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문화정책/이슈] 코로나19 이후 이탈리아 관광 산업이 겪는 또 다른 위기
구분
사회
출처
KOFICE
작성일
2022.09.06

여름 휴가철이 끝나가고 있다. 세계 최대의 관광 국가 이탈리아의 지난 7월과 8월은 미국과 유럽 등 다른 나라에서 찾아온 관광객들이 유명 관광지와 도시들에 북적거리며 다소 활기를 되찾은 듯 보였다. 엄청나게 상승한 생활 물가와 그에 못지 않게 상승한 관광지 물가에도 불구하고, 달러 가격 상승으로 유로 구매에 환전 이득을 볼 수 있는 미국의 관광객과 비교적 경제 타격을 덜 입고 있는 독일 관광객을 중심으로 이탈리아 유명 관광지를 가득 메우고 있다. 시칠리아, 로마, 피렌체 등의 대표 관광지를 가진 도시들은 뜨거운 햇살이 부드러워지고 너무 춥지도 너무 덥지도 않은 9월과 10월까지 성수기가 연장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8월 28일 이탈리아 유력 일간지 《라 레뿌블리까(La Repubblica)》에 따르면, 올해 9월과 10월의 시칠리아 호텔 예약이 2019년 코로나19 이전의 같은 달에 비해 3% 증가했다. 이탈리아의 관광 산업이 코로나19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고 있으며, 그간 여행을 가지 못한 사람들이 합세 하며 반등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 시칠리아 체팔루(Cefalù) 해변을 가득 메운 관광객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 시칠리아 체팔루(Cefalù) 해변을 가득 메운 관광객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그러나 마시모 그라발리아(Massimo Garavaglia) 이탈리아 관광부 장관은 밀라노에 기반을 둔 신문사 《리베로 꾸오띠디아노(Libero Quotidiano)》 및 여러 신문사들과의 브리핑 자리에서 2022년 관광 실적이 코로나19 이전의 상태로 돌아 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 같은 긍정적 추세는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좌절될 위기에 처해 있으며 관광 관련 기업들의 손익계산에 크게 미치지 못 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마시모 장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관광, 스파 및 케이터링 비즈니스에 대한 세금 공제를 장관급 회의에서 논의할 것을 촉구했다. 이는 에너지 비용으로 인해 관광 산업이 활발히 움직이지 못하는 것을 막고,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까지 예상되는 관광 산업 관련 직원 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 피렌체 베키오 다리(Ponte Vecchio)를 건너는 관광객들. 특히 미국인 관광객들의 증가가 눈에 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 피렌체 베키오 다리(Ponte Vecchio)를 건너는 관광객들. 특히 미국인 관광객들의 증가가 눈에 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쥬세페 로쉬올리(Giuseppe Roscioli) 이탈리아 호텔 및 관광 협회(Federalberghi: Federazione delle Associazioni Italiane Alberghi e Turismo) 회장 역시 비슷한 내용의 발언을 언론에 공개했다. 《라 레뿌블리까》와 더불어 이탈리아 최대 일간지인 《꼬리에레 델라 세라(Corriere della Sera)》는 쥬세페 로쉬올리로 대표되는 호텔 및 관광 협회의 입장을 기사화했다. '로마 관광은 황금빛 가을에 호텔 예약율 85%를 달성했지만 아직도 비용이 문제'라는 이 기사에서 쥬세페 회장은 '관광 산업이 코로나19 이전 수전으로 돌아간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에너지 가격 상승과 인력 부족이 우리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으며 기업을 지원하는 조치가 없을 경우, 팬데믹과 같은 새로운 폐쇄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호텔 및 관광 협회의 '원재료와 에너지 상승에도 불구하고 호텔을 비롯한 숙박업체들은 가격 인상을 최소화했으며 이로 인해 인력이 매우 부족하다고 말한다. 이런 상황에서 11월을 맞으면 냉난방 시설과 관련해 에너지 가격 상승에 대해 매우 민감한 숙박 산업은 더욱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며, 소비자들도 숙박 대란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눈에 띈다.


< 포지타노(Positano)의 해변. 올해 포지타노의 보통 수준 호텔 숙박료가 백만원에 달한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 포지타노(Positano)의 해변. 올해 포지타노의 보통 수준 호텔 숙박료가 백만원에 달한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호텔 및 관광 협회는 올 여름 숙박 업계가 가격 인상을 최소화했다고 말했지만, 소비자가 피부로 느끼는 여행지 물가 상승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탈리아의 제주도라고 할 수 있는 사르데냐(Sardegna)의 숙박비가 작년에 비해 세 배 비싸다거나 한국 관광객에게도 인기가 많은 이탈리아 남부의 아름다운 휴양지 포지타노(Positano)의 보통 호텔 하루 숙박료가 백만원이 넘는다거나 하는 말들이 루머처럼 떠돌지만 꼭 루머라고만은 할 수 없다. 코로나19만 지나면 살아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이탈리아 관광 산업이 맞고 있는 에너지 가격 상승은 또 다른 위기를 예고하고 있다. 부디 아름다운 이탈리아 곳곳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이탈리아 정부와 관련 기관, 기업들이 좋은 해결안을 내놓기를 바란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참고자료
- 《La Repubblica》 (2022. 8. 28). Turismo d’autunno: boom di prenotazioni e la Sicilia torna ai numeri pre covid, https://palermo.repubblica.it/cronaca/2022/08/28/news/turismo_dautunno_boom_di_prenotazioni_e_la_sicilia_torna_ai_numeri_pre_covid-363135997/

- 《Nova News》 (2022. 8. 30). Garavaglia: “Turismo da record, ma serve il credito d’imposta per le imprese”, https://www.agenzianova.com/news/garavaglia-turismo-da-record-ma-serve-il-credito-dimposta-per-le-imprese/

- 《Corriere della Sera》 (2022. 8. 29). Turismo a Roma, autunno dorato: hotel occupati all’85 per cento ma c’è il rebus dei costi, https://roma.corriere.it/notizie/cronaca/22_agosto_29/turismo-roma-autunno-dorato-hotel-occupati-all-85-cento-ma-c-rebus-costi-6ee18302-26f6-11ed-8b26-cee290e763d3.shtml?refresh_ce




백현주성명 : 백현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이탈리아/피사 통신원]
약력 : 전) 뮤지컬 <시카고>, <스팸어랏>, <키스미 케이트>, <겨울 나그네>, <19 그리고 80>, <하드락 카페> 등 출연 한영 합작 뮤지컬 작, 연출 현) 이탈리아 Theatre No Theatre 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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