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한국관에서 선보인 특별전시, '제기: 한국의 의례 용품'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3.09.07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한국관에서 선보인 특별전시, 

'제기: 한국의 의례 용품'


올여름 뉴욕에서는 한국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행사와 기획 전시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하반기에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과 구겐하임 미술관(The Guggenheim Museums and Foundation) 등 현지 주요 미술관에서 한국 특별전시가 큰 규모로 열리는 만큼 더욱 기대가 크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2022년 8월 6일부터 올해 10월 15일까지 한국관에서 '제기: 한국의 의례 용품(Jegi: Korean Ritual Objects)'을 기획해 이어질 전시인 '계보: 더 멧의 한국 미술(Lineages: Korean Arts at The Met)'에 앞서 선보이고 있다. '제기: 한국의 의례 용품'은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 한반도와 동아시아에서 사용된 100여 점의 유물을 통해 제례 및 장례 의식이 한국의 역사와 사회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보여주는 전시이다. 특히 한국의 전통 의례인 제사를 부모에 대한 공경과 조상에 대한 추모를 드러내는 중요한 역사적 활동으로 설명한다. 이번 전시는 제례에 사용되거나 무덤에 안치됐던 다양한 종류의 그릇과 장신구에 주목하며, 한반도에서 수 세기에 걸쳐 사용된 독특한 형태와 양식의 제기와 조선 왕실의 제사 행사에 사용됐던 악기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 '제기: 한국의 의례 용품(Jegi: Korean Ritual Objects)'의 전시를 관람하는 사람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 '제기: 한국의 의례 용품(Jegi: Korean Ritual Objects)'의 전시를 관람하는 사람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지난 주말 방문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많은 관람객으로 붐볐다. 한국관은 미술관 2층에 다른 아시아국가관들과 함께 자리 잡고 있다. 현재 전시 중인 '제기: 한국의 의례 용품'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아시아국가관 입구부터 놓여있고, 한국관은 아시아국가관 입구와 가까이에 위치해 있어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러나 주변의 인도관, 중국관, 일본관에 비해서는 작은 규모였다. 덕분에 금세 전시를 다 볼 수 있었다.


한국관에서는 전시를 보러 온 다수의 한국 교민들과 외국인 관람객을 찾아볼 수 있었다. 전시 설명과 놓인 유물을 천천히 둘러보던 관람객들은 한국 전통 제례 악기를 소개하는 영상 앞에 앉아 조선 왕실의 제사에서 각 악기가 어떤 목적으로 사용됐는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었다. 그러나 한국관 안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관람객은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았다. 전시된 유물에 대한 설명을 찬찬히 읽어 보는 관람객은 몇 되지 않았고, 대부분의 관람객은 한 바퀴 크게 둘러보고 전시실을 떠나거나 작품 설명을 읽기보다는 영상을 통해 관람했다. 또 몇몇 관람객은 전시실 안에 한국 유물 이외에도 중국 유물이 놓여 있는 것을 보고 일행을 불러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 '제기: 한국의 의례 용품(Jegi: Korean Ritual Objects)'의 전시 영상을 시청하는 사람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제기: 한국의 의례 용품(Jegi: Korean Ritual Objects)'의 전시 영상을 시청하는 사람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한국관은 지난해 이번 전시 오픈과 동시에 전시장 내 10여 점의 중국 유물들을 한국 유물들과 나란히 전시하고 있어 관람객들의 오해를 살 여지가 있다는 의견을 받은 바 있다. 실제로 관람객들은 한국관 내 중국 유물에 의문을 품는 모습이었다. 이번 전시는 특히 조선시대의 유교 정신을 한반도의 제사에 큰 영향을 끼친 정치적, 사회적 이념으로 소개하고 있다. 통신원이 직접 살펴보니, 전시는 유교에 관해 설명하며 중국의 영향을 받은 조선의 제기와 의례 용품을 함께 보여줬다. 그러나 전시장 내 자세한 설명이나 연결 지점이 언급돼 있지 않아 관람객들이 유물의 설명을 하나하나 읽어보지 않는 이상 전시 의도를 완벽히 이해하기는 어려울 듯했다.


 < 전시장을 빠르게 보고 지나가는 관람객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 전시장을 빠르게 보고 지나가는 관람객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통신원이 머문 30여 분간 50여 명의 관람객이 전시실을 방문했는데 그중 5분 이상 머물며 모든 유물과 전시를 둘러본 관람객은 채 10명이 되지 않았다. 올여름 내내 뉴욕에서 열린 다른 한국문화 관련 행사와 전시에서 적극적이고 관심을 가진 관람객이 많았던 것과 비교하면 아쉬운 분위기였다. 고미술을 다루는 미술관이기에 다수 관람객의 흥미를 끌어내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한국의 역사와 고미술을 조금 더 친절한 전시 기획을 통해 소개하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1998년 한국교류재단과 삼성문화재단의 후원으로 개관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한국관은 올해 25주년을 맞이했다. 그 기념으로 기획된 '계보: 더 멧의 한국 미술'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처음으로 한국 근현대 회화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이다. 이번 전시는 기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한국 고미술 중심의 전시에 새로운 근현대 미술 작품을 더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비록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현재 보여주고 있는 한국관의 전시가 한국의 역사를 쉽게 소개하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다가오는 기획전에서는 근대 역사의 맥락을 통해 한국문화와 역사를 흥미롭게 선보이기를 기대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공식 홈페이지,   

   https://www.metmuseum.org/exhibitions/jegi-korean-ritual-objects






박진희

성명 : 박진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국(뉴욕)/뉴욕 통신원]
약력 : Program Coordinator and Executive Assistant, YS Kim Foundation (New York, United States) Teaching Assistant and Course Assistant, New York University (New York, United States) Social Media Manager and Creative Web Director, 스튜디오랩딥(서울, 한국)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