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캔남사당 한글문화학교 캐나다 한국 전통문화 체험 캠프 소식
구분
교육
출처
스터디코리안
작성일
2022.10.07

캐나다 밴쿠버에 9월 첫 주가 되면 분주하게 개학 전 여름 캠프를 준비하는 곳이 있다. 바로 이 지역의 유일무이한 한국 전통문화 체험 캠프를 준비하는 캔남사당(송태영 대표이사, 조경자 단장) 단체이다. 지난 9월 3~4일 이틀 동안 재외동포 1.5세, 2세, 3세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한국 전통문화 체험의 기회가 열렸다.


[2022 한국전통문화 체험 여름 캠프에서 강의 중인 송태영 대표이사와 조경자 캔남사당 단장, 그리고 캠프 참가자 어린이와 청소년들, 사진: 통신원]

[2022 한국전통문화 체험 여름 캠프에서 강의 중인 송태영 대표이사와 조경자 캔남사당 단장, 그리고 캠프 참가자 어린이와 청소년들, 사진: 통신원]


이틀간의 수업은 매우 알차다. 아리랑을 부르고, 일월오봉도(日月五峯圖:조선시대 궁궐 정전의 용상 뒤편에 놓였던 다섯 개의 산봉우리와 해, 달, 소나무 등을 소재로 그린 병풍의 그림)를 모든 캠프 참가자가 합심하여 색칠하였다. 고사리 양손으로 장구 열채과 궁채를 잡고 판굿 장단도 배웠다. 북과 대북도 둥둥 두드릴 수 있다. 전통 탈을 직접 만들어 본 후에는 얼굴에 쓰고, 오색 한삼을 끼고 탈춤 한마당을 추었다. 이뿐 아니다. 국궁(國弓)도 배우고, 과녁을 향해 다섯 발씩 화살을 쏘는 미니 국궁대회도 열렸다.


[이 지역의 재외동포 자녀를 둔 한국인 부모들이 이 캠프를 기다려 신청하고, 아이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아이들의 표정은 즐겁다. 종종 남매나 자매, 형제가 함께하는데 한국문화 체험과 함께 우애를 다지는 모습은 정겹다. 사진: 통신원]

[이 지역의 재외동포 자녀를 둔 한국인 부모들이 이 캠프를 기다려 신청하고, 아이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아이들의 표정은 즐겁다. 종종 남매나 자매, 형제가 함께하는데 한국문화 체험과 함께 우애를 다지는 모습은 정겹다. 사진: 통신원]


[경희궁지 승정전 내부에 어좌뒤에 일월오봉도(日月五峯圖: 조선시대 여러 가지 의궤(儀軌) 기록에 의하면, 이 병풍은 '오봉산병(五峰山屛)', 또는 제일 많은 경우 단순히 '오봉병(五峯屛)'이라고 기록되어 있다.)를 볼 수 있다. 사진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http://encykorea.aks.ac.kr]

[경희궁지 승정전 내부에 어좌뒤에 일월오봉도(日月五峯圖: 조선시대 여러 가지 의궤(儀軌) 기록에 의하면, 이 병풍은 '오봉산병(五峰山屛)', 또는 제일 많은 경우 단순히 '오봉병(五峯屛)'이라고 기록되어 있다.)를 볼 수 있다. 사진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http://encykorea.aks.ac.kr]


일월오봉도에 연원에 대한 흥미로운 해설을 이곳에 인용한다.
"조선시대 국왕의 일상생활이나 궁중의 각종 의례에서 오봉병이 차지하는 막중한 위치에도 불구하고 오봉병의 도상(圖象)이나 그 유래에 관한 기록은 전하지 않는다. 몇몇 학자들은 『시경(詩經)』「소아(小雅)」의 「천보(天保)」시에 묘사된 다섯 종류의 산봉우리, 즉 산(山), 부(阜:언덕), 강(岡:산등성이), 능(陵:큰 언덕), 그리고 남산(南山)에서 오봉(五峯)의 도상이 유래한 것임을 제시한 바 있다. 「천보」시는 신하들과 귀빈들이 왕의 덕을 칭송하고 그를 위하여 하늘과 조상의 축복을 기원하는 시이다. 이 시에는 "여(如)◯◯..."라는 형식으로 아홉 가지 자연 현상이나 물체들이 언급되어 있다. 이 가운데 다섯 가지 물체들은 산(山), 부(阜:언덕), 강(岡:산등성이), 능(陵:큰 언덕), 그리고 천(川)이며 이들은 하늘이 내린 왕을 보호하는 물체들이다. 나머지 네 가지는 통치자가 자신의 미덕을 실행하는 법을 보여주는 것이며 이들은 초승달이 차츰 차올라오며 보름달이 되는 것, 매일 아침 어김없이 떠오르는 해(日), 남산(南山)의 장수(長壽)와 소나무와 잣나무(松柏)의 번성과 푸르름이다. 즉 이들은 자연의 일상(日常)이자 불변의 법칙이다. 오봉병의 다섯 봉우리는 '보호'와 관련된 네 종류의 '산'과 미덕과 관련된 무궁함으로 상징되는 남산(南山)으로 이루어졌다."(인용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http://encykorea.aks.ac.kr)


수업현장


수업현장


사람들이 의지할 데가 없을 때 '비빌 언덕이 없다'라는 표현을 사용하곤 하는데 이처럼 하늘이 내린 왕을 보호하는 물체를 일컬어 위와 같이 다양한 종류의 언덕이 있음에 새삼 '언덕'이 그런 의미가 있었구나 싶었다.


수업현장1


사람들이 의지할 데가 없을 때 '비빌 언덕이 없다'라는 표현을 사용하곤 하는데 이처럼 하늘이 내린 왕을 보호하는 물체를 일컬어 위와 같이 다양한 종류의 언덕이 있음에 새삼 '언덕'이 그런 의미가 있었구나 싶었다.


탈만들기 체험[한국 전통 탈 체험수업을 위해서 무지 종이탈 만들기 도안을 한국에서부터 캐나다까지 공수해 와야 한다. 누구나 개성 있는 색칠과 꾸미기로 만들 수 있는 전통 탈 만들기 도안이 전 세계 흩어져 있는 한글/한국어 학교에 지원되면 좋겠다. 사진: 통신원]

[한국 전통 탈 체험수업을 위해서 무지 종이탈 만들기 도안을 한국에서부터 캐나다까지 공수해 와야 한다. 누구나 개성 있는 색칠과 꾸미기로 만들 수 있는 전통 탈 만들기 도안이 전 세계 흩어져 있는 한글/한국어 학교에 지원되면 좋겠다. 사진: 통신원]


통신원도 몇 년 전에 아이들과 함께 한글학교 역사 문화 캠프에서 한국 전통 탈을 만들어 본 적이 있다. 하회 양반탈과 부네탈이었는데 몇 년 동안 소중하게 거실벽에 걸어 전시하였다. 비록 작은 종이탈이었지만 캐나다에서 나고 자란 우리 집 아이들에게 한국을 사랑하게 만드는 소중한 전시물이었다.

이틀간의 여름 캠프 속에서 친근해진 우리 탈의 매력에 빠져 한국의 대표적인 탈춤 '봉산탈춤'과 '하회별신굿탈놀이(河回別神-)'를 검색해보고 몇 가지 재밌는 부분을 발췌해본다.

"봉산탈춤(鳳山탈춤)은 황해도 봉산군에 전승되던 탈춤으로, 19세기 말 이래로 해서(海西) 탈춤의 대표적인 놀이다. 국가무형문화재 제17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굿거리장단이 사용된다. 말뚝이, 샌님, 서방님, 도련님, 취발이 등의 탈을 쓰고 하며 익살과 웃음을 유발하며 현실을 풍자한다. 그 근원은 산대도감 계통극의 해서탈춤에 두고 있으며, 지방 관아의 이속이 대대로 탈춤의 연행자로 참여하였다."(인용 출처: 위키백과 https://ko.wikipedia.org)

[아이들은 탈을 만들고, 탈춤사위를 배우면서 한국의 전통문화 속에는 색과 움직임이 별개가 아닌 역동적으로 어울리고 섞여 있음을 느낀다. 사진: 통신원]


[아이들은 탈을 만들고, 탈춤사위를 배우면서 한국의 전통문화 속에는 색과 움직임이 별개가 아닌 역동적으로 어울리고 섞여 있음을 느낀다. 사진: 통신원]

[아이들은 탈을 만들고, 탈춤사위를 배우면서 한국의 전통문화 속에는 색과 움직임이 별개가 아닌 역동적으로 어울리고 섞여 있음을 느낀다. 사진: 통신원]


"약 200여 년 전 봉산의 이속(吏屬) 안초목(安草木)이 나무탈을 종이탈로 바꾸는 등 많은 개혁을 한 뒤로 이속들이 주로 이 놀이를 담당하게 되었고, 「봉산탈춤」이 해서지방의 대표적인 탈춤으로 알려지게 되었다."(인용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http://encykorea.aks.ac.kr)

주목하게 된 부분은 안초목에 의해 탈의 형태가 나무 재질에서 종이 재질로 그야말로 탈바꿈하는 대목이다. '이속(吏屬)'은 고려·조선 시대 품관(品官) 이외의 하급 관리직이라고 그 정의를 찾는데, 200년 전 일개 하급 관리직 공무원이 본연의 위치에서 무언가 끊임없이 고민하고 개선 의지를 발휘하여 자기 분야에서 개혁을 이뤄낸 사실에 굉장히 감명되었다.

이북 지방에서 봉산탈춤을 꼽았다면, 이남 지방에서는 단연 '하회별신굿탈놀이: 경상북도 안동시 풍천면 하회리에 전승되어오는 탈놀이'를 들 수 있다.


[하회탈, 사진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http://encykorea.aks.ac.kr]

[하회탈, 사진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http://encykorea.aks.ac.kr]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 탈을 검색했을 때 사이트의 대문을 장식하고 있는 탈이 바로 위의 하회탈이다.

"현재 안동시립민속박물관에는 고려시대 하회마을에서 만들어진 목조 하회탈이 11점 전해지고 있는데 국보 제121호로 지정되었다. 이 탈은 오리나무로 만들었으며, 현재까지 전해지는 우리나라의 탈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다. … 한국의 탈은 주로 바가지나 종이로 만든 것이 많아서 오랜 시간 보존되는 경우가 드물고, 탈놀이가 끝나면 태워버렸다. 그러나 안동 하회탈은 드물게 나무로 만들어 그 위에 옻칠을 여러 번 했기 때문에 원형이 잘 유지되었고, 마을 사람들이 탈을 신성시 여겨 정성을 다해 보관해와서 현재까지 전해질 수 있었다."(인용 출처: 한국문화원연합회 https://ncms.nculture.org)

사진의 탈이 고려 말에 제작되었다고 가정을 할 때, 어림잡아도 700년 묵은 나무 조각인데 마치 한국의 어느 시골 마을에 가면 만날 법한 여느 노인의 얼굴을 들여다보는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노인의 깊게 팬 주름은 인생의 흔적이면서 노인 탈 속에 표현된 깊은 골은 험난했던 한국사의 골짜기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읽은 적이 있다. 우리 것은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것들이 이 얼마나 많은지… 우리에게 유산으로 남은 마지막 하회탈의 제작 연대와 제작자가 미상이지만 이와 관련된 전설이 전해진다.

"이상하게 재앙이 많았던 하회마을에서 어느 날, 허도령이라는 사람이 꿈을 꾸었다. 신령님이 나타나 14점의 탈을 만들면 마을의 재앙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하며, 탈을 만들 때 절대 아무도 엿보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허도령은 열심히 탈을 만들었으며, 마지막 탈이 완성되어갈 무렵 그를 사모하던 여인이 몰래 훔쳐보자 허도령은 피를 토하고 죽고 말았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만들던 이매탈은 턱이 없는 미완성의 탈이 되었다."(인용 출처:한국문화원연합회 https://ncms.nculture.org)

무엇보다 하회탈의 매력 중 하나는 움직이는 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탈바가지는 한가지의 표정만 지을 수 있지만 움직이는 턱으로 인해 표정이 다양해진다.


[어린이의 눈빛도 웃는 입꼬리도 볼 수 없지만, 약간 기울어진 고갯짓으로 인해 탈 뒤에 그 표정은 환하게 웃고 있을 것만 같다. 사진: 통신원]

[어린이의 눈빛도 웃는 입꼬리도 볼 수 없지만, 약간 기울어진 고갯짓으로 인해 탈 뒤에 그 표정은 환하게 웃고 있을 것만 같다. 사진: 통신원]


"궁도(弓道)는 각궁으로 대나무 살을 쏘아 과녁을 맞혀 승부를 겨루는 한국의 전통 궁술 스포츠이다. 문화재청에서 지정한 국가무형문화재 제142호로 사실상 문화재청에서 지정한 용어는 궁도(弓道)가 아닌 활쏘기이다. 양궁에 대비하여 현대에 이르러서는 국궁(國弓)이라고도 부른다."(인용 출처: 위키백과 https://ko.wikipedia.org)


[맨 위 왼쪽은 국궁을 소개하는 송태영 대표, 활쏘기 체험하는 어린이들의 모습은 사뭇 진지하다. 참가자들에게 각각 다섯 발의 화살이 들어 있는 화살통과 활을 주었다. 아이들은 결코 작지 않은 크기의 활시위를 힘껏 당기며 흥분했다. 사진: 통신원]

[맨 위 왼쪽은 국궁을 소개하는 송태영 대표, 활쏘기 체험하는 어린이들의 모습은 사뭇 진지하다. 참가자들에게 각각 다섯 발의 화살이 들어 있는 화살통과 활을 주었다. 아이들은 결코 작지 않은 크기의 활시위를 힘껏 당기며 흥분했다. 사진: 통신원]


대나무로 만들어진 제법 모양이 장난감 같지 않은 근사한 형태의 활이었다. 활시위를 당겨 과녁을 바라보는 어린이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했다. 안전상의 이유로 화살의 끝은 비록 고무로 마감된 멍텅구리 화살이었지만, 화살이 과녁으로 날아가 박히는 순간은 짜릿했다!


[캐나다 땅에서 우리 아이들이 여린 두 손으로 국악기 북가락을 쥐고 신명 나게 한바탕 북을 두드릴 수 있고, 징을 울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니 가슴이 찡하다. 사진: 통신원]

[캐나다 땅에서 우리 아이들이 여린 두 손으로 국악기 북가락을 쥐고 신명 나게 한바탕 북을 두드릴 수 있고, 징을 울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니 가슴이 찡하다. 사진: 통신원]


캔남사당에서 보유하고 있는 악기는 실로 어마어마했다. 가로 50cm 남짓의 어린이용 장고가 어림잡아도 50대가 넘어 보였고, 대북과 삼북, 아쟁과 가야금, 해금, 태평소, 나각 등 종류도 다양하게 수백 기에 달했다. 수년간 이 많은 국악기를 구하고 한국으로부터 공수해서 보관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을지 캔남사당 송태영 대표와 조경자 단장 두 분의 사명감과 정성이 느껴져 큰 감명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조경자 단장은 이민 초기부터 광역밴쿠버의 여러 한글학교를 방문하여 한국 문화 체험 특강 수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전통문화 체험보다는 한글 교육을 우선시하는 대부분의 한글학교 방침 때문에 심도있는 수업은 진행하기 힘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재외동포 1.5세와 2세를 위한 한글 교육뿐만 아니라 한국의 얼과 문화를 심어주고자 '캔남사당 한글 문화학교'를 2018년도 설립했다.



캔남사당한글문화학교 한글사랑 한국전통문화사랑



김진아
 캐나다 김진아
 써리한국어학교 교사
 코리안뉴스 객원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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