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메리다 대한민국로에 있는 '그리팅맨(Greeting Man)'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2.08.25

7은 행운의 숫자이고, 행운의 숫자 두 개가 겹치는 77은 더욱 좋은 행운의 숫자이다. 2022년 8월 15일은 대한민국이 광복을 맞이한 지 77주년이 되는 날이다. 일제로부터 광복의 기쁨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가슴 벅차겠지만, 멕시코 서부 끝자락 유카탄주 메리다(Merida Yucatan)에서도 그날의 기쁨을 누구보다 더 축하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1905년 멕시코에 처음으로 임시 계약직으로 이주를 오게 된 대한제국의 한인들의 자손들이다. 한인 후손들은 매년 이곳 메리다 산티아고(Santiago) 공원에서 대한민국 광복절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 유카탄지역 한인후손회 대표 후손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 유카탄지역 한인후손회 대표 후손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멕시코 메리다시는 7년의 노력 끝에 메리다시와 주멕시코 대한민국대사관의 도움으로 2021년 봄에 유영호 작가의 '그리팅맨(Greeting man, 인사하는 사람'을 7번 도로에 설치했다. 7번 도로명은 '대한민국로(Av. Republica de Corea)'로 바뀌었고, 그 길에 인사하는 모습의 하늘색 그리팅맨 조각이 세워졌다.


< 메리다 대한민국로에 있는 '그리팅맨(Greeting man, 인사하는 사람)' 기념 현판 - 출처: 통신원 촬영 >

< 메리다 대한민국로에 있는 '그리팅맨(Greeting man, 인사하는 사람)' 기념 현판 

- 출처: 통신원 촬영 >


7년간의 노력으로 7번 도로에서 개최하는 77년 광복절 기념 행사, 정말 행운이 가득한 그리팅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거대한 하늘색의 그리팅맨을 본 첫 느낌으로는 색깔이 가장 먼저 와닿았다. 통신원은 예전에 한국 어느 고려 청자 마을로 가는 길에 바다와 하늘이 보이는 절벽에 있던 은은한 청자빛 청자가 눈에 들어왔었는데 그 빛이 너무 예쁜 색으로 기억에 남았다. 그 거대한 청자빛을 멕시코에서 볼 수 있어 정말 반갑고 행운처럼 느껴졌다. 메리다의 그리팅맨 조각상은 '한국이 멕시코에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는 듯하기도 하고 '멕시코와 만나서 반갑다'는 인사를 하는 듯하기도 하다. 아마도 멕시코 사람들에게 나라 잃은 한인들을 받아준 것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77주년 광복절 행사는 유카탄지역 한인후손회 코루육(KoryKoryuc) 한인 후손들의 주도로 진행됐다. 유카탄 한인후손회 대표는 후안 두란 공 (Juan Durán Cong)이다. 이들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조국의 독립을 위해 독립자금을 조국에 독립을 위해 보낸 자랑스러운 한인 후손들이다. 이 후손들의 광복절 행사는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한다. 이날 행사에서는 유카탄주의 한국 전통춤 선생 마리아 에우헤니아 올센 아길라(María Eugenia Olsen Aguilar)의 작품인 무궁화 춤을 선보였다.


< 멕시코 유카탄주 메리다(Merida Yucatan Mexico)시에서 진행된 광복절 행사 - 출처: 통신원 촬영 >

< 멕시코 유카탄주 메리다(Merida Yucatan Mexico)시에서 진행된 광복절 행사 - 출처: 통신원 촬영 >

< 멕시코 유카탄주 메리다(Merida Yucatan Mexico)시에서 진행된 광복절 행사 - 출처: 통신원 촬영 >


살리나 크루스항에 도착해 열차로 유카탄으로, 배로 프로그레소항으로 이동해 마침내 메리다 에네켄 농장에 이르기까지 길고도 험한 여정을 지나 도착한 땅, 한인들의 조국 잃은 설움과 광복의 기쁨이 설인 곳. 한인 후손들은 한국인으로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현지화된 모습이었다. 얼굴과 피부색도 달라졌고 한국말도 잘하지는 못하지만, 조국 대한민국의 광복을 축하는 광복절 행사를 진행하는 마음은 누구보다 더 한국인이다. 광복의 기쁨을 누리려 태극기를 들고 밖으로 달려 나왔던 그때의 대한민국의 백성들처럼, 멕시코 한인 후손들은 알록달록한 색의 한복을 차려입고 태극기를 들고 메리다 길을 행진했다. 지금 이곳 유카탄 지역에는 약 5,000명의 후손들이 사는 것으로 추정된다.

처음 이곳에 도착한 한인의 숫자는 1,000여 명으로, 마야 인디언 아래에서 혹독한 노동과 설움을 이겨가며 스페인어보다 마야 인디언 말을 먼저 배웠다. 그들과 결혼해야 했던 한인들, 조선 말기에 조국이 일본에 나라를 빼앗기자 돌아갈 곳을 잃어버린 그들은 노동 계약이 끝나고도 일부는 메리다에, 일부는 멕시코시티에 남았다. 또 일부는 미국 국경 도시인 티후아나로 흩어져야 했던 우리들의 조상은 조국이 독립되었어도 조국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지금은 4대, 5대의 시간이 흘러 모두 멕시코 국적을 가진 후손의 겉모습은 멕시코인이지만 8월 15일 광복절 행사를 맞이하는 마음만은 그 누구보다 뜨거울 것이다.

광복 77주년을 맞이해 대한민국 애국가가 울려 퍼지고 멕시코 국기와 태극기가 나란히 오르며 선열들에 대한 묵념이 행해지는 이곳. 대한민국의 이야기가 자랑스러운 이곳은 바로 멕시코 유카탄주 메리다(Merida Yucatan Mexico)시이다. 앞으로도 광복절 행사는 계속될 것이며, 애국가는 해마다 멕시코 하늘에 울려 퍼질 것이다. 산티아고(Santiago) 공원에서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말없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며 서있는 하늘색 '그리팅맨', 한인 후손들을 포함한 모두와 인사하며 소통하고 싶은 '그리팅맨'은 지나가는 이에게 한없이 인사하며 감사하는 사람이다. 현재 메리다(Merida) 지역 관광 아이콘인 '그리팅맨'은 항상 '메리다에 감사하다' 인사할 것이다.


< (좌)메리다 대한민국로에 있는 '그리팅맨', (우)조각상과 사진을 찍는 현지인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좌)메리다 대한민국로에 있는 '그리팅맨', (우)조각상과 사진을 찍는 현지인들 - 출처: 통신원 촬영>


사진출처: 통신원 촬영




조성빈

성명 : 조성빈[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멕시코/멕시코시티 통신원]
약력 : 전) 재 멕시코 한글학교 교사 현) 한글문화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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