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언론분석] 이탈리아에서 새롭게 떠오른 식재료, 푸른 꽃게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3.09.18

[언론분석] 이탈리아에서 새롭게 떠오른 식재료, 푸른 꽃게


한국에서는 없어서 못 먹는 인기 수산물인 꽃게의 개체수 급증으로 인해 이탈리아 수산물 생태계가 파괴되고 양식업에도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 대서양 서부에 서식하는 푸른 꽃게는 최근 북미에서 유럽으로 향하하는 화물선을 타고 지중해에 퍼졌다가, 천적이 없어 빠른 속도로 지중해 연안을 잠식해 이탈리아 파스타의 주재료인 조개류를 먹어 치우고 있다. 조개 양식장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베네토주의 루카 자이아(Luca Zaia) 주지사는 "푸른 꽃게가 모든 것을 파괴하며 재앙을 일으키고 있다."고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다수의 이탈리아 언론은 '사람만이 푸른 꽃게의 천적', '최대한 먹어치우자'라는 제목의 기사를 연일 내보내고 있다.


< 푸른 꽃게를 직접 보여주며 비상상태를 선포한 루카 자이아(Luca Zaia) 주지사 - 출처: 'Open' >

< 푸른 꽃게를 직접 보여주며 비상상태를 선포한 루카 자이아(Luca Zaia) 주지사 - 출처: 'Open' >


이탈리아 최초 온라인 신문이자 밀라노를 중심으로 이탈리아 전역의 소식을 전하는 《Affaritaliani(아파리탈리아니)》는 한 푸드 에디터가 작성한 기사를 통해 "꽃게는 랍스터 맛이 난다."라고 전했다. 해당 기사는 "2주를 기다려 드디어 운명의 꽃게를 맛보았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맛있었다. 미친 맛이다."라며 푸른 꽃게의 맛을 극찬했다.

《Il Resto del Carlino(일 레스토 델 카르리노)》는 현존하는 이탈리아 신문 중 가장 오래된 신문으로 알려져 있다. 《Il Resto del Carlino》는 집에서 꽃게를 요리할 수 있도록 레시피를 공개했다. 2023년 미쉐린 가이드에 소개된 레스토랑 오너 주세페 포르타노바(Giuseppe Portanova) 셰프는 "현재 이탈리아는 푸른 꽃게 개체수 급등으로 긴급 상황이다. 레스토랑 경영자들이 꽃게 메뉴를 만들어 협력해야 한다."며 국물이 있는 꽃게 요리, 제철 과일과 꽃게 샐러드, 꽃게를 고기와 섞어 만든 패티를 활용한 햄버거 등 네 가지 푸른 꽃게 요리 레시피를 소개했다.


< 주세페 포르타노바(Giuseppe Portanova) 셰프가 제안하는 푸른 꽃게로 국물을 낸 민어 요리 - 출처: 'Il Resto del Carlino' >

< 주세페 포르타노바(Giuseppe Portanova) 셰프가 제안하는 푸른 꽃게로 국물을 낸 민어 요리 - 출처: 'Il Resto del Carlino' >


푸른 꽃게의 위협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고 있는 이탈리아 북부뿐만 아니라 토스카나에도 푸른 꽃게를 식재료로 이용하자는 붐이 일고 있다. 피렌체의 주요 신문 《La Nazione(라 나지오네)》는 "호기심에 푸른 꽃게를 먹어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수요를 포착한 피렌체의 레스토랑들은 메뉴에 푸른 꽃게 요리를 포함하고 있다."고 전했다. 피렌체의 레스토랑 경영자, 페스케리아 바라비니(Pescheria Barabini)는 "우리는 10년 동안 꽃게 요리를 제공했지만 찾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최근 꽃게 요리를 찾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꽃게가 TV 광고에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뉴스가 되는 모양이다. 베니스가 속해 있는 트리베네토(Triveneto) 지역의 최대 부수를 자랑하는 일간지 《Il Gazzettino(일 가제띠노)》는 최근 다양한 꽃게 기사로 도배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꽃게를 넣은 라비올리(주: 이탈리아 파스타의 한 종류, 한국의 만두와 비슷하게 얇은 파스타 반죽에 속을 채운다)'가 영화 <스페이스 오디세이> 스타일의 TV 광고(34초)에 등장'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눈에 띈다. 이탈리아의 거대 파스타 회사인 파스티피치오 아르투시(Pastificio Artusi)는 푸른 꽃게의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푸른 꽃게를 속재료로 활용한 라비올리를 출시하고 이를 홍보하는 광고를 제작했다. 《Il Gazzettino》는 "그것은 위협이었고, 우리는 위협을 자원으로 바꾸었다."라는 광고 속 슬로건으로 삼고, 스탠리 큐브릭의 유명한 영화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영감을 받은 슬로모션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 푸른 꽃게를 속재료로 활용한 라비올리 광고 - 출처: 'ANSA' >

< 푸른 꽃게를 속재료로 활용한 라비올리 광고 - 출처: 'ANSA' >


현지 언론 보도를 통해 최근 이탈리아에서 새롭게 떠오른 식재료인 푸른 꽃게가 이탈리아의 음식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살펴봤다. 아무쪼록 이번 '푸른 꽃게 사태'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원활하게 해결되기를 바란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Open》 (2023. 8. 16). «Catturate 326 tonnellate di granchio blu in Veneto»: l’annuncio di Zaia che mostra l’animale in diretta – Il video, https://www.open.online/2023/08/16/luca-zaia-catturate-tonnellate-granchio-blu-video/

- 《Affari Italiani》 (2023. 9. 3). 'Granchio blu ha il sapore dell'astice: babà dei poveri che crea dipendenza', https://www.affaritaliani.it/food/granchio-blu-ha-il-sapore-dell-astice-baba-dei-poveri-che-crea-dipendenza-873854.html?refresh_ce

- 《Il Resto del Carlino》 (2023. 9. 1). Il granchio blu ha stregato pure l’onorevole Baldelli: 'Mangiatelo, fa bene', https://www.ilrestodelcarlino.it/pesaro/economia/granchio-blu-polo-pasta-e-pizza-a9440106

- 《ANSA》 (2023. 9. 1). Padova, il granchio blu diventa uno spot in tv per un raviolo, https://www.ansa.it/sito/videogallery/italia/2023/09/01/padova-il-granchio-blu-diventa-uno-spot-in-tv-per-un-raviolo_403a23ab-b88f-4ff7-a45b-c66fbc044995.html

- 《Il Gazzettino》 (2023. 9. 1). I ravioli al granchio blu diventano uno spot tv: 34 secondi in stile Kubrick 'Odissea nello spazio', https://www.ilgazzettino.it/nordest/padova/granchio_blu_ravioli_artusi_spot_pubblicitario-7605996.html






백현주

성명 : 백현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이탈리아/피사 통신원]
약력 : 전) 뮤지컬 <시카고>, <스팸어랏>, <키스미 케이트>, <겨울 나그네>, <19 그리고 80>, <하드락 카페> 등 출연 한영 합작 뮤지컬 작, 연출 현) 이탈리아 Theatre No Theatre 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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