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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책/이슈] 토론토국제영화제가 마련한 특별 콘퍼런스, 한국 이민자 영화인들의 이야기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3.10.11

[문화정책/이슈] 토론토국제영화제가 마련한 특별 콘퍼런스, 

한국 이민자 영화인들의 이야기


<미나리>, <파친코>, <라이스보이 슬립스>에 이르기까지 한국 이민자들의 이야기가 주목받고 있는 지금, 2023 토론토국제영화제는 북미 한인 디아스포라 출신 영화 창작자들을 한자리에 모아 특별한 콘퍼런스를 진행했다. '한국 디아스포라 영화를 축하하면서(Perspectives-Celebrating the Cinema of the Korean Diaspora)' 라는 제목으로 이루어진 행사는 영화 제작 관련자 콘퍼런스(Industry Conference)의 일환이었다. 2023 토론토국제영화제에 따르면 해당 행사는 한국 영화와 드라마, 그리고 한국의 대중문화가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고, 북미 한인 디아스포라 창작자들의 영상물이 각 영화제에서 주목받음에 따라 이들을 모시고, 관련 이야기를 나누고자 기획됐다.


< TIFF가 마련한 특별 콘퍼런스에서 한인 영화감독들이 대담을 나누고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 TIFF가 마련한 특별 콘퍼런스에서 한인 영화감독들이 대담을 나누고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아침 일찍 찾은 CBC(Canadian Broadcasting Centre) 빌딩은 영화산업 관련자와 언론 기자로 가득했다. 이번 행사는 5명의 한인 영화 제작자가 주인공이었는데, <셀리의 애교점(Sally’s beauty spot)>, <허즈 앳 래스트(Hers at Last)> 등을 연출한 헬렌 리(Helen Lee) 감독의 사회로 <라이스보이 슬립스(Riceboy Sleeps)>으로 전세계비평가협회 최우수 영화상 27관왕을 수상한 앤토니 심(Anthony Shim) 감독과 <인허 플레이스(In Her Place)>와 <클리퍼턴 힐에서의 실종(disappearance at Clifton Hill)> 등 왕성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캐나다 유명 감독인 알버타 신(Albert Shin), <스파 나이트(Spa Night)>와 <파이얼 아일랜드(Fire Island)> 등을 연출해 각종 영화제 어워드 후보에 오른 앤드류안(Andrew Ahn) 감독, 그리고 <옥자>, <미나리>로 유명한 영화 제작자 크리스티나 오(Christina Oh)가 함께했다.


< 한인 영화감독 대담을 듣기 위해 모인 언론 및 영화 관계자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 한인 영화감독 대담을 듣기 위해 모인 언론 및 영화 관계자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먼저 <미나리(Minari)>, <기생충(parasite)>, <오징어 게임(Squid Game)>, <파친코(Pachinko)>, <비프(Beef)>,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Crazy Rich Asians)>와 같은 한국 혹은 아시안 영화와 드라마가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한인 영화제작자로서 한국문화를 접한 에피소드에 관한 질문이 있었다. 캐나다에 온 당시 일주일에 하나씩 빌려오는 비디오로 한국 영화를 접한 경우가 많았는데, 부모님이 비디오 가게를 하셔서 특별한 혜택을 보았다는 이야기(알버타 신)부터, 김소영 감독의 <방황의 날들(In Between Days>,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을 보면서(각 앤드류안, 앤토니 심), 혹은 아버지가 추천한 봉준호 감독의 <괴물>을 보면서(크리스티나) 한국적인 정서를 배우고, 경험하고, 영화인으로서의 감각을 익혀 나갔다고 답했다.

지금처럼 한국 영화가 주목받기 전이었던 2000년대 초반이나 2010년대 초반에는 한국적인 영화를 만드는 것에 대한 꿈과 열정이 있었지만, 제작 과정에는 많은 어려움이 많았다고 전했다. 재정적인 것뿐만 아니라, 한인 영화 배우를 찾기 쉽지 않았던 점, 아무도 한인 영화에 주목하지 않았던 점, 백인 위주의 북미 영화 시장은 물론 한국 영화 시장에서도 한인 디아스포라 영화감독의 입지가 좁았던 점 등을 어려움으로 꼽았다.

케이팝이 유행하고, <옥자> 이후로 한국 영화에 대한 호감이 높아져 제작 요청이 쇄도해 한인 프로듀서로서의 역할이 다양해지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영화 시장 자체가 바뀌었다. 하지만 이러한 기회를 만들기 위해 영화인 모두가 그동안 얼마나 애써왔는지, 특히 한국 이야기에 할리우드와 전 세계가 관심을 기울이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나리>, <파친코> 등 이제야 주목받는 이민자들의 이야기가 나오기 훨씬 전부터 북미 한인계 영화인들은 끊임없이 한국의 이야기, 한국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 왔다. 그 노력과 애씀, 그 모든 것이 발판과 자양분이 돼 지금의 상황이 왔음을 전했다.

또한 한국 영화의 특별한 심미적이고 미학적인 특성을 묻는 질문에는 한국 유명 감독들이 미국의 우수한 영화를 보면서 자랐고, 우리 또한 한국 거장 감독들의 영화를 보며 자랐기 때문에 공통된 한국적인 미학의 특성이 있을 것이라는 답변이 있었다. 영화인들은 영화가 얼마나 한국적인가라는 기준보다 얼마나 더 좋은 영화이고 더 나은 영화인가라는 기준이 더 중요하며, 보편적인 이야기를 구체적인 이야기로 풀어가되 재미있게 풀어가는 것이 더 중요한 지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 TIFF 2023 축제를 알리는 광고판 - 출처: 통신원 촬영 >

< TIFF 2023 축제를 알리는 광고판 - 출처: 통신원 촬영 >


북미 특히 캐나다에는 이번 콘퍼런스에 초대된 감독뿐만 아니라 이미 캐나다 영화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많은 영화감독들이 있다. <전생(Past Lives)>으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킨 셀린 송(Celine Song)을 비롯해 글로리아 이영 김(Gloria UI Young Kim), 앤 신(Ann Shin) 등이 있다. 또한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영화제의 성격과 방향을 설정하고 상영작을 선정하며 출품된 작품을 평가하는 영화제 프로그래머가 총 22명 있는데, 그중 아니타 리(Anita Lee, chief Programming Officer, TIFF)를 비롯해 제인 김(Jane Kim, Producer of Industry Programming), 준 김(June Kim, Associate International Programmer, Southeast Asia)과 같은 프로그래머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한국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는 요즘, 좋은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노력한 많은 한인 영화감독들의 이야기가 더욱 많이 들리기를 기대한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고한나

성명 : 고한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캐나다/토론토 통신원]
약력 : 현) Travel-lite Magazine Senior Editor 전) 캐나다한국학교 연합회 학술분과위원장 온타리오 한국학교 협회 학술분과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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