질에 상륙한 <복면가왕>, 벌써부터 시즌2 거론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1.09.16

전 세계 31개국에서 리메이크되며 인기를 떨친 한국의 유명 음악 방송 <복면가왕>이 드디어 브라질 안방에도 찾아왔다. 지난 8월 10일 첫 방송을 시작한 <복면가왕>의 브라질 판 <마스크 싱어 브라질(The Masked Singer Brasil)>은 올림픽을 능가하는 시청률을 끌어올리며 장밋빛 성공을 예감하게 했다. 《글로보(Globo)》 채널이 야심 차게 준비한 화요일 저녁 프로그램답게 브라질의 국민 가수 이베치 상갈로(Ivete Sangalo)가 진행을 맡았으며, 우주비행사, 악어, 몬스터, 재규어, 유니콘 등 참가자들의 개성적인 분장과 정체가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방영 전부터 <복면가왕>의 해외 성공 사례들과 유명인 출연을 언급하면서 브라질판에 대한 기대심을 돋우었다. 영국판에 출연한 스파이스걸스의 멜라니 브라운, 미국판에 백스트리트보이즈의 닉 카터, 오리지널 한국판에 출연한 블랙핑크의 로제와 방탄소년단의 정국을 예로 들었다. 멕시코판에서 브라질 팝스타 아니타가 출연해 콜라보 무대를 선보인 바 있다.


가장 최근 방영된 4회는 상파울루 수도권에서 평균 21점의 시청률(약 160만 가구)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평균 26점(약 130만 가구)을 기록했다. 상파울루의 21점은 이전 방송과 비교해 3점이나 오른 것이다. 보통 시청률 20점 이상이면 최고 인기 프로그램이라고 본다. 《헤코르지떼베(RecordeTV)》의 <Ilha Record>와 《SBT》의 <Programa do Ratinho>, 《Band》의 <마스터셰프 브라질> 등 타 방송사의 리얼리티 오락 프로그램이 보통 시청률 5~7점인 것과 비교했을 때, 월등히 높은 수치이다.


<8월 마지막 주 시청률 톱20 TV 프로그램. 드라마, 올림픽 중계, 축구 중계에 이어 9위에 올랐다. - 출처 : kantaribopemedia.com>

<8월 마지막 주 시청률 톱20 TV 프로그램. 드라마, 올림픽 중계, 축구 중계에 이어 9위에 올랐다. - 출처 : kantaribopemedia.com>



<복면가왕 브라질>은 공개된 지 한 달도 되지 않았지만 벌써 20만 명 이상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끌어모았으며, TV 방송의 인터넷 인기를 평가하는 The Wit(World Information Tracking)의 8월 인기 순위에서 브라질에서는 1위, 전 세계 프로그램 중에서는 4위를 차지했다. 이러한 높은 인기에 힘입어 《글로보》는 방영 4회 만에 내년 시즌2 런칭을 피력하며 긍정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발표했다.



<높은 시청률에 시즌1 시작부터 2022년 시즌2가 거론되고 있다 - 출처 : bolavip.com>

<높은 시청률에 시즌1 시작부터 2022년 시즌2가 거론되고 있다 - 출처 : bolavip.com>



현지 매체인 《VEJA》는 <복면가왕>에 대해 “유명인이 우스꽝스러운 의상을 차려입고 노래 부르는 것이 새로울 것 없는 고전 방식”이라면서도 “시청자 평가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하는 시스템이 젊은 세대에게 통했다”고 평가했다. 트위터 등 SNS에서는 가면 쓴 참가자의 정체를 밝히려는 시청자들의 댓글로 가득하다.

 

《UOL》은 <복면가왕 브라질> 흥행에 대해 “《글로보》의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언급한 한편, “방송사들이 시청률을 인기 드라마 재방송에 기대는 동안, 가벼운 유머와 음악이 있는 예능 프로그램이 평일 밤시간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고 평가했다. 흥행 요인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정치 문제, 힘든 경제 사정 등 연일 무거운 뉴스가 쏟아지는 가운데 대중들은 평일 저녁 휴식을 위한 가볍게 웃을 수 있는 편안한 예능을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노래만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들과 퀴즈쇼를 하듯 결과를 추측하고 맞히는 과정의 즐거움, 이색적이고 독특한 분장과 예상치 못한 유명인의 등장은 시청자들의 시선을 쉽게 끌어당겼다. 기사는 “각각 특색 있는 4명의 심사위원들의 유쾌한 조합이 예능으로서 성공적”이라고 보았다. 또한 팬데믹 상황인 것을 고려해 심사위원들 사이의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를 쓴 관객들 등을 카메라에 비추며 시청자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평했다.

 

브라질 방송사가 <마스터셰프>, <더 보이스> 등 외국의 유명 예능 프로그램을 리메이크하는 것은 쉽게 볼 수 있었지만, 한국 예능 포맷을 가져와 제작한 것은 <복면가왕>이 처음이다. <복면가왕>이 그간 여러 차례 예능 콘텐츠로서 흥행성을 증명했고, 음악과 퀴즈라는 세계적인 보편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현지화하기 쉬운 포맷이었다는 것이 큰 강점이다. 실제로 <복면가왕 브라질> 제작사는 의상이나 음악적인 부분에서 브라질의 문화를 강조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오리지널과 달리 사회자인 이베치 상갈로는 매회 오프닝에서 참가자들과 노래 공연을 펼친다. 전 국민에게 사랑받는 대표 가수를 단순히 쇼의 아이콘이 아닌 뮤지션으로서 시청자들에게 음악이라는 공감대를 선사하는 것이다. 참가자들의 의상에도 신경을 쓴 것이 보인다. 단순히 화려하고 예쁜 의상이 아니라, 앵무새, 악어, 재규어, 야자수, 핫도그, 브리가데이루(브라질 간식), 보이-붐바(브라질 축제 소) 같은 브라질의 대표 아이콘들을 내세웠다. 문화 콘텐츠의 힘이 어느 때보다 강력해진 시기다. 아이디어는 빌려왔지만 ‘우리 문화’를 보여주고자 하는 고민이 <복면가왕 브라질>에도 잘 녹아 있다.


<앵무새, 재규어, 야자수, 브리가데이루, 보이-붐바 등 브라질을 표현하는 의상을 입은 출연진 – 출처 : Folhapress.com/TV Globo>

<앵무새, 재규어, 야자수, 브리가데이루, 보이-붐바 등 브라질을 표현하는 의상을 입은 출연진 – 출처 : Folhapress.com/TV Globo>



※ 참고자료
《Folha de S.Paulo》 (21.9.9) <Masked Singer' alcança ranking mundial nas redes sociais> https://f5.folha.uol.com.br/colunistas/cristina-padiglione/2021/09/masked-singer-alcanca-ranking-mundial-nas-redes-sociais.shtml

《Folha de S.Paulo F5》 (21.8.31) >The Masked Singer supera No Limite e garante liderança com folga para Globo> https://f5.folha.uol.com.br/televisao/2021/08/the-masked-singer-supera-no-limite-e-garante-lideranca-com-folga-para-globo.shtml

《Veja》 (21.8.11) <The Masked Singer’ supera audiência das Olimpíadas com breguice retrô> https://veja.abril.com.br/blog/tela-plana/the-masked-singer-supera-audiencia-das-olimpiadas-com-breguice-retro/

《uol》 (21.9.7) <The Masked Singer: Por que programa da Ivete é a melhor novidade da TV em 2021?> https://f5.folha.uol.com.br/televisao/2021/08/the-masked-singer-supera-no-limite-e-garante-lideranca-com-folga-para-globo.shtml

《PROPMARK》 (21.8.27) <Endemol: The Masked Singer é um dos formatos mais exportados> https://propmark.com.br/midia/the-masked-singer-e-um-dos-formatos-mais-exportados-diz-endemol/



서효정

성명 : 서효정[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브라질/리우데자네이루 통신원]
약력 : 전) 서울여자대학교 의류학과 졸업 현) 리우데자네이루 YÁZIGI TIJUCA 한국어 강사 재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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