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락셰프와 함께 '김밥 파티(Fiesta de Kimbab)'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3.10.31

락셰프와 함께 '김밥 파티(Fiesta de Kimbab)'


한류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스페인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인구도 늘고 있다. 정서와 문화가 담긴 언어를 배우는 것이 자신들이 좋아하는 것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주스페인한국문화원(원장 신재광)은 매년 한글날을 기념하고, 한글에 대한 흥미와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행사들을 마련하는데, 올해도 10일부터 13일까지 한글을 알리는 '한글 이름 쓰기', '한글 캘리그라피 배우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준비됐다. 특히 올해는 일명 '김밥 파티(Fiesta de Kimbab)'이라는 장르를 만들어 '세계 1호 김밥 셰프'라는 타이틀을 보유한 김락훈 셰프를 초청했다. 김락훈 셰프는 참석자들과 함께 김밥을 만들며 김밥을 소개했다.


< 주스페인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한글의 날 행사- 출처: 통신원 촬영 >

< 주스페인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한글의 날 행사- 출처: 통신원 촬영 >


주스페인한국문화원은 지난 2월부터 한식에 담긴 조리법과 정보를 전달하고자 한식 문화 체험 행사인 '꼬모 엔 꼬레아(Como en Corea)'를 진행해 왔다. 해당 행사는 한식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올바른 한식 문화와 정보를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특히 한식에 대한 관심도와 한식 홍보 참여 의사를 기준으로 선발된 한식 체험단은 한식을 맛보고 한식 홍보 콘텐츠를 공유하며 한식을 널리 알리는 데 톡톡한 한몫을 하고 있다.

이번 한글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김밥 파티는 입장권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5분 만에 매진돼 한식에 대한 뜨거운 인기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문화원을 찾은 이들 중에는 친구와 혹은 가족과 함께 오고 싶었으나 홀로 티켓팅에 성공하는 바람에 결국 혼자 오게 되었다는 이들도 많았다. 한류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는 마리 카르멘(Mari Carmen) 씨는 "딸과 함께 행사장을 찾았는데, 사실 입장권을 하나 밖에 구입하지 못했다."며 "한식에 대한 관심이 더 많은 자신이 행사에 참여하기로 했다."면서 웃음을 지었다. 자신이 열심히 보고 들어서 직접 가족에게 요리를 해주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티켓팅에 성공한 참석자들은 문화원 홀에서 설레는 얼굴로 행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중 엘레나(Elena) 씨와 베아(Bea) 씨는 한글날 행사인 한글 캘리그라피에 참석해 만든 예쁜 한글 문장이 적힌 에코백을 들고 있었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문장을 골라 직접 하나하나 그렸다며, 자랑스러워했다. 매일 들고 다닐 것이라고 활짝 웃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행사에 참석한 이들 중에는 한국어로 능숙하게 인사를 건네거나, "네", "아니오"라고 대답하는 이들이 많았다. 새삼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이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구나 느낄 수 있었다.


< 김셰프의 설명에 따라 김밥을 만들고 있는 참석자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 김셰프의 설명에 따라 김밥을 만들고 있는 참석자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테이블에는 참석자들이 함께 꽃 김밥을 만들 수 있도록 재료가 정갈하게 준비돼 있었고, 앞 테이블에 준비된 각양각색의 김밥 재료들에서 나는 맛있는 향기는 식욕을 자극했다. 참석자들을 모두 호기심이 가득한 눈으로 앞에 놓인 재료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윽고 활기찬 인사와 함께 등장한 김락훈 셰프는 언어가 통하지 않음에도 재치와 위트가 가득한 진행으로 참가자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갔다. 김 셰프는 참석자들과 활발하게 소통하며 한국인의 소울푸드 중 하나라고도 할 수 있는 김밥의 의미와 함께 유명 아이돌의 소개를 통해 세계적으로 더 인기가 높아진 김밥의 위상을 소개했다. 김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스페인 현지에서도 김에 대한 호응도가 상승하고 있으며, 과자처럼 즐기는 이들도 많아졌다. 스페인의 대표 마트 '메르카도나(Mercadona)'에서는 한국 김 스낵을 판매하기도 한다.

옆에서 신기한 듯 김을 만져보던 앙헬레스(Angeles) 씨는 "한 번도 김밥을 맛본 적이 없다."고 했다. 김밥 이미지를 보며 일본의 스시와 비슷하냐고 묻기도 했다. 한류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한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한식을 좋아하는 인구도 늘고 있다. 여전히 한국의 김밥보다는 일본의 스시가 더 대중적인 것은 사실이다. 물론 같은 테이블의 참석자들이 김밥과 후토마키와의 차이점을 한국인보다도 잘 설명해 주어 그녀의 궁금증이 해결됐지만, 이러한 순간들에서 한국문화보다 더 먼저 세계화가 시작된 일본의 문화에 대한 벽이 느껴지기도 한다. 김 셰프는 꽃 김밥에 들어가는 소시지 대신에 게살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는데, 다양한 문화에 김밥을 알리고 있는 그의 경력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아름다운 꽃 모양의 김밥을 만들기 위해 밥을 김 위에 펴고, 김밥을 말며 모양이 잘 나오기를 비는 참가자들이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났다. 김밥을 마는 것이 생소한 이들에게는 어떤 면의 김에 밥을 놓아야 하는지, 어떻게 놓아야 하는지, 어떻게 말아야 하는지 그 모든 과정이 새롭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김 셰프가 직접 모든 참가자들의 김밥을 잘라 주며 모든 참가자들이 꽃 잎이 잘 나왔는지 확인하는 과정에서는 그의 노련한 진행 덕에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 전국 8도 특산물과 스페인 대표 음식을 함께 넣은 긴 김밥 만들기 행사 - 출처: 통신원 촬영 >

< 전국 8도 특산물과 스페인 대표 음식을 함께 넣은 긴 김밥 만들기 행사 - 출처: 통신원 촬영 >


꽃 모양 김밥 만들기가 끝나고 지원자를 받아 전국 8도의 특산물과 스페인의 대표 음식을 넣은 기다란 김밥 만들기를 진행했다. 셰프는 재료 하나하나에 대해 설명하며 김밥은 다양한 여러 재료들을 넣어 만들 수 있다며, 어떤 식재료와도 잘 어울리는 음식임을 강조했다. 스페인 살라미를 넣어 만든 김밥은 정말 맛있다고 전하면서 참가자들이 김밥을 어렵지 않게 생각할 수 있도록 했다. 색색의 밥과 당귀, 멸치, 고추, 깻잎, 스페인 하몬 등 다양한 재료를 넣은 긴 김밥이 참가자들이 손에서 완성되자, 참가자들은 모두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참가자들은 김밥을 나눠 먹으며 많은 재료로 만든 김밥에서 조화로운 맛이 느껴지는 것에 감탄했다. 또한 자신이 만든 김밥을 정성스레, 혹은 친구들과 장난스레 들고 사진을 촬영하며 행사의 마지막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어떤 이들은 김을 어디에서 구입할 수 있는지 묻기도 하면서 직접 만들어 보고자 하는 의지를 보였다.

김밥을 말며 함께 만든 즐거운 순간은 이들에게 좋은 추억이 됐다. 더불어 김밥이라는 한국의 음식에 대해 알아가고, 그 속에 묻어 있는 한국문화와 정서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됐을 것이다.

사진출처: 통신원 촬영





정누리

성명 : 정누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페인/마드리드 통신원]
약력 : 현)마드리드 꼼쁠루텐세 대학원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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