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상하이정음우리말학교 2022년 개학식 개최
구분
교육
출처
스터디코리안
작성일
2022.09.13

지난 9월 3일 상하이시에서 운영하는 상하이정음우리말학교가 개학식을 하고 세 번째 학기를 시작했다. 상하이정음우리말학교(이하: '정음학교')는 2021년에 설립되어 이번에 세 번째 학기를 맞는다. 현재 30여 개의 정음학교가 운영되고 있는데, 상하이, 베이징, 칭다오, 충칭 등 중국의 각 대도시는 물론이고, 한국과 일본에도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주말학교가 있다. 대부분 도시별로 독립적으로 운영되지만, 2015년에 베이징에서 결성된 도시우리말협의회 등의 모임을 통해 서로의 어려움과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상하이정음학교는 민족의 언어를 후세에게 전달하는 일 외에도 "무용반"을 운영하고 있다. 2021년 가을학기에 무용반에 참가한 어린이들은 2022년 춘제(설날)에 방송에까지 출연하는 큰 공연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코로나 여파로 이 계획이 2023년 초로 연기되었다.


상하이정음학교 2022년 2학기 개학식 기념사진

상하이정음학교 2022년 2학기 개학식 기념사진


정음학교 운영진은 이번 개학식에서 "2022년 봄학기는 코로나 봉쇄 영향으로 온라인으로만 수업을 진행해서 매우 아쉬웠다."면서 2021년 가을학기에 있었던 김치 만들기 체험, 운동회 등 여러 행사의 사진을 참가자들에게 공개했는데, 사진 속에서 아이들의 밝은 모습을 발견할 때마다 행사에 참석한 부모들과 각계 인사들이 크게 웃으며 뿌듯해하는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개학식은 정음학교 소개, 지난 학기 우수 학생 표창, 임명장 및 감사패 전달, 이번 학기 학사 일정 소개, 후원회 모집 공고, 예결산 현황 등의 식순으로 진행되었다. 많은 참가자 특히 아이들이 한복을 입고 행사에 참여해서 더욱 의미가 깊었다.


상하이정음학교 류연 교장 선생님이 우수 학생을 표창하고 있다.

상하이정음학교 류연 교장 선생님이 우수 학생을 표창하고 있다.


정음학교의 이번 학기 학사일정이 특히 주목을 끌었다. 이미 소식을 전한 바 있는 지난 8월 27일 도시우리말협의회 칭다오 연수회 참가를 시작으로, 매주 열리는 정규수업 외 운동회, 문화 체험, 예절교육, 기말시험, 수료식 등 주말학교로서는 매우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로 자원봉사 형태로 이루어지는 주말 한글학교의 운영에서 이렇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포함하려면 교장, 부교장 선생님을 비롯해 많은 분의 희생과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분들의 열정에 감사하면서도 조금은 부끄럽기까지 했다.

개학식에 참석하는 내내 매우 흥미로웠고 뿌듯했지만, 정음학교의 예결산을 발표할 때는 모두 가벼운 탄식을 뱉으며 안타까워했다. 2021년 결산 결과 수입 68,700위안, 지출 257,930위안으로 결국 189,230위안(한화 약 3,800만 원)의 적자가 발생했고, 2022년의 예산도 221,360위안(약 4,400만 원)의 적자가 예상되기 때문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음학교는 이번 학기에 새로운 캠퍼스까지 추가했다. 다행인 것은 한국인과 조선족을 포함하는 "상하이정음학교 1차 후원 준비위원회"가 결정되어 상하이의 뜻있는 분들이 정음학교를 돕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는 점이다. 주상하이 한국영사관에도 지원을 신청해 놓은 상태지만, 아직 후원 금액은 물론 후원 여부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이다. 영사관의 지원은 한글학교 설립 1년째에 인증을 신청할 수 있고, 1년간 운영을 한 후에 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다.

재외동포재단의 지원을 신청했느냐는 통신원의 질문에는 "학교 설립 후 3년째가 되어야 받을 수 있다고 들었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상하이정음학교처럼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한글학교에는 좀 더 적극적으로 지원하면 좋을 것이다. 현재 재외동포재단 스터디코리안 홈페이지의 "한글학교 현황"에 따르면, 재단이 주상하이 한국총영사관을 통해 지원하는 한글학교는 30개교에 이른다. 절실하게 지원이 필요한 정음학교가 "규정" 때문에 지원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


정음학교 2022년 경비 예산(단위: RMB). 큰 액수의 적자가 예상되고 2021년에도 약 19만 위안의 적자가 발생했다. 적자 대부분을 류연 교장 선생님이 사비를 털어 매워 오고 있다.(사진의 "수입 항목"에 포함된 "한국영사관"은 지원 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금액이 표시되지 않은 상태이다.)

정음학교 2022년 경비 예산(단위: RMB). 큰 액수의 적자가 예상되고 2021년에도 약 19만 위안의 적자가 발생했다. 적자 대부분을 류연 교장 선생님이 사비를 털어 매워 오고 있다.(사진의 "수입 항목"에 포함된 "한국영사관"은 지원 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금액이 표시되지 않은 상태이다.)


이번 학기의 교육에 직접 참여할 선생님들도 소개되었다. 교사나 사업가로 살아가면서 우리 민족의 언어와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주말 개인 시간을 할애하여 봉사활동 삼아 참여하는 분도 있었고, 중국에서 대학을 다닌 유학생 출신도 있었다. 이분들이 모두 한복을 차려입고 행사에 참석해서 안내 등의 일까지 도맡아 주었다.


정음학교 2022년 한글 교육 담당 선생님들.(맨 왼쪽은 사회자)

정음학교 2022년 한글 교육 담당 선생님들.(맨 왼쪽은 사회자)


개학식이 진행되는 날, 상하이도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적지 않은 비가 내리고 꽤 매서운 바람이 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궂은 날씨를 뚫고 행사에 참여했고, 특히 한복을 입은 아이들이 천방지축으로 뛰어다니며 활기를 보여서 모두를 즐겁게 했다. 상해정음우리말학교가 앞으로도 더 크게 번창해서 더 많은 민족의 후손들에게 우리의 언어와 문화를 전파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오은석
 중국 오은석
 상하이백제어학원 원장
 중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재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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