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한글학교 협의회 교사 연수와 교사의 역할
구분
교육
출처
스터디코리안
작성일
2022.09.08

한글과 한국어는 전형적인 우리 문화의 뿌리다. 그렇기에 국민통합과 국민화합을 위한 주요 매개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990년대부터 일기 시작한 한류(韓流)의 영향을 받아 이곳 뉴질랜드에서도 우리 말과 글이 여전히 힘차게 뻗어가고 있다. 뉴질랜드인들조차 매료시킨 한류! 대중을 대상으로 한 관심의 아이콘이 되었으니 무척 고무적인 일이다. 이에 발맞춰 오래전부터 우리 정부 차원에서도 한글 및 한국어의 국외 보급을 문화외교력 강화의 일환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 7월 15일부터 16일까지 이틀 동안 뉴질랜드에서는 한글학교 관련 뜻깊은 행사가 있었다. 제16회 뉴질랜드 한글학교 교사 연수가 그것이다.


2022년 뉴질랜드 한글학교 협의회 교사 연수 단체 사진(출처: The Weekly Korea, 2022.8.1.)

2022년 뉴질랜드 한글학교 협의회 교사 연수 단체 사진(출처: The Weekly Korea, 2022.8.1.)


온천 관광지로 유명한 뉴질랜드 북섬 로토루아에 소재한 로토루아 장로교회(Rotorua District Presbyterian Church)에서 개최된 이번 행사는 뉴질랜드 한글학교 협의회(회장 박영미)가 주최하였으며 100여 명의 교사가 뉴질랜드 각 지역에서 참가했다.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한글학교 협의회 주최 교사 연수인 만큼 재외동포재단을 비롯하여 주뉴질랜드 대한민국대사관 등 여러 단체의 후원도 있었다. 진행 순서로는 박영미 뉴질랜드 한글학교 협의회장의 환영사를 시작으로 재외동포재단의 김성곤 이사장 축하 영상 등 축사가 이어져 행사를 더욱 빛내 주었다. 이후 장기 근속자들에게 근속패 증정과 퇴임 교장에게 공로패 증정이 있었는데 장기 근속자의 경우 5년, 10년, 20년으로 구분하여 근속한 교사들에게 증정되었다. 어느 한 장기 근속자는 한글학교에서 한인 차세대를 교육할 기회를 얻어 이에 헌신한 것이야말로 가장 보람된 일이었다고 말했다.

개회식에서는 또 추가행사도 진행되었는데, 지난 4월 23일 '나의꿈국제재단(MDIF)'에서 주최한 제15회 '나의 꿈 말하기 대회'에서 우승한 학생에게 장학 증서 및 장학금을 수여하는 기회도 가졌다. 우승자에게는 미화 2,000달러의 장학 증서와 장학금을 수여했다.


2022년 4월 17일 14회 우리말 나의 꿈 말하기 대회 후 단체 사진(출처: 나의꿈 국제재단 홈페이지)

2022년 4월 17일 14회 우리말 나의 꿈 말하기 대회 후 단체 사진(출처: 나의꿈 국제재단 홈페이지)


'나의꿈국제재단'은 세계 48개국에 지부를 두고 있을 만큼 큰 비영리 민간단체인데, 매년 '청소년 꿈 발표 제전'을 한국어로 진행한다. 2012년 미국에서 설립돼 전 세계에 거주하는 한인 차세대들을 대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말하기 대회의 목적은 단순히 '꿈 발표'에만 그치지 않고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함양하고 미래 대한민국과 거주국의 성장을 견인할 인재를 키우고 있다.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

개회식 마무리에서는 북오클랜드 한국학교 교사들의 합창으로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선생님의 꿈'이란 노래로 교사의 자긍심, 감사를 느낄 수 있는 감동의 시간이었다. 이번 연수는 로토루아 지역에 거주하는 동포들의 많은 협조와 참석한 교사들의 열정과 패기에 힘입어 풍성하면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지하게 진행되었다. 연수의 주제는 '미래를 준비하는 슬기로운 교사 교육'이었다. 이처럼 교사 교육으로 정한 것은 교육의 질과 밀접하게 연계되기 때문이다. 교사는 교수 능력은 물론, 인성, 상담력 등 다양한 교육적 목적에 부합한 분야를 끊임없이 연구, 개발하여야 함을 시사해 주고 있다. 더군다나 뉴질랜드 한글학교에서 차세대 동포 자녀들을 대상으로 가르치는 일을 함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교육이 교과과정에 의한 실러버스만 교육하는 것만이 아니다. 특히 뉴질랜드 문화와 한국 문화의 비교 교육은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실생활에서 나타나는 문화 차이 또는 문화 간격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는 일차적으로 교사의 몫이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교사의 사명감은 막중하다. 이와 더불어 고민하고 풀어야 할 과제가 또 있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슈퍼마켓에 진열된 한국산 과자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슈퍼마켓에 진열된 한국산 과자


뉴질랜드 동포사회에 거세게 밀려드는 외래어·외국어를 어떻게 수용하고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과제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언어문화의 실태를 보면, 외래어·외국어가 너무 범람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이를 남용하는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 일상 곳곳에 들어와 시간이 지날수록 사용 빈도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마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한글과 한국어가 혼돈의 과정을 겪지 않겠는가.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한글과 한국어를 천대하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더욱 중요한 점은 차세대의 정체성을 혼란시키거나 흐리게 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외래어는 외국어에서 유입돼 왔기에 한국어의 일부가 된 말이다. 그러므로 소통을 위해 사용하는 데 문제는 없다. 하지만 지나치게 남용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한국어의 세계화를 위해서 외래어·외국어의 남용은 자제해야 바람직하다. 언어 환경은 늘 변한다. 그럼에도 사용되는 언어는 세대 차이와 관계없이 우선 이해하기가 쉬워야 한다. 우리 말과 글이 오염돼서는 안 될 것이다. 오염된 소통은 상대방에게 거북한 느낌을 줄 뿐만 아니라 한글과 한국어의 힘과 가치를 고려하지 않은 결과물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용 외래어·외국어에 대한 성찰 및 균형잡기다. 이러한 면이 특히 한글학교 교사 교육에서 간과할 수 없다.

인성 교육 또한 중요성이 높아져 가고 있다. 최근 필자가 찾은 크라이스트처치 지역 쇼핑몰 어느 가게에서 일어난 일이다. 이곳 뉴질랜드에서 성장한 20대 한국인 젊은이가 한국인이 운영하는 가게에서 일하고 있었다. 어느 날 가게에서 고객이 물건을 구입한 후, 며칠이 지난 어느 날 그 물건을 환불하러 다시 가게를 방문했다. 환불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고객에게 환불 규정을 설명했다. 그러나 고객은 규정을 이해하기보다는 자신의 주장을 강력하게 펼쳤다. 당연히 두 사람 사이에 소통에 문제가 생겼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가. 타인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마음이 부족하거나 없기 때문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인성 교육이 필요하다. 타인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마음을 가짐과 동시에 공감대를 형성하는 교육적 노력이 필요하다 하겠다.



박춘태
 뉴질랜드 박춘태
 한글세계화운동 뉴질랜드 본부장
 중국 북경화지아대학교 국제교류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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